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피알=박주범 |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이용자가 방문하는 10대 영어 뉴스 사이트가 모두 트래픽 감소를 경험하고 있지만 ‘새로운 독자’를 발굴할 기회는 여전히 남아있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바로 여성 독자층이다.
영국의 미디어 전문지 프레스가제트는 자체 집계중인 세계 50대 뉴스 사이트 랭킹 분석 기사에서 상위 10위권 사이트의 트래픽이 해가 갈수록 감소하고 있다고 지난달 보도한 바 있는데, 이번에는 여성의 뉴스 소비를 1년에 1%포인트 늘리면 향후 5년 간 110억 달러, 10년 간 380억 달러가 추가로 창출된다는 기사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해당 기사 바로가기
국제 수용자 전략 컨설팅 업체 AKAS의 디렉터인 루바 카소바(Luba Lassova)는 시밀러웹 데이터를 사용해 뉴스 사이트의 성별 소비 격차를 분석한 결과를 프레스가제트에 기고했다.
기고에서 루바 카소바는 2023년 5월 한 달 간 가장 많은 방문자 수의 53개 뉴스 사이트 중 상위 48개에서 남성 방문이 60.1%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사이트들의 평균 성별 소비 격차는 20.2%포인트였다고 전했다. 전 세계 3174개 사이트의 성별 소비 격차는 22%포인트로 더 컸다.

상위 48개 사이트 중 4개 빼고 다 남초
상위 48개 뉴스 사이트 중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이 방문한 곳은 코스모폴리탄, 헬로매거진, 버즈피드, 피플닷컴 등 4개 뿐이었다. 나머지 44개 사이트는 남성 방문이 많았다는 말이다.
남성독자 비율에서 여성독자 비율을 뺀 성별 소비 격차 순위에서는 특히 10대 사이트의 일원인 폭스뉴스가 전체 2위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방문자의 69.5%가 남성인 폭스뉴스의 성별 소비 격차는 39%포인트에 달했다.
상위 48개 사이트 중 폭스뉴스보다 성별소비 격차가 큰 곳은 뉴스 애그리게이터 사이트인 뉴스나우(남성 비율 78%, 성별소비 격차 55%p) 밖에 없다. 성별소비격차 상위 사이트들은 대부분 정치와 비즈니스 전문이어서 종합 뉴스를 취급하는 폭스뉴스의 2위는 더 두드러져 보인다.
10대 사이트 중 성별 격차 2위는 CNN(23.2%p)이었고, 데일리 메일(20.6%p), MSN(20.2%p), BBC(19%p) 등이 뒤를 따랐다. BBC는 뉴스플러스로 정의되는 엔터테인먼트, 어린이, 코미디, 드라마 등의 전통적인 여성 친화 장르를 포함해 성별 소비 격차를 완화했다.

남성의 뉴스 소비, 정치 사이트에서 가장 두드러져
뉴스 장르별로는 정치 뉴스 사이트에서 성별 소비 격차가 36.2%p로 가장 컸고, 로이터 등 통신사(31.1%p), 비즈니스 뉴스(26.8%p) 순이었다. 성별 소비 격차가 가장 큰 사이트 5개 중 4개가 정치나 통신사 사이트이며, 비즈니스 뉴스 사이트인 CNBC(30.1%p), 블룸버그(31%p), 월스트리트저널(28.3%p)에서도 남성 방문이 많았다.
루바 카소바는 이에 대해 이슈가 되는 정치 뉴스 분야의 선임 편집 역할 중 4분의 3, 비즈니스/경제에서 3분의 2를 남성이 차지하는 것과 관계있다고 분석했다. 여성 편집자를 소위 연성 기사 분야에 제한하는 고정관념적 역할 할당은 정치, 비즈니스, 외교 문제 등 주요 뉴스 장르에 대한 여성의 소비를 억제한다는 것이다.
16개 장르 중 정치, 비즈니스, 국제, 스포츠, 과학/기술 등 5개를 제외한 11개 뉴스 장르에서 여성의 관심도가 더 높지만, 선임 편집자 역할에서 남성의 우위는 남성의 관심 분야 집중과 여성의 관심 분야 소홀로 이어진다는 해석이다.

라이프스타일 부문, 남성 독자층 확장 가능
여성 방문이 더 잦은 4개 사이트 중 3개는 라이프스타일 카테고리에 속한다. 코스모폴리탄의 성별 소비 격차는 여성이 22%포인트 더 높았다. 헬로매거진(17.1%p), 피플(11.9%p)도 여성 방문이 더 많았다.
국제언론인센터(ICFJ)의 2019년 글로벌 설문조사에 따르면 ‘라이프스타일’은 19개 장르 중 기자들 부문에서 성 평등에 도달한 유일한 분야다. 다른 모든 분야에서 남성 기자의 비중이 더 높았다. 루바 카소바는 “보다 공평한 편집이 라이프스타일 매체에서 여성의 요구를 더 잘 충족시켰다”고 해석했다.
남성 소외 없이 더 많은 여성 독자를 끌어들이려면?
루바 카소바는 “언론기관 입장에서 여성 이용자 증대를 위해 시도해 볼 수 있는 수많은 전략적 스텝들이 있지만, 이 업계에 근무한 지난 15년 동안 뉴스매체가 여성 이용자 증대 전략을 채택한 경우는 거의 보지 못했다”면서 “의심할 나위 없는 기회상실”이라고 꼬집었다.
루바 카소바는 남성 독자들을 소외시키지 않는 선에서 더 많은 여성독자를 끌어드리기 위한 전략으로 성 평등한 뉴스를 만드는 노르웨이의 아메디아의 사례를 제시했다.
△여성의 참여 및 소비 추적 : 남녀의 뉴스 습관은 크게 다르므로 데이터를 성별로 분류하여 뉴스 소비 및 참여를 추적해 각각의 요구가 어떻게 모이고 나뉘는지 파악한다.
△남성을 유지하면서 여성 독자의 수익을 늘리는 사업 계획 개발 : 뉴스 가치 사슬의 모든 수준(경영진 및 뉴스룸, 취재 및 보도, 소비 등)에서 여성의 과소 대표 문제를 해결한다. 여성이 더 잘 대표될 수록 여성 독자가 더 많아진다.
△여성 친화적 뉴스 상품 및 포맷 연구 : 뉴스 산업은 오랫동안 남성의 뉴스 습관, 요구 및 소비 패턴을 기본으로 했기 때문에 여성의 뉴스 요구와 습관은 덜 반영되었다. 더 많은 여성 독자를 위해 구체적 요구에 맞춘 뉴스 제안이 필요하다.
△여성 포함 뉴스 전략의 성공 분석 : BBC, 뉴욕타임스, 블룸버그와 같이 보도 및 리더십에서 여성의 대표성을 향상 시킨 조직은 조직 전체에서 공동 책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루바 카소바는 코로나19 관련 뉴스에서의 여성 소외 문제를 분석하는 등 언론산업과 여성 문제를 파헤친 ‘The Missing Perspectives in News’ 시리즈의 저자로, 2020년에는 빌&멜린다게이츠 재단의 후원을 받아 ‘The Missing Perspectives of Women in News’ 보고서를 낸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