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왜 크리에이터가 됐냐고요?
우리가 왜 크리에이터가 됐냐고요?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8.01.18 17:1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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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담①] #방구몰카_엔조이커플 #언더더씨녀_에나스쿨 #예빈이_쪼아 #얄리얄리_문과1등이과1등
(왼쪽부터) 엔조이커플 손민수·임라라, 에나스쿨 황신영, 예빈이, 문과1등이과1등 신흥재·김성기.

[더피알=이윤주 기자] 1인 크리에이터가 대세라지만 이른바 잘 나가는 사람들은 소수에 그친다. 궁금했다. 이제 막 크리에이터 세계에 발을 디딘 ‘신입’은 어떤 사람들인지.

그래서 수소문 끝에 각자의 분야에서 나름의 개성을 발휘하며 자기 스토리를 만들어가는 크리에이터들을 한 자리에 모셨다. 개그맨 출신이라는 공통점은 뜻밖의 우연. 8살이 최고참 베테랑이란 건 함정. 인터뷰 내내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엔조이커플, 문과1등이과1등, 에나스쿨, 예빈이. 이들의 특별한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평소에 하는 방송 스타일대로 자신을 소개해 주세요.

문과1등이과1등 신흥재(이하 이과) 아, 이거 그냥 하려니 이상하네요. 칼카나마알아철니 수헬리베붕탄질산~ 문과 1등! 우리 인터뷰하러 왔는데 기분이 어때?

문과1등이과1등 김성기(이하 문과) 얄리얄리 얄랴셩 얄리얄리 얄랴셩 얄리얄리 얄랴셩 얄리얄리 얄랴셩~ 위투어령셩 투어령셩~ 이그젝틀리~ 나 지금 너무 떨려, 이과1등은 안 떨려?

문과1등이과1등 김성기, 신흥재.

이과 사람이 긴장할 때 나오는 호르몬은… (일동 웃음)

문과 우리는 크리에이터 4개월 차 된 문과 1등 김성기야. 이과 난 이과 1등 신흥재야.

에나스쿨 황신영(이하 에나스쿨) 전 방송에서 춤만 춰서. 한 번도 말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어요. (자리에서 일어나 격하게 춤을 춘다) 난 이제 더 이상 소녀가 아니에요~ 안녕하쒜요~ 에나스쿨 황신영이에요. 억~ 언더더씨~ 제가 지금 딱 4개월 차에요.

엔조이커플 와우~ 판타스틱 구독 댄스~ 와우~ 엔. 조이. 커플.

엔조이커플 손민수(이하 남친) 남자친구 겸 인턴을 맡고 있는 손민수라고 합니다.

엔조이커플 임라라(이하 여친) 여자친구 겸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임라라라고 합니다. 저희는 활동한 지 10개월, 여기서 두 번째로 선배네요.(웃음)

예빈이 안 해~ 싫어. (예빈이는 8세 크리에이터다. 4세 때 엄마가 찍은 영상으로 유명해졌고, 일상 콘텐츠로 4년째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1인 크리에이터로 활동하게 된 계기가 궁금해요.

엔조이커플 손민수, 임라라.

남친 저희끼리 영상을 찍었는데 둘만 보기 아쉬운 거예요. 첫 영상은 1000일 기념으로 찍은 먹방이었어요. 이마트에서 9시 넘으면 세일하잖아요. 치킨 4000원, 초밥 15000원인데 할인해서 6000원해서 그런 걸 모아서 먹었어요. 보시는 분들도 행복해 하시더라고요.

여친 저희가 원래 개그맨이었잖아요. 민수는 코미디빅리그에, 저는 SBS 웃찾사에 있었어요. 둘이 아이디어 회의를 하면 재밌는데 같이 방송을 할 순 없잖아요. 그래서 유튜브, 페이스북 등에 올리기 시작했죠.

에나스쿨 저는 원래 KBS 공채 개그맨 출신인데 쉬는 시간이 많았어요. 그런데 남자친구가 저 하는 행동들을 보고는 뭔가 1인 크리에이터 쪽으로 나갔으면 좋겠다 싶었나 봐요. 제가 한국무용을 전공했으니 쉽게 춤에 다가갈 수 있도록 재밌게 알려드렸어요.

그러다가 예술의전당 분수대 앞을 지날 때 분수에 맞춰 지휘를 한 영상이 빵 떠가지고.(웃음)

예빈이 어머니 예빈이가 네 살 때, 전 설거지를 하고 예빈이는 TV를 보고 있었어요. 설거지 중에 교육 차원으로 “어떤 아저씨가 어디 가자고 하면 뭐라고 해야 돼?” 질문을 했는데 계속 “좋아!”라고 하는 거죠.

그걸 10분 정도 얘기하다가 그 모습이 귀여워서 촬영했는데, 사람들이 예쁘게 봐주신 거죠. 그래서 페이지를 만들게 됐어요.

이과 웃찾사에서 문과이과라는 코너를 하고 있었는데 저희 의지와는 상관없이 웃찾사가 폐지되는 바람에…. 아쉬운 마음에 우리가 찍어서 해보자 했는데 유튜브에서 반응이 좋더라고요. 지금 5개월 차 접어들었어요.

누구나 크리에이터가 될 수 있는 시대입니다. 바꿔 말하면 크리에이터 레드오션이라고도 할 수 있는데, 이 속에서 자신만의 차별점이 있다면?

