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션-스포츠웨어-럭셔리 업계 간 크로스오버로 브랜드 퍼포먼스 가속
브랜드가 직접 호스팅하는 온드 콘텐츠 대두…수익률은 틱톡 보다 릴스

더피알=김병주 기자 | 월간 활성 이용자가 20억 명에 이르는 인스타그램은 이제 단순한 플랫폼을 넘어 소비자와 브랜드 간 상호작용을 이끄는 가장 강력한 주체로 떠올랐다. 브랜드 입장에서는 인스타그램 투자 수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심층적 분석이 절실한 시점이다.
미국의 빅데이터 분석 업체 ‘런치메트릭스’(Launchmetrics)는 연간 2억명 이상의 사용자를 보유한 쇼핑 플랫폼 ‘리스트’(Lyst)와 함께 2023년도 상반기 마케팅 트렌드 리포트 ‘팔로워를 넘어서 : Instagram이 브랜드 퍼포먼스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다’를 공개했다.
전 세계 패션 분야 외에도 소매업, 라이프스타일과 뷰티 브랜드 분석이 포함된 해당 리포트는 런치메트릭스의 독점적인 알고리즘 ‘Media Impact Value’®(미디어 영향력 가치, 이하 MIV)를 활용해 3500개 이상의 브랜드 성과를 정량화한 뒤 평가·분석했다.
패션·스포츠웨어 분야 인스타 점유율 압도적…건당 가치는 유튜브가 월등

런치메트릭스 리포트에 따르면 인스타그램은 2023년 상반기 총 169억달러(약 22조3354억원)에 이르는 미디어 영향력 가치(MIV)를 창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체 소셜 브랜드의 MIV 중 57.7%를 점하는 수치다.
두 번째로 실적이 좋은 페이스북은 총 35억달러(약 4조6243억원)을 기록하며 전체에서 11.7%의 지분을 점했고, RED와 유튜브가 총 20억달러(약 2조6425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Z세대와 알파 세대가 선호하는 틱톡의 경우, 아직은 인스타그램 릴스의 투자 수익률을 따라잡지는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스타그램 릴스의 평균 MIV는 틱톡에 비해 10% 더 높았다. 틱톡이 인스타그램 릴스와 동일한 미디어 영향력 가치를 달성하려면 평균적으로 좀 더 많은 양의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런치메트릭스는 이에 대해 ‘인스타그램은 마이크로 인플루언서 중심 콘텐츠가 두드러지는 틱톡에 비해, 더 큰 의미의 브랜드 커뮤니티 구축이 가능하고, 리뷰에 대한 열린 공간 제공과 브랜드 스토리텔링이 좀 더 두드러지기 때문’이라 해석했다.
인스타그램이 패션 및 스포츠웨어 분야에서 60% 이상의 점유율을 보이고는 있지만, 평균적으로 게시 당 MIV가 가장 높은 채널은 1만 달러(약 132만원)를 기록한 유튜브였다. 인스타그램은 7000 달러(약 92만원) 수준에 그쳤는데, 이는 유튜브가 검색엔진과의 연계로 도달 범위가 더 넓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 간 크로스오버가 브랜드 퍼포먼스 가속화 요인

업종별로는 일찍이 인스타그램의 소비자 연결 기회를 인식한 패션 산업이 총 87억 달러(약 11조4929억원)의 MIV를 보이며 가장 호조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그 다음으로 높은 뷰티 부문(총 38억 달러, 약 5조194억원) 성과의 두 배 이상이다.
평균 MIV 결과를 보면 패션과 스포츠웨어 산업이 게시물 노출 1건당 평균 8000 달러(약 106만원) 이상의 가치를 창출했다. 패션 부문은 뷰티에 비해 인게이지먼트(고객과 직접적인 관계 구축을 위해 사용되는 일련의 활동)도 30% 더 높았다.
리포트에서는 이에 대해 “럭셔리 브랜드가 국제적인 주목을 받고 팬덤과 정서적 연결을 구축하기 위해 스포츠 분야에서 존재감을 높이고 있다”며 패션과 럭셔리, 스포츠웨어 간의 크로스오버(교차·혼합)가 브랜드 퍼포먼스를 가속하는 것으로 해석했다.
크로스오버의 성과는 가장 높은 MIV를 기록한 매체 순위로도 확인할 수 있다.
런치메트릭스는 인스타그램에서 미국판 보그(Vogue)가 총 9480만달러(약 1250억원)라는 가장 높은 MIV를 획득한 데 이어 스포츠웨어 전문지인 ‘하이프비스트’(Hypebeast)와 ‘스니커 뉴스’(Sneaker News)가 각각 9210만달러(약 1215억원), 8460만달러(약 1116억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치고 올라오는 온드 미디어, 지역·시장마다 발신자 조정해야

