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새 투쟁’이라니…할 말 잃게 하는 새누리 공천파동
‘옥새 투쟁’이라니…할 말 잃게 하는 새누리 공천파동
  • 박형재 기자 (news34567@the-pr.co.kr)
  • 승인 2016.03.25 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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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솎아보기] 대표직 날인 거부한 김무성, “친박 독선이 부른 파국”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유승민 의원 지역구(대구 동을) 등 5곳을 무공천 지역으로 두겠다며 직인 날인을 거부했다.

이에 따라 공천관리위에서 단수 추천한 이재만(대구 동을), 정종섭(대구 동갑), 추경호(대구 달성), 유영하 후보(서울 송파을) 등 이른바 ‘진박’ 인사들은 총선 출마가 불투명해졌다.

당 대표가 공천관리위의 결정에 불복해 ‘옥새 투쟁’을 선언한 것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다. 새누리당은 졸지에 5석 획득 기회를 잃게 됐고, 총선 출마 길이 봉쇄된 당사자들은 황당한 상황에 처했다.

주요 신문들은 사설을 통해 “극단적 선택으로 선거판을 뒤흔든 김 대표의 처신은 무책임하다”면서도 “이번 사태를 부른 원인은 친박계의 노골적 ‘공천 물갈이’에 있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조선일보는 “이 파국은 박 대통령과 친박이 너무 노골적으로 밉보인 사람들을 잘라내면서 예고됐던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했고, 중앙일보는 “괴상망측한 새누리당의 풍경은 오만과 독선에 따른 자업자득”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일보도 “새누리 공천 전횡이 당 대표의 ‘옥새 투쟁’까지 불렀다”고 봤으며, 동아일보의 경우 “막판에 ‘옥새 투쟁’하는 대신 대표직을 내놓고 싸웠더라면 떳떳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 ‘옥새투쟁’으로 부산으로 내려간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25일 오전 김포공항을 통해 서울로 돌아온 뒤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주요 신문 3월 25일자 사설>

▲ 경향신문 = 박근혜 대통령, 총선 심판론 막으려고 북풍 조장하나 / 당 대표의 '옥새 투쟁' 야기한 최악의 새누리 공천 / 부산국제영화제는 영화인들에게 맡겨라

▲ 동아일보 = 靑 겨냥한 김무성의 '옥새 반란', 권력투쟁 시작인가 / 與도 野도 북의 위협을 정략적으로 이용해선 안 된다 / 대우조선 분식회계 의혹… 안진회계-産銀 문책하라

▲ 서울신문 = 이런 공천으로 20대 국회에 뭘 기대하겠는가 / 사병들에게 뚫리는 방탄복 입게 한 '군피아' / 안하무인 재벌 3세 갑질 처벌 못 하나

▲ 세계일보 = 끝내 진흙탕싸움이 된 새누리당 공천파동 / 역대 최악 공천… 유권자가 냉철하게 심판하자 / '금수저들'의 비인간적 횡포 해도 해도 너무한다

▲ 조선일보 = 親朴의 독선과 오만이 불러온 집권당 연쇄 파국 / 천안함 폭침 6년, 北 도발 위협 총선 바람에 흘려들어선 안 돼 / 조선소 비어가는데 총선 후보 단일화 개입한 현대重 노조

▲ 중앙일보 = 결국 막장 '옥새 파동'까지 간 집권당 내분 / 이번엔 철갑탄 무시한 방탄복, 방산비리의 끝은 없나

▲ 한겨레 = 대표까지 반기 든 새누리당의 막장 공천 / 대통령 관심 전시회 반대한 게 경질 사유인가 / SKT-CJ헬로비전 합병, 방송법 국회논의 뒤 심사해야

▲ 한국일보 = 당 대표의 '옥새 투쟁'까지 부른 새누리 공천 전횡 / 최전방 장병에 뚫리는 방탄복 입힌 막장 방산비리 / 수출산업 구조개편, 경쟁력 회복 전략 절실하다

▲ 매일경제 = 점점 커지는 테러·안보 위협 철저한 경계태세를 / 후보 등록 마지막날까지 공천 싸움 벌이는 집권여당 / 中기업 포상관광 유치할 인프라 확충 서둘러라

▲ 한국경제 = 한경이 고졸 인재에 심혈을 기울여온 이유 아십니까? / 기업소득환류세제 개정? 차라리 폐기하라

조선일보는 ‘親朴의 독선과 오만이 불러온 집권당 연쇄 파국’이란 제목의 사설에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24일 ‘유승민·이재오 의원 등의 지역구인 서울 은평을, 송파을, 대구 동구갑, 동구을, 달성 5곳은 무공천 지역으로 남기겠다’고 했다. 이 지역들은 박근혜 대통령과 친박에 의한 보복 공천 논란이 거셌던 곳이다”라고 전했다.

