더피알 매거진

일론 머스크, 임원 줄퇴사·내부 균열로 리더십 시험대

xAI 임원 줄퇴사·옵티머스 미흡 시연·보수안 논란...삼중 위기 직면
테슬라 덴홀름 의장, ‘머스크가 이끄는 회사 기회 많아’ 강조

  • 기사입력 2025.09.18 16:01
  • 기자명 최현준 기자

더피알=최현준 기자|인공지능과 로봇으로 미래를 선도하겠다는 일론 머스크의 야심이 연이은 논란에 흔들리고 있다.

AI 스타트업 xAI에서 다수 임원이 줄퇴사했고, 재무 건전성 논란, 테슬라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의 미흡한 시연, 1조 달러 규모의 보수안 표결을 둘러싼 주주 설득전까지 더해 머스크의 기술 리더십이 동시에 도전받고 있다.

머스크의 AI 야심 xAI, 임원 줄퇴사...내부 균열 드러나

일론 머스크의 AI(인공지능) 스타트업 xAI에서 다수 임원이 회사의 경영 방식과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로, 머스크 CEO(최고경영자)의 측근들과 충돌한 뒤 퇴사했다고 17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임원들과 갈등을 빚은 머스크의 측근은 자레드 버칠과 존 헤링이다. 이들은 머스크가 CEO로서 최종 결정을 내리는 동안 회사의 일상적 운영을 감독해 왔다. 일부 임원들은 두 사람이 머스크를 대신해 회사를 운영하는 방식에 반발했고, 명확한 지휘 체계가 부재하다고 불만을 제기했다.

퇴사한 임원들은 회사의 재무 전망치를 비현실적이라고 우려했다. 머스크의 가족 사무소인 엑세션이 xAI의 일부 자금과 회계를 관리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의문을 표했다.

머스크 측 변호사 알렉스 스피로는 "재무 자료가 부정확하다는 주장은 거짓이며 명예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재무는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PwC)에서 감사한다"고 반박했다.

xAI는 9일(현지 시간) 오후 엑스 생방송을 통해 '그록4' 시리즈 2종을 공개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생방송에서 언급하는 모습. 사진=xAI 엑스 캡처
xAI는 9일(현지 시간) 오후 엑스 생방송을 통해 '그록4' 시리즈 2종을 공개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가 생방송에서 언급하는 모습. 사진=xAI 엑스 캡처

최근 몇 달 사이 xAI에서는 퇴사가 잇따랐다. X(구 트위터) CEO였던 린다 야카리노, xAI의 CFO였던 마이크 리버라토레, 구글 출신 연구 과학자이자 xAI 공동 창립 멤버인 이고르 바부슈킨, 법률 고문 로버트 킬 등이 회사를 떠났다.

WSJ은 이 같은 내부 갈등은 머스크의 비정형적 경영 방식이 세계 최고의 AI 회사를 만들겠다는 그의 야망을 복잡하게 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xAI는 AI 개발에서 성과를 냈지만, 훨씬 더 많은 유료 고객을 확보한 오픈AI와 앤트로픽 등 업계 선두 기업들과 경쟁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데이터 센터를 운영하기 위해 GPU와 장비에 막대한 지출을 하고 있어, 일부 전직 임원과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재무 건전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최근 xAI의 챗봇 그록이 소셜미디어에서 폭력적이고 반유대주의적인 콘텐츠를 퍼뜨려 회사의 평판이 손상됐고, 이에 대해 회사는 공식 사과를 발표했다.

머스크는 2023년 xAI를 설립한 후 테네시주 멤피스에 대형 데이터 센터를 건설하고, 세계에서 가장 스마트한 AI를 만들겠다고 약속한 뒤 15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 그는 지난 3월 xAI를 자신의 소셜미디어 플랫폼 X와 합병해 그록 챗봇이 사용자 질문에 응답하도록 했다. 머스크는 합병된 회사 가치를 1130억 달러로 평가했다.

xAI는 경쟁사들을 따라잡기 위해 추가 자금 조달이 필요하며, 데이터 센터에 막대한 투자를 계속하고 있다.

머스크는 "AI 전쟁에서 승리하려면 더 많은 컴퓨팅 파워가 필수적"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회사는 그록을 구동하기 위해 약 55만 개의 엔비디아 블랙웰 칩을 탑재할 두 번째 멤피스 데이터 센터를 개발 중이다.

테슬라, 그록 탑재된 '옵티머스' 공개...미흡한 완성도에 비판 쇄도

테슬라의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에 인공지능(AI) 스타트업 xAI의 챗봇 그록(Grok)이 탑재된 모습을 최근 공개됐다. 기대와는 달리 다소 느리고 아둔한 모습을 보여 온라인상에서 비판을 받고 있다.

4일(현지 시간) 미국 IT정보 매체 마샤블에 따르면 세일즈포스 최고경영자(CEO) 마크 베니오프는 소셜미디어 엑스를 통해 금색 외관을 한 차세대 옵티머스의 영상을 공개했다.