문과 유튜브 채널 내에서 코미디 콩트 위주로 하는 건 저희가 아마 처음이지 싶어요.

이과 웃찾사 무대에서는 콩트가 어울렸는데, 길거리에 나와서 해도 사람들이 좋아할까, 어색하게 보진 않을까 했는데….

문과 다른 크리에이터가 하는 영상이랑 차별된 느낌으로 유익하면서 개그도 가미돼서 좀 다르게 보더라고요.

에나스쿨 전 페북 댓글을 보면 ‘재밌는데 잘한다’ ‘쓸데없이 고퀄이다’ 이런 글이 많아요. 웃긴데 무용하고 노래를 잘한다는 거죠. 이게 차별화인 것 같아요.

여친 저흰 커플이잖아요. 좀 놀란 게 어린 친구들부터 나이 있는 분들까지 다 보시더라고요. 10대는 ‘대학교를 가면 저렇게 연해하고 싶다’는 생각에, 20대는 ‘우리도 이렇게 사귀는데’라고 공감해서, 30대는 ‘옛날 생각이 나서’ 등. 그래프로 보면 나이대별로 분포가 고루 잘돼 있어요.

커플의 경우 싸웠을 때는 어떻게 방송해요?

남친 못 찍는 경우도 많고, 어쩔 수 없이 스케줄 때문에 촬영해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근데 영상을 올리기 힘들 정도로 싸운 티가 나더라고요.(웃음)

여친 그 다음부터는 알아서 노하우가 생겼어요. 한 예로 낮 그림을 찍어야 하는데 싸울 것 같은 거예요. 그럼 싸우면서도 계산하게 돼요. ‘아 이렇게 싸우면 분명히 낮 그림을 못 쓰는데, 언제 만나서 또 찍지’ 생각하고. 그 생각하다가 더 싸우기도 해요. “너 지금 머릿속으로 그거 생각하고 있지”라면서.

남친 결국 찍지 않거나,

여친 화해를 빨리하거나.

남친 솔직하게 다 얘기하고 이런 부분이 서운하다고 얘기하니까 오히려 촬영 때문에 더 빨리 화해를 할 때도 있어요.

아이디어는 어디서 얻어요?

에나스쿨 전 진짜 쉽게 얻는 것 같아요. 길 가다가 분수대 보이면 찍어 달라고 하고 뛰어가서 춤추고, 계단 보이면 찍어줘 해서 찍고, 지하철 카드 찾는 모습도 춤추는 모습으로 찍고….

에나스쿨 황신영.

에나스쿨씨는 망가지는 것에 대해서 거리낌이 없어 보여요.(웃음) 성향이 굉장히 활달하신 것 같아요.

에나스쿨 그렇죠. 개그맨이다 보니까.

문과 저희가 다 개그맨 출신이라.(웃음) 오, 그러고 보니 방송 3사가 다 모여 있네요.

이과 개그맨들은 일상생활에서도 항상 어떻게 하면 웃길까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서. 무작정 앉아서 이런저런 사담을 나누다가 ‘어? 이거 재밌는데? 문과이과식으로 바꿔볼까?’라면서 짜거나, 구독자 분들이 댓글을 달아주시면 거기서 아이디어를 얻기도 해요. 이분들이 이런 걸 원하시는구나 하면서요.

문과이과 콘텐츠는 자체가 교육적이라 평소 공부를 많이 해야 할 것 같아요.

이과 사람이 일생동안 흘리는 눈물이 70리터인데 (일동 우와)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생각하죠. 1.5리터 생수를 많이 마시니까 그걸 몇 개 마셔야한다, 평생 동안 눈물바다라는 말은 잘못됐다, 이런 걸 검색하고.

실제로 문과 이과셨어요?

이과 네. 저는 이과에요.

문과 저도 원래는 이과에요. 누군가 한명은 문과를 해야 했는데, 제가 명언 같은 걸 좋아해서. (웃음) (여친 구독자들이 알면 동심이 파괴되는 것 아닌가요?)

이과 맞아요. 실제로도 저희 콘텐츠를 구독하는 주요 타깃층이 초중이에요. 유튜브를 보면 시청하는 연령대가 나오거든요. 13~17세, 37~44세까지가 제일 많더라고요.

예빈이.

주로 활동하는 플랫폼이 어디에요? 플랫폼별로 장단점도 있을 것 같아요.

문과 저희는 유튜브 위주에요. 저희 영상은 10분 정도니까… 긴 영상은 페이스북이랑은 안 맞아요.

에나스쿨 전 다 30초 이내라서. 5초 안에 볼지 안 볼지 정하고 결론이 나더라고요. 그래서 거의 페이스북 위주로 하는데, 유튜브는 아직 감을 못 잡겠어요.

여친 저희는 플랫폼 3개를 다 활용하고 있는데 (일동 오~)

남친 완성형이죠 뭐. 확실히 3개(이용자)가 성향이 다 달라서 니즈도 달라요. 페북은 호흡이 짧고 유튜브는 길면서 일상 콘텐츠를 선호해요. 인스타는 사진 위주다보니 담을 수 있는 내용이 적어서 아쉽고요.

여친 어떻게 보면 플랫폼마다 특성이 명확하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서 잘 활용하면 좋을 것 같아요. 저희는 개그도 하고 싶고, 일상도 보여주고 싶고, 예쁜 사진도 찍고 싶으니까요.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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