이어 “여당이 우세 지역에서 무더기로 공천을 하지 않기로 한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이대로 간다면 이곳에서 공천을 받은 이재만·정종섭·추경호 등 친박 후보들은 출마를 할 수 없게 된다. 대신 유·이 의원을 포함해 공천 탈락으로 탈당한 후보들이 무소속이지만 사실상의 여권 후보로 선거를 치르게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조선은 “후보 등록 당일 선거판을 송두리째 뒤흔든 이번 사건은 친박·비박 간 막장 진흙탕 싸움이 빚어낸 참사다. 김 대표의 이번 결정은 극단적이다. 무리하게 공천된 친박 후보들이라도 출마 기회 자체가 봉쇄당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 파국은 박 대통령과 친박이 너무 노골적으로 밉보인 사람들을 잘라내면서 예고됐던 것이나 마찬가지다. 지나치다는 여론도 묵살하고 막무가내로 밀어붙였다. 독선과 오만이 결국 파탄을 부른 것이다”라고 평가했다.

중앙일보는 ‘결국 막장 ‘옥새 파동’까지 간 집권당 내분’이란 사설을 통해 “그동안의 공천 파행으로 보면 ‘옥새 파동’은 예정된 파국이다. 이한구 공관위원장을 앞세운 친박계는 당의 정체성 확립을 내세워 친유승민계와 친이명박계를 대거 탈락시켰다. 공관위가 적잖은 지역에서 친박계 후보를 단수 추천하는 바람에 경쟁력을 갖춘 반대파 후보들은 경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또한 “이 같은 공천 파행의 궤적으로 볼 때 김 대표의 옥새 투쟁은 나름대로 명분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공당의 지도자로서 김 대표의 처신에도 문제가 많다. 그는 논란의 5곳에 대해 처음부터 과감하게 문제를 제기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중앙은 “김 대표는 설마 하던 최강의 승부수를 던졌다. 청와대와 친박에 정면으로 도전하며 권력투쟁에서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면서 “여당 대표가 총선 후보 등록 마감일에 도장을 갖고 낙향해 영도 다리를 걷는 상황은 처음부터 합리적이고 상식적인 공천을 했었다면 결코 등장하지 않았을 장면들이다”라고 안타까워했다.

동아일보는 ‘靑 겨냥한 김무성의 ‘옥새 반란’, 권력투쟁 시작인가’란 사설에서 “이번 새누리당 공천은 국민이 바랐던 공천이라고 보기 어렵다. 이한구 공천위원장은 ‘유권자의 판단이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했지만, 대통령 계파공천, 보복공천으로 점철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동아는 “상향식 공천에 정치 생명을 걸겠다고 했던 김 대표로서는 변칙, 꼼수 공천을 두고 볼 수만은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의를 제기하려면 최소한 공천받은 후보들이 무소속 출마를 할 수 있는 시점을 택했어야 했다. 막판에 ‘옥새 투쟁’을 택한 것은 무책임하다는 비판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차라리 대표직을 내놓고 싸웠더라면 떳떳했을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한국일보는 ‘당 대표의 ‘옥새 투쟁’까지 부른 새누리 공천 전횡’이란 사설에서 “우리 정당정치 사상 듣지도 보지도 못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이른바 ‘옥새 투쟁’이 현실화했다. 새누리당은 가만히 앉아 5석 획득 기회를 잃게 됐고, 졸지에 총선 출마 길이 원천 봉쇄된 당사자들은 황당하기 짝이 없는 상황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역시 “김 대표가 후보등록 시한이 임박해 극단적 수단을 들고 나온 것은 권한 남용이자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판 받을 만하다”면서도 “따지고 보면 친박 핵심부와 청와대를 등에 엎고 칼날을 휘두른 이한구 공관위에 보다 큰 책임이 있다. 대통령 눈 밖에 난 인사들을 마구 쳐내고 그 자리에 자기 사람들을 내리꽂는 밀실 공천을 자행했으니 뒤탈이 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기사제공 논객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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