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뉴스 입점시키는 ‘작전꾼’이 있다?
포털뉴스 입점시키는 ‘작전꾼’이 있다?
  • 강미혜 기자 (myqwan@the-pr.co.kr)
  • 승인 2020.03.05 09: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전략 컨설팅·콘텐츠 생산 등에 직·간접적으로 관여
선도금에 성공보수 합쳐 수천~억대 거래

[더피알=강미혜 기자] 신생 인터넷 언론의 존재감은 네이버·다음 진출 유무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헤아릴 수조차 없이 많은 매체수, 그보다 훨씬 더 많은 뉴스가 홍수를 이루는 속에서 포털 생태계에 들어가지 않으면 제대로 명함조차 내밀기 힘든 것이 현실이다.

자연스레 ‘포털 입점’은 국내 언론의 생존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 돼버렸다. 이 때문에 포털에 들어갈 수 있도록 매체 모양을 갖춰주는 신종 비즈니스(?)도 생겨났다. 기업 가치를 높여 상장시킨 뒤 회사를 팔아 수익을 올리는 소위 ‘꾼’으로 비유할 수 있다.

포털뉴스제휴는 기본적으로 매체가 창간한 지 1년이 지나야 신청 자격이 주어진다. 따라서 이 1년이 ‘입점 작업’의 기반을 닦는 기간이 된다.

사정을 잘 아는 복수의 업계 관계자 이야기를 종합하면, 포털 입점 전략은 개인 컨설팅과 팀 단위 실행으로 음성적으로 펼쳐지고 있다.

협업 제안을 받은 적 있는 모 인사는 “(매체사 입장에서) 몇천만원에서 많으면 억대까지 비용이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며 “선도금 격으로 기백만원 정도를 주고 나머지는 실제 입점에 성공했을 때 지급하는 식”이라고 귀띔했다.

양대 포털은 뉴스제휴 기준을 공동으로 마련해 평가위원회를 통해 분기별로 신청 매체를 심사하고 있는데, 최근 중요하게 보는 가치가 ‘콘텐츠 차별성’이다. 비슷한 매체가 그 나물에 그 밥 같은 뉴스를 쏟아내는 포화 시장에서 이용자 관점에서 필요한 ‘다른 뉴스’를 공급하는 곳을 변별해 내기 위함이다.

▷관련기사: 정성평가 높인 포털뉴스 심사, “차별화된 기사에 점수”

이를 염두에 두고 매체 색깔을 분명히 하는 전략을 짜고, 팀을 움직여 실제 뒷받침할 만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생산해내는 것이 포털 입점 비즈니스의 핵심이다.

포털제휴평가위는 신문협회, 방송협회, 온라인신문협회, 인터넷신문협회, 케이블TV방송협회, 언론진흥재단, 언론학회, 기자협회,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대한변호사협회, 언론인권센터, 한국신문윤리위원회, 인터넷신문위원회, 한국소비자연맹, 한국YWCA연합회 등 15개 단체에서 2명씩 추천한 인사들로 총 30명이 구성돼 있다.

위원들은 심사 기간 동안 포털 측으로부터 무작위로 매체 리스트를 넘겨받아 개별적으로 점수를 부여한다. 그 결과 위원들의 심사점수 중 최고·최저점을 제외한 평균이 60점 이상인 경우 뉴스검색제휴에 통과하게 된다. 뉴스스탠드(네이버에 한함)는 70점, 콘텐츠제휴(CP)는 80점으로 훨씬 더 기준이 높다.

위원들이 사전에 자신이 심사할 매체를 알 수 없고 여러 이해관계가 있는 단체에서 일부 또는 소수의 입김이 전체 여론을 좌지우지할 수 없기에 작전을 잘 짠다 해도 ‘포털 입성’이 100% 성공하진 않는다.

다만 가장 낮은 단계인 검색제휴의 경우 어느 정도 콘텐츠 수준이 담보되면 통과되는 사례가 적지 않기에 ‘작업꾼’ 주도 하의 실행 노력이 노하우로 기능하며 실제 효과로 나타나게 된다.

▷함께 보면 좋은 기사: 포털뉴스, 돈 안드는 검색제휴 문만 넓힌다?

업계 관계자는 “내가 아는 사람도 7~8개 매체를 포털에 넣은 뒤 성공보수를 받았다”며 “컨설팅 및 중개료와 콘텐츠 생산 서포트 팀이 돈을 2 대 8 정도로 배분한다”고 전했다. 이런 식으로 매년 상·하반기에 몇 건만 제대로 작업하면 상당한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것이다.

언론계 한 중견 인사는 “뉴스 유통사에 불과한 포털에 입점하는 것이 무슨 특혜처럼 여겨지면서 이런 식의 기형적 비즈니스까지 생겨나고 있는 것”이라며 “공정 경쟁 룰에 어긋나는 기존 포털제휴심사 과정을 없애고 구글 식으로 자유롭게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