베니오프는 ‘생산성 판도를 바꾸는 존재(productivity game-changer)’라며, 20만~50만 달러에 인간의 노동을 대체하게 될 것이라고 적었다. 최근 베니오프는 세일즈포스에서 고객 서비스 일자리 4000개를 감축했고, 그 자리에 AI 에이전트들을 투입했다.

테슬라가 공개한 신형 옵티머스. 사진=테슬라 옵티머스 엑스 
테슬라가 공개한 신형 옵티머스. 사진=테슬라 옵티머스 엑스 

옵티머스는 인간을 닮은 손을 갖고 있으며, 인간의 질문을 이해하고 대답할 수 있는 그록의 음성모드도 탑재돼 있다. 그러나 부엌에 가서 콜라를 가져오라는 명령을 받고도 한동안 움직이지 않고 버벅거리는 모습을 보였다. 인간이 여러 차례 재촉하자 느릿느릿 움직이기 시작했다.

이에 마샤블은 지난해 테슬라의 'We, Robot' 행사에서 인간의 도움을 받아 움직인 옵티머스 버전 등 이전보다는 진전된 모습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마샤블은 "일론 머스크 CEO의 꿈을 이루고, 테슬라의 주요 제품이 되는 것과는 아직 거리가 멀다"면서 "테슬라가 수백만 대를 곧 판매할 것이라 볼만한 시연은 아니다"라고도 지적했다.

이 영상을 본 누리꾼들은 더욱 노골적인 지적을 쏟아냈다. 누리꾼들은 "이건 지금까지 조립된 두 발 로봇 중 가장 느리고, 가장 멍청하고, 가장 무능하고, 가장 쓸모없는 로봇이다", "왜 마치 똥이 가득 찬 기저귀를 찬 것처럼 걷는 걸까", "이거 진짜 엉터리 데모잖아", "판도를 바꿀 수 있다고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머스크 없인 테슬라 없어’...덴홀름 의장, 주주 설득 나서

미국 전기차 업체 테슬라 이사회가 일론 머스크 CEO(최고경영자)에게 1조 달러(약 1390조 원) 규모의 단계적 보수를 지급하는 새 보수 패키지 승인 표결을 앞두고, 투자자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중심에 선 인물은 로빈 덴홀름 테슬라 이사회 의장이다.

14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덴홀름 의장은 "머스크를 붙잡으려면 막대한 보상이 필요하다"며 그렇지 않으면 그가 회사를 떠날 수 있다는 암묵적 경고를 투자자들에게 전하고 있다.

그러나 테슬라의 차량 인도량 감소, 2023년 출시된 사이버트럭 부진, 자율주행차 사업 지연 등 실적 부진 속 초대형 보수안을 추진하는 건 이례적이란 평가다.

테슬라 이사회가 머스크의 보수안을 밀어붙이는 이유는 머스크 없는 테슬라를 상상하기 어렵고, 로봇과 인공지능(AI) 분야로의 전환이라는 변곡점에서 머스크의 리더십이 필수적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덴홀름 의장은 "머스크가 이끌 때 회사에 놓인 기회는 분명 더 크다"고 강조했다.

서울 시내 테슬라 스토어에 사이버트럭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 시내 테슬라 스토어에 사이버트럭이 전시되어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WSJ은 "덴홀름은 명목상 머스크의 상사지만, 실제로는 그의 의중을 파악하고 만족시키는 데 많은 시간을 쓰고 있다"고 전했다. 머스크가 회사의 전략 방향과 투자자 신뢰에 미치는 영향력이 크기 때문에 이사회조차 그의 결정을 중시할 수밖에 없다.

덴홀름은 2016년 머스크가 회장이자 최대주주로 있던 재정난 태양광 회사 인수를 주도적으로 설득해 추진한 전력이 있다. 또 지난해 델라웨어주 법원이 500억 달러(약 69조 원)가 넘는 2018년 머스크 보수안을 절차상 문제와 일반 주주 불공정 이유로 무효화 했을 당시, 이를 재승인하도록 주주들을 다시 설득하기도 했다.

올해 초 덴홀름이 속한 특별위원회는 기존 보수안을 보전하고, 머스크의 관심을 붙잡을 새로운 방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 회사에 따르면 머스크는 최소 25% 의결권 확보와 2018년 보수안 전액 지급 보장이 없으면 테슬라를 떠날 수 있다고 언급했다. 또 다른 회사 활동이나 정치 활동에 대한 제한은 수용할 수 없다고 입장을 표했다.

덴홀름은 "머스크가 테슬라에 충분한 시간을 쓰지 않았다고 우려한 적이 없다"면서도, 동시에 "머스크의 시간과 에너지를 최대한 회사에 집중시키고 싶다"고 말해, 머스크의 정치 활동과 테슬라에 대한 전념도를 둘러싼 모순된 입장을 보였다. 다만, 새 보수안에는 머스크의 근무 시간이나 전념 수준에 대한 구체적 조건은 명시되지 않았다.

WSJ은 "주주들은 머스크의 보수 논란보다 미래 성장 동력과 제품 경쟁력을 통해 테슬라의 가치를 높이는 데 초점이 맞춰지길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테슬라는 11월6일 주주총회에서 새 보수 패키지에 대해 투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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