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의 2023과 서울 도시 브랜딩
오세훈의 2023과 서울 도시 브랜딩
  • 최소원 기자 (wish@the-pr.co.kr)
  • 승인 2023.02.02 08: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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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피알타임스=최소원 기자

“동행·매력 특별시 서울을 향해 본격적으로 도약하고 비상하는 원년이 될 것”

오세훈 서울시장은 2022년 12월 3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2023년을 이렇게 설명했다. 민정8기 시정 운영 목표는 ‘약자와의 동행’과 ‘매력 특별시’다. 지난해 ‘동행’에 더 집중했다면 올해는 ‘매력’에도 무게를 더해 도시경쟁력을 끌어올릴 예정이다. ‘글로벌 TOP5 도시’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다.

서울시 비전 슬로건 '동행·매력 특별시 서울' 마스크를 한 오세훈 시장.
서울시 비전 슬로건 '동행·매력 특별시 서울' 마스크를 한 오세훈 시장.

오 시장은 2021년 4월 서울시정으로 복귀한 뒤 서울을 글로벌 5위 도시로 만들겠다고 선포하고 서울비전2030 목표를 설정했다. 경제, 연구·개발, 문화·교류, 거주, 환경, 교통·접근 등 6개 분야, 70개 지표로 결정하는 일본 모리기념재단도시전략연구소의 ‘세계 도시 종합력 순위 지수(GPCI)’에 따르면 두 단계 더 나아가야 한다(2022년 기준 7위).

올해 1월 4일 있었던 ‘2023년 신년 직원조례’에서는 “서울시정 1순위 가치인 ‘동행·매력특별시’를 즐겁고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서는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시도를 하는 데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며 직원들에게 ‘퍼스트 무버’가 되길 강조했다.

1월이 채 지나지 않았음에도 서울시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서울시 도시슬로건 변경과 공공 메타버스 플랫폼 출범, ‘지하철 역사 혁신 프로젝트’ 등으로 달라질 2023년 서울시 도시브랜드는 어떤 모습일까?

‘글로벌 서울’ 위한 도시 슬로건, 국민 손으로

서울브랜드 슬로건 투표 안내 배너. 출처=서울시청 홈페이지
서울브랜드 슬로건 투표 안내 배너. 출처=서울시청 홈페이지

가장 큰 변화 중 하나는 도시 슬로건 변경이다. ‘아이서울유(I·SEOUL·YOU)’를 대체하게 될 신규 도시 브랜드 슬로건이 1월 말까지 국민 투표에 부쳐졌다.

2015년 발표된 서울 브랜드 ‘아이서울유’는 출범 당시부터 모호한 의미와 문법에 맞지 않는 영문 표기, 도시 브랜드가 가져야 할 직관성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많았다. 슬로건을 사용한 지 6년이 지난 지난해 6월 조사한 결과, 실제 외국인에게 해당 슬로건의 인지도는 17.9%에 불과했다.

이번에는 의미 전달력을 갖추면서 서울 고유의 정체성과 매력·비전을 담은 글로벌 도시 슬로건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서울시는 지난해 8월부터 두 달간, 해외 10개국의 외국인 1647명을 포함해 총 1만714명이 참여한 시민 공모로 다양한 의견을 접수했다.

주요 키워드로 꿈, 미래, unlimited(한계가 없는), smartness(세련됨) 등이 도출되고 전통과 미래의 공존, 플랫폼(기반), 초연결도시 등 새 브랜드에 담길 서울의 고유한 매력과 가치가 제시됐다.

이를 바탕으로 미래와 전통이 공존하고 약자와 동행하는 서울의 비전을 담은 슬로건 후보를 결정하고자 국내·외 2000명에게 사전 여론조사를 진행했다.

서울 신규 브랜드 슬로건 최종 후보 4가지. 출처=서울시청 홈페이지
서울 신규 브랜드 슬로건 최종 후보 4가지. 출처=서울시청 홈페이지

그 결과 최종 브랜드 슬로건 후보 △'Seoul for you'(서울 포 유) △'Amazing Seoul'(어메이징 서울) △'Seoul, my soul'(서울, 마이 소울) △'Make it happen, Seoul'(메이크 잇 해픈, 서울) 등 네 가지가 선정됐다.

‘Seoul for you’는 ‘당신을 위해 모든 것이 준비된 서울’이란 뜻으로 교육, 경제, 문화 등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의 진면모를 보여준다는 의지를 담았다. ‘Amazing Seoul’은 전통, 문화, 예술의 중심지이자 놀이 공간으로 가득한 놀라운 서울의 모습을 활기차고 경쾌한 분위기로 나타냈다.

발음의 유사성에서 착안한 ‘Seoul, my soul’은 서울이 나의 영혼, ‘얼’이라는 뜻이다. 인간적인 따뜻함과 자유로운 열정이 가득한 영혼을 채울 수 있는 도시 서울을 그린다. ‘Make it happen, Seoul’엔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도시, 모든 것을 실현할 수 있는 역동적인 도시 서울의 가능성을 담았다.

