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多] 먹고 쉬고 껴입고 떠나라

더피알=김병주 기자 | 11월은 공휴일이 없는 달이다. 안타깝지만 주말이 더욱 소중한 이유다. 단풍을 보러 가거나 친구들을 만나러 가는 것도 좋고, 밥을 먹고 집에서 천장 탐구 생활을 해보는 것도 좋다.

집이든 밖이든, 사람마다 에너지를 충전하는 장소와 방식은 다양하다. 동화 속 동물들처럼 더 추워지기 전에 보금자리에 먹을 것을 쌓아두고 정돈하고, 새로운 옷을 입고 나서는 일은 우리를 즐겁게 하기 충분하다.

10월 넷째 주 광고 시청률 차트에서는 소비자의 스타일리시한 ‘재충전’ 욕구를 자극하는 브랜드들이 두드러졌다. 생활을 더 윤택하게 해줄 아이템들 중 가장 내 마음에 드는 것은 무엇일지 살펴보자.

나의 미식 저장고,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천고마비의 계절에 말만 살찌는 건 아니다. 기름진 명절 외에 제철 과일과 김장철도 다이어트 시도를 무력화한다. 실제로 낮이 짧아지고 기온이 떨어지면 호르몬 변화로 식욕이 늘어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식가들은 ‘재료 본연의 맛’을 중시한다고들 한다. LG전자도 이 점을 공략해 ‘미식을 위한 전문 보관’을 내세운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 캠페인을 10월 23일 내놓았다.

분명 김치냉장고 광고지만, 영상에서는 트러플, 숲, 터져 나오는 과즙과 신선한 야채, 고기를 대신 강조한다. 김치뿐 아니라 전반적인 식재료 보관에 LG 디오스의 김치톡톡 브랜드가 최선의 선택지라는 점을 은연중에 드러내고 있다.

식재료를 부각하는 광고인 이상, 영상은 소비자들의 감각을 자극하는 데 주력한다. 스크린의 먹방 강자인 하정우의 진중한 내레이션은 김치톡톡에 보관한 식재료의 ‘맛, 식감, 빛깔과 소리’가 얼마나 생생한지 전달하는 데 할애된다.

물론 기능 설명도 빼놓지는 않는다. 냉장고 문이 열리고 식재료들을 훑어보는 시퀀스에선 LG 디오스의 ‘3단계 냉기 케어 시스템’과 ‘칸칸별 맞춤 온도 기능’이 자연스레 지나간다.

아무거나 먹고 싶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재료의 맛을 톡톡히’ 느껴보라 권하는 LG 디오스 오브제컬렉션의 캠페인은 10월 23일부터 29일까지 한 주간 1046회 집행되며 378.75398GRP를 기록, 시청률 순위 13위에 올랐다.

안마의자도 가구다, 코웨이 비렉스 페블체어

최근에는 기술이 좋아져서 옵션도 늘어나는 추세지만, 안마의자는 기본적으로 고가 가전제품이다. 드라마에 나올 회장님들이 쓸 법한 둔중한 기구라는 인식과 달리, 의외로 현재 안마의자 시장의 주력 수요층은 20~30대다. 오랜 ‘집콕’으로 건강 관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왕 비싼 물건 사는 거, 디자인 좋은 제품으로 구매하고 싶다는 젊은이들의 마음에 주목한 기업 중 하나가 바로 종합 가전기업 코웨이다. 코웨이가 8월 29일 출시한 가구형 안마의자 ‘비렉스 페블체어’는 세련된 디자인과 작은 크기로 ‘공간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인테리어 연출이 가능하다는 점을 내세운다.

10월 13일 공개된 캠페인도 ‘성능에 디자인까지 더했다’는 점을 강조한다. 둥근 조약돌을 사선으로 잘라놓은 듯한 외관, 4가지 색상의 패브릭 커버는 이제 안마의자가 ‘스타일’과 ‘분위기’까지 신경 쓰기 시작했다는 점을 어필한다.

