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타임스=김경탁 기자
먼저읽을 기사 : [연속기획] 그 대기업의 ‘이름 값’은 얼마일까
2022년 공시대상기업집단 서열 13위의 씨제이그룹은 범삼성가의 모태라 할 수 있는 제일제당 계열이 1993년 분가해 설립됐다.
회사의 영문 이니셜과 3색 꽃잎을 형상화한 이미지로 조합해 만들어진 그룹 CI에서 빨강은 건강, 노랑은 즐거움, 파랑은 편리를 의미한다고 한다. 씨제이㈜는 이 그룹 CI(40-1257115) 외 3041건의 상표권에 대해 계열사들과 포괄계약을 맺고 있다.
전체 85개 국내 계열사 중 지주회사인 씨제이㈜와 상표권 사용거래를 하는 계열사는 단 14개인데, 상표권 사용로 산정도 매출액에서 광고선전비를 뺀 금액에 0.4%의 요율을 곱하는 간단명료한 방식을 취하고 있다.
※ (매출액-광고선전비) × 0.4%
씨제이그룹의 핵심사업은 식품 및 식품서비스, 생명공학, 물류 및 신유통, 엔터테인먼트 및 미디어 등 네 갈래로 분류되는데, 대외적 이미지가 미디어 엔터 쪽에 쏠려있는 것과 달리 상표권 사용료 규모를 보면 CJ라는 이름을 내걸고 전개하는 주력사업은 여전히 식품과 유통 쪽에 쏠려있다는 인상을 준다.
2021년에 씨제이그룹에서 가장 많은 상표권 사용료를 지불한 계열사는 368억5500만원을 낸 CJ제일제당, 2위는 324억800만원을 낸 CJ대한통운이었다.
두 회사가 지불한 상표권 사용료는 국내 최대 콘텐츠 사업자이자 문화산업계 독보적 1위 기업으로, tvN·OCN·Mnet·투니버스 등 다수의 케이블 채널을 운영중인 CJ ENM이 지불한 108억2700만원과 비교하면 금액 면에서 압도적인 격차를 나타냈다.
더불어, 압도적 국내 1위이자 세계 5위의 멀티플렉스 영화관 체인 CJ CGV도 상표권 사용료는 11억4700만원으로 그룹내 9위에 그쳤다.

상표권 사용료 4~6위에는 식품·유통 계열사들이 포진해서 드러그스토어체인 CJ올리브영이 82억1800만원, 식자재 유통 및 푸드서비스 전문 기업 CJ프레시웨이가 74억4200만원, 베이커리 체인 뚜레쥬르와 패밀리레스토랑 체인 빕스(VIPS) 등 외식 브랜드들을 전개하는 CJ푸드빌이 21억4400만원을 각각 지불했다.
이어서 스마트 제조·물류부터 미디어 컨버전스, 디지털 마케팅, 이커머스&리테일 등 다양한 사업을 벌이는 IT서비스 기업 CJ올리브네트웍스가 20억8000만원으로 7위, 동물 사료업체인 CJ피드&케어가 16억8800만원으로 8위, CJ제일제당의 자회사로, 수산물 식품 제조업체인 CJ푸드(舊삼호물산)이 6억4900만원으로 10위였다.
온라인 비디오 플랫폼과 오디오 방송 서비스 등 디지털 콘텐츠 및 인프라 서비스업체인 CJ파워캐스트가 5억900만원으로 11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회사는 지난해 10월 CJ올리브네트웍스에 흡수합병됐는데, 회사의 기존 광고업(매체판매) 부문은 인적분할돼 CJ CGV로 이관됐다.
CJ CGV 자회사인 시뮬레이션 장비 제조사 CJ포디플렉스는 1억2500만원으로 12위, 2015년 설립된 농산물 종자회사 CJ브리딩이 6400만원으로 13위였다.
CJ대한통운 자회사로, 부산산항 물류센터 인프라를 기반으로 보관·CFS서비스를 제공하는 CJ대한통운BND가 3400만원으로 끝자리인 14위다.
