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SMR이 대세라면서…이 눈치 없는 광고들 같으니라고
ASMR이 대세라면서…이 눈치 없는 광고들 같으니라고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8.07.24 0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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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와 따로 노는 중간광고, 시청자 “깜짝 놀라” 원성
ASMR 콘텐츠 영상 중간광고는 시청자를 놀라게 한다.
ASMR 콘텐츠 영상 중간광고가 ASMR 형식이라면...

[더피알=이윤주 기자] 스마트폰 사용자라면 이어폰을 꼽고 영상을 시청하던 중 예상치 못한 큰소리로 인해 놀란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이 상황을 주기적으로 겪게 된다면 어떨까.

실제로 유튜브 등을 중심으로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시청자들은 매번 이런 불편을 감내해야 한다. 조용하고 잔잔한 ASMR 콘텐츠에 요란한 중간광고가 ‘갑툭튀’하는 상황이 자주 찾아오기 때문. 귀에 꽂히는 게 아니라 고막을 찌르는 듯한 거부감을 주는 상황에서 광고의 효과를 논하는 건 난센스가 아닐 수 없다.   

ASMR 영상은 무언가에 집중하려는 사람에게 유용하다. 빗소리, 두들기는 소리, 속삭이는 소리 등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준다는 이유에서다. 불면증을 겪고 있는 사람은 영상을 켜 놓고 잠들기도 한다. ▷관련기사: 당신의 뇌를 자극하는 ‘귀르가즘’ 

ASMR 콘텐츠의 핵심은 팅글(tingle). 기분 좋게 소름 돋는 느낌을 의미한다. 이어폰의 음량이 클수록 팅글을 느끼기 쉽고, 소리가 리얼하다는 이유로 시청자들은 더욱 더 볼륨을 키운다. 

이때, 시끄러운 광고가 등장한다. 갑작스런 ‘고막 습격’이다.

“광고 나올까봐 소리 줄이면 광고 안 나오고 ASMR 듣고 싶어서 소리 키우면 광고 꼭 나온다.에 공감하는1인”

“다른 영상보다 넘어왔는데 광고소리가 갑자기 너무 커서 깜짝 놀랬다 ㅠㅠ 귀 아프다.”

“심신안정을 위해 이어폰을 끼고 소리를 높였다! 망할 광고가 내 귀를 뜷었다!!”

“광고를 예고하면 모르겠는데 그냥 갑자기 하니깐.. 도저히..”

“ASMR 듣는데 볼륨 높은 상태로 광고 뜨면 진짜 폰 던지고 싶어요”

최근 들어 기업 마케팅에서 ASMR은 자주 활용되는 소재이자 기법으로 각광받는다. ASMR 광고도 상당히 많아졌다. 경동제약은 아이유를 모델로 젊은 세대를 응원하는 말을 속삭였고, 배달의민족과 배달통은 치킨을 활용해 시청자의 입맛을 다시게 했다. 이니스프리는 자연의 소리와 화장품을 바르는 소리만으로 제품을 강조했다. ▷관련기사: 소리로 말하는 광고들 (이어폰 필수)

하지만 ASMR 영상에 붙는 광고에 대한 사전 고려는 없다. TV나 신문 등 전통매체는 물론, 온라인상에서도 광고효과를 높이는 집행 방식을 고민하는 것과는 상당한 차이다. 

물론 이 중에는 조용한 광고도 있다. 한 ASMR 영상에 범퍼광고로 붙은 맥심아이스의 경우다. 광고모델 헨리는 5초 가량 작은 목소리로 제품 팁을 소곤거린다. 음량을 줄일 필요도, 놀랄 일도 없다.

하지만 이는 ‘우연의 일치’에 가깝다. 원래 광고 자체가 소근거리는 형태로 만들어졌고 무작위 노출 과정에서 ASMR 영상과 맞아떨어졌던 셈. 실제 광고주인 동서식품 측도 “달리 ASMR 효과를 염두에 두고 제작된 건 아니”라고 전했다. 

그렇다면 센스 있는 ASMR 광고는 안 되는 걸까. 아쉽게도 현재로썬 뾰족한 방법이 없다. 유튜브 등 플랫폼 사업자에서 광고주가 원하는 콘텐츠를 선별해 집행하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ASMR 전문 유튜버 하쁠리(rappeler)는 “영상 콘텐츠 종류에 따라 주제에 걸맞는 광고가 주로 붙는데, ASMR은 주제가 불분명하기 때문에 아무 광고가 붙을 때가 많다”며 “유튜브 측에서 볼륨 조절만이라도 가능하도록 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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