광고에서는 다양한 성능이나 부가적인 서비스를 일일이 설명하지 않는다. 코웨이가 기존의 환경 가전을 넘어 슬립·헬스케어 사업으로 영역을 확장하는 데 있어 ‘인테리어 오브제’의 면모에 집중하기로 했다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소비자에게 선택의 폭을 넓혀주는 코웨이 비렉스 페블체어는 10월 넷째 주 동안 1169회 집행, 415.76547GRP를 기록했다. 시청률 순위는 10위로, 10월 셋째 주 21위를 기록한 것에 비해 크게 오른 수치다.

이 계절, 너만 한 게 없는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다보면 무채색 겨울에도 여러 동식물이 곳곳에서 나름의 다채로움을 뽐내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겨울이 그저 단조로운 계절이라는 고정관념을 지적하듯,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의 새 캠페인은 ‘다채로움’을 키 메시지로 설정했다.

브랜드 전문 업체 더네이쳐홀딩스는 10월 23일 전속모델인 배우 김다미를 앞세운 숏기장 다운 점퍼 캠페인을 선보였다. ‘요즘은 골든몰(Golden Mole) 너만 한 게 없다’는 제목의 광고는, 9월 말 공개한 경량 패딩 ‘헤론’ 광고에 뒤이어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이 제시하는 겨울 대비 여성 아웃핏을 보여준다.

광고에 나오는 골든몰 다운 점퍼의 4가지 색상은 자극적이지 않으나, ‘화사하게’ ‘시크하게’ ‘산뜻하게’ 겨울을 꾸미기에는 충분하다. 영상 후반에 ‘너만 한 게 없다’고 김다미의 입을 빌어 제시되는 광고 카피는 마치 ‘나만 골든 몰 하나 없나’라는 질문을 유도하는 것 같은 중의적 표현이기도 하다.

더네이쳐홀딩스는 2013년 내셔널지오그래픽의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해외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2016년 내셔널지오그래픽 어패럴 론칭으로 의류사업에 박차를 가하면서 ‘탐험 정신, 자연과의 공존’ 등의 철학을 이어가며 구매자의 70%가 넘는 MZ세대를 공략하고 있다.

23일 공개된 광고는 한 주간 2804회 집행되며 시청률 순위 20위에 올랐다. 349.93764GRP.

여행을 입고 간다, 팬암

10월 5일 공개된 에스제이그룹의 광고를 보면, ‘팬암’(Pan Am)은 미국 항공사가 아니냐는 의문부터 든다. 자세히 얘기하자면, 여기서의 팬암은 글로벌 패션 브랜드를 전개하는 에스제이그룹이 공식 라이선스 계약을 통해 항공사이자 헤리티지 브랜드 ‘팬암’을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세계 최초, 럭셔리 항공사’의 브랜드 이미지를 따온 만큼, 본 캠페인의 브랜드 콘셉트는 ‘라이프 저니 웨어’(Life Journey Ware)다. ‘평범한 일상을 특별한 여행으로 만들어주는 제품’이라는 의미를 담아, 올해 가을·겨울 시즌의 슬로건은 ‘팬암, 여행을 입다’로 정했다.

비행기 소리로 시작과 끝을 맺는 광고는 말을 하는 대신, 여행을 떠나 즐기는 장면들을 보여준다. 카메라는 상반기부터 함께 해온 모델 주우재와, 이번 시즌 상품인 비아 윙스 다운(Via Wings Dawn)의 ‘여정에 동행한다.’ 색상은 팬암만의 시그니처 블루와 화이트다.

낯선 풍경 속, 탈의 시나 상표 노출 시 전환되는 화면은 영상을 따라가는 소비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킨다. 이를 통해 기존에 있던 항공사의 이미지는 여행, 그리고 패션 브랜드의 이미지로 소비자들에게 다시금 포지셔닝된다.

겨울옷을 입고 주우재처럼 훌쩍, 떠나고 싶은 소비자들을 겨냥한 팬암 광고는 10월 넷째 주 3018회 집행되며 368.68192GRP를 기록했다. 시청률 순위는 15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