인스타그램 콘텐츠 발신자 측면에서는 전 부문에 걸쳐 인플루언서가 여전히 가장 강력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전통적인 인플루언서의 힘은 약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인플루언서에 의한 인스타그램 게시물의 MIV는 총 60억달러(약 7조9237억원)를 기록했다.
그러나 △스폰서 콘텐츠의 급증 △반복적인 포맷 사용 △직접적인 소비자 네트워크 구축 욕구 등으로 브랜드는 온드 미디어(Owned Media, 브랜드가 직접 호스팅하는 콘텐츠)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중이다.
상반기 인스타그램 내 온드 콘텐츠의 MIV는 총 47억달러(약 6조2065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인플루언서가 창출한 가치의 4%에 불과한 수치이긴 하지만, 온드 미디어는 2022년 대비 뷰티 부문에서 40%, 패션에서는 16% 더 높은 MIV를 달성했다.
특히 매스 마켓(대중 소비자용 대량 판매 시장) 패션에서 온드 미디어와 인플루언서의 MIV 점유율은 1%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았다. 대조적으로 소매업(리테일)과 매스 마켓에서는 셀러브리티(유명인사)의 MIV 점유율이 모두 8%에 불과했다.

지역별로 드러나는 특색도 달랐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36%의 MIV 지분을 차지하는 셀러브리티가 가장 큰 힘을 발휘하는 콘텐츠 발신자였다. 충성도 높은 대규모 팬층을 형성하는 문화가 만연한 아태 지역 마케팅에는 인플루언서나 미디어보다도 셀러브리티 공략이 더 중요한 이유다.
반면 미 대륙과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발신자는 인플루언서였다. 두 지역 모두 인플루언서가 각각 35%, 39%의 MIV 지분을 차지하며 1위에 올랐고, 그 뒤를 온드 미디어-셀러브리티-미디어가 순서대로 이었다.
브랜드 부문에서, 세계적으로 인스타그램에서 가장 강력한 MIV를 기록한 브랜드는 디올(DIOR)이었다. 디올의 MIV는 7억8210만달러(약 1조316억원)에 달했다. 2위는 5억5460만달러(약 7315억원)를 기록한 루이비통, 3위는 샤넬(5억1530만달러, 약 6797억원)이었다.

‘그럼 뭘 어떻게 해야 돼?’ 인스타그램 인사이트 4가지
런치메트릭스는 결론적으로 인스타그램에서 브랜드를 성공시키기 위한 인사이트 4가지를 정리해 제시했다.
△브랜드의 온드 콘텐츠로 소비자의 커뮤니티 참여를 유도할 것
△셀러브리티는 도달범위가 넓고 효과가 즉각적이지만, 투자 수익률(ROI)이 제한적이고 비용이 많이 드는 단점이 있다. 판매량이 많아 수익성이 높은 브랜드는 캠페인 시작 시 셀러브리티를 활용하는 것이 전략적 선택이 되지만, 장기적으로는 인플루언서, 온드 미디어 등과 결합하며 접근 방식을 다양화해야 영향력과 가치 창출을 지속할 수 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셀러브리티가, 미국과 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에서는 인플루언서가 가장 높은 MIV를 창출했다. 각 시장별로 소비자를 파악하고 인스타그램 콘텐츠 접근 방식을 조정해야 한다.
△브랜드가 캠페인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선 틱톡 대신 인스타그램 릴스를 선택할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