85개 국내 계열사 중 이름에 CJ(씨제이)가 들어간 회사는 19개다. 2021년도 상표권 사용료 지급회사 14개 가운데 흡수합병으로 사라진 CJ파워캐스트를 제외한 13개와 수취회사인 씨제이㈜를 빼면 5개가 남는다.
5개 회사 중 건강기능식품기업 CJ웰케어는 2022년 설립됐고, 마이크로바이옴(미생물·미시생태계) 연구를 통한 신약개발과 차세대유전체분석 등의 사업을 전개하는 CJ바이오사이언스(舊주식회사 천랩)는 2021년 12월 계열로 편입돼 올해 1월부터 지금의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
CJ엠디원은 식품 및 식품서비스 제품들에대한 인스토어 머천다이징 즉 대형마트 시식코너 운영 등의 사업을 담당하는 전문회사이고, CJ텔레닉스는 텔레마케팅 등 고객상담 전문회사로, CJ 계열사 말고도 카페24, 에터미 등의 업무위탁도 수행중이다.
고양시 옛 한류월드 부지에 조성되는 대규모 문화공간사업의 사업명과 동일한 회사명을 사용하는 CJ라이브시티는 CJ ENM의 자회사로, 문화콘텐츠 제작 및 콘텐츠 체험·제작시설을 비롯한 상업·업무·숙박시설 등의 부동산개발도 함께 실시하고 있다.

앞에서 상표권 사용료를 기준으로 보면 씨제이그룹의 주력사업이 여전히 엔터 부문보다 식품·유통에 집중된 인상을 준다고 지적했는데, 업종별로 계열사 숫자를 따져보면 양상은 조금 달라진다.
5월 공시에 나오는 계열사 명단을 업종별로 분류하면 가장 많은 12개 회사가 ‘영화, 비디오물 및 방송프로그램 제작업’을 영위하고 있다.
우선 국내 최대 드라마 제작사이자 4개의 드라마 제작사(문화창고, 화앤담픽쳐스, KPJ, 지티스트)를 자회사로 두고 미스터 션샤인·아스달 연대기·호텔 델루나·사랑의 불시착 등 대작 드라마를 제작한 스튜디오드래곤이 눈에 띈다.
또한 박찬욱·봉준호 감독 영화를 다수 제작하는 모호필름, 강제규·김현석·조의석·이병헌 등 스타 감독 4인이 설립한 엠메이커스, 윤제균 감독이 제작자로 활약 중인 JK필름 등의 영화제작사들이 씨제이 계열사로 포함돼있다.
여기에 더해 풍류대장·너의 목소리가 보여 등의 예능프로그램을 제작한 스튜디오테이크원, 마인·보쌈·화유기 등의 드라마를 제작한 JS픽쳐스 외에도 OTT서비스 업체인 티빙과 넌버벌 애니메이션 ‘라바’ 시리즈를 제작한 밀리언볼트도 씨제이그룹 엔터 계열사다.
이밖에 다국적 보이그룹 엔하이픈(ENHYPEN) 소속사인 빌리프랩, 다이나믹 듀오에 의해 설립된 대한민국의 음악 레이블 아메바컬쳐, 박재범이 설립한 힙합 레이블 하이어뮤직레코즈와 힙합 및 R&B 레이블 에이오엠지 등 음악 관련 회사들도 씨제이그룹 소속이다.
한편 CJ ENM은 10월 25일 100% 지분을 갖고 있던 본팩토리, JK필름, 블라드스튜디오, 엠메이커스, 모호필름, 용필름, 만화가족, 에그이즈커밍 등의 콘텐츠 제작사들을 흡수합병했다.
만화가족은 유명 웹툰 작가인 곽백수, 현용민, 이기호 등이 주축이 되어 설립된 웹툰 전문 서비스 회사이고, 에그이즈커밍은 삼시세끼 등의 예능과 슬기로운 의사생활 등 드라마를 만든 외주 제작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