네 가지 후보 중 하나는 작년 12월 28일부터 1월 31일까지 진행되는 온·오프라인 선호도 조사와 전문가 검토를 거쳐, 추후 새로운 도시 슬로건으로 발표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서울의 도시경쟁력을 끌어올리고, 글로벌 도시로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도시 슬로건 변경에 나섰다. 이를 토대로 도시 이미지 마케팅과 해외 관광객 유치, 기업의 투자유치까지 가져올 것을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가 메타버스를 이용하는 법

출처=서울시 제공
출처=서울시

4차 산업혁명 이후 발생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물결은 팬데믹 상황을 맞아 더욱 가속됐다. 엔데믹 국면으로 돌아선 지금도 세계는 여전히 디지털과 촘촘하게 연결돼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과 새로운 인터넷 환경의 등장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서울시는 비대면의 일상화, 정보통신의 발전과 디지털 세대의 주류화에 발맞춰 새로운 행정서비스 개념을 제시했다. 세계 도시 최초로 공공 메타버스 플랫폼 ‘메타버스 서울’을 구축하고 지난 1월 16일 13시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메타버스 서울의 핵심 가치는 ‘자유, 동행, 연결’이다. 서울시는 이를 실현하기 위해 ‘창의·소통 공간’, ‘차별 없는 초현실 공간’, ‘현실 융합 공간’을 형성했다.

자유롭고 창의적으로 표현·소통하는 커뮤니티 공간으로 책 읽는 서울광장, 계절별 미니게임, 시민참여 공모전, 메타버스 시장실 등을 구현했다. 시민들은 이곳에 아바타로 접속해 신체, 나이, 환경 등 차별적 요인 없이 어울릴 수 있다.

‘차별 없는 초현실 공간’에는 핀테크랩, 기업지원센터, 서울 10대 관광명소 등이 있다. 가상과 현실이 연결돼 누구나 제약 없이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도 있다.

'메타버스 서울' 로드맵. 출처=서울시청 홈페이지
'메타버스 서울' 로드맵. 출처=서울시청 홈페이지

가상과 현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이 끊김 없이 이어지는 ‘현실 융합 공간’인 메타버스 서울은 청소년 멘토링 가상상담실, 120민원 채팅상담, 민원서류 발급, 택스스퀘어(지방세 서비스) 등의 행정서비스를 제공하고 시민과의 대표적인 소통 채널이 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메타버스 서울 활성화를 위해 1월 16일부터 2월 12일까지 ‘메타버스 서울 옥에 티 찾기 이벤트’를 진행한다. 플랫폼 내에서 발생한 오류를 제출한 시민에게 기프티콘 등의 상품을 증정할 계획이다. 이 외에도 서울시는 사용자 유입과 플랫폼 활성화를 위해 시민 공모전, 100일 기념 이벤트 등 대시민 행사와 이벤트를 준비하고 있다.

미(美) 타임지는 공공 분야 ‘2022 최고의 발명(the Vest Inventions of 2022)’으로 메타버스 서울을 선정했다. 이에 부응하듯 서비스를 시작하며 서울시는 “세계 최초로 공공 메타버스 플랫폼 앱을 구축하고 있는 만큼 메타버스 서울이 가상공간에서 새로운 개념의 공공 서비스 표준 모델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퍼스트 무버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2023년은 메타버스 서울 2단계 사업 기간으로 메타버스 시민 안전 체험관, 부동산 계약, 동대문디자인프라자(DDP) 메타버스, 외국인 지원사업, 청년 정책 콘텐츠 발굴·구축 등 분야별 시정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새로워질 서울의 공간들

'메타버스 서울' 속 서울광장을 찾은 유저의 모습. 출처=서울시
'메타버스 서울' 속 서울광장을 찾은 유저의 모습. 출처=서울시

오 시장은 지난해 12월 3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한강을 서울의 대표적인 관광자원으로 만들겠다는 구상을 밝힌 바 있다. 센강, 템즈강 등 관광명소로 꼽히는 타국의 강처럼 서울을 방문하는 관광객 누구나 찾게 되는 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것이다.

구체적으로 서해뱃길 사업을 본격적으로 재개해 동북아시아와 서해, 한강을 연결하는 ‘서울항’을 만들고 잠수교를 전면 보행교로 전환하겠다고 설명했다.

또 한강의 아름다운 낙조를 즐길 수 있는 조망명소와 세계 최고 규모의 대관람차 ‘서울아이’(Seoul Eye, 가칭), 수상예술 무대 등을 조성하고 열기구 야경체험, 드론쇼, 불꽃축제 등으로 사계절 내내 축제와 행사를 즐길 수 있게 만들겠다고 밝혔다.

새로운 모습이 기대되는 서울의 공간은 또 있다. 2023년 ‘창의행정’을 강조한 서울시는 가장 먼저 ‘지하철 역사 혁신 프로젝트’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서브)오세훈 시장이 '2023년 신년직원조례'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출처=서울시
(서브)오세훈 시장이 '2023년 신년직원조례'에서 특강을 하고 있다. 출처=서울시

지난 1월 4일 이지현 서울시 비전전략수석은 신년직원조례에 참석해 “하루 590만명이 이용하는 서울 지하철을 세계에서 가장 편리하고 매력적인 장소로 만들기 위한 정책 구상”이라며 지하철 역사 혁신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서울 주요 지하철 역사를 지역 특성에 맞는 문화 공간으로 바꾼다는 내용이다.

여의나루역에 한강에 운동하러 나온 러너(runner)들을 위한 공간을 조성하고, 최근 ‘힙당동’으로 불리는 신당역 일대에 스케이트보드와 비보잉을 즐길 수 있는 거리 문화 공간을 만드는 식이다. 시청역은 지하에 방치 중인 공간(3800m²)에 놀이시설을 만들고 ‘책 읽는 서울광장’ 등과 연결해 제2의 서울광장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시는 지하철, 지하보도 등 지하 유휴공간을 녹색 휴식공간으로 바꾸는 ‘서울 아래숲길’ 사업도 추진한다. 벽면을 녹화하고 화단을 조성하는 등 식물과 함께하는 휴식 공간을 마련해 도심 속에서 일상의 여가, 휴식, 문화 등을 즐길 수 있는 힐링 쉼터를 제공한다는 의도다.

이 수석은 “(지하철 역사 혁신 프로젝트가) 오세훈 시장에게 보고된 상태고, 올해 중 사업 추진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사업이 정식 추진되면, 지역이나 세부 내용에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말해 기대감을 조성했다.

한편, 오 시장은 2022년 35층 높이 기준을 삭제하고 토지 용도지역 체계를 개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서울 도심의 스카이라인과 도시경관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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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2-02 13:41:12
이야기를 하는 자리도 마련했으면 합니다. 맨날 그나물에 그밥. 똑같은 커뮤니케이션 전공 교수님들 모셔오지 말고요. (당연히 이분들은 이게 직업이니 좋은 얘기만 할테고.) 시민단체와 다른 반대되는 조직의 전문가 분들도 모셔서 다양한 이야기를 듣고 많은 사람들에게 알릴 수 있는 더피알타임즈가 됐으면 합니다. ^^
잘 읽고 있으며 늘 응원하겠습니다!

^^ 2023-02-02 13:38:30
서울시는 시민의 소리, 시민의 이야기를 좀 듣고 일을 진행했으면 좋겠습니다. 연간 수백억 이상 쓰일 돈들이면 각 지역에 안전 시설물 공사나 최소 어린이 놀이터 라도 개보수 해주세요.ㅠ 서울의 도시브랜드를 높이겠다는 큰 목표는 좋은데, 그를 위해 슬로건을 바꾼다고 뭐가 솔직히 달라지는게 있습니까? 그냥 허울이고 형식이고 겉치레잖아요.ㅠ 눈에 안보이는 허상인데 그럴 돈과 인력으로 실제 시민들이 체감 할 수 있는 좋은 사업들, 지원들을 해주셧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언론에서도 무조건 자료 받아 X꼬빠는 기사 말고 안좋은건 안좋다고 명확하게 얘기도 좀 하고, 가령 서울시에서 이렇게 슬로건 재정비 사업을 하는데 이게 타당한지, 그리고 시민 수용성이 전제된 상태에서 진행하는지 등에 관해 여러 전문가 분들을 모셔서

^^ 2023-02-02 13:34:37
하...참...신규 브랜드 슬로건 선택해달라는 서울시 인스타 공지글에 서울시민들의 피눈물 나는 댓글들을 좀 확인하시고 기사를 써주심 어떨까 싶습니다...
서울시는 왜 브랜드를 바꿔야 하는지 명확인 이유와 설명, 논리, 설득은 없고 밀어부치기 식으로 4가지 안 중에 하나로 바꾸겠다고 난리인데, 기자님도 보시면 알겠지만 4가지 후보가 어디 명함이라도 내밀 슬로건 시안입니까? 다른곳에서 가져다 쓰는 특출나지 않은 슬로건후보인데, 아이서울유 맘에 안들면 진짜 기깔 나는거 가져오던가. 그렇지도 못하면서 개뼉다구 같은 후보들 갖고 와서 여기서 하나 택하라니..참나. 서울시민이 무슨 바보인줄 아나봅니다. 슬로건 하나 바꾸면 시설물 교체부터 슬로건 바꿨다고 광고홍보 돈쓰고...연간 최소 수백억의 시민예산이 날라갑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