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지 선다형’의 M, 선택지 직접 만드는 Z
‘n지 선다형’의 M, 선택지 직접 만드는 Z
  • 김민지 기자 (mjk@the-pr.co.kr)
  • 승인 2023.12.07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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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트렌드 전망] ‘트렌드가 없는 게 트렌드’인 시대, 마케터의 생존법

‘메가 트렌드’는 없어지고 ‘마이크로 트렌드’만 남았다
지극히 개인적 데이터라도 ‘메가’로 엮는 시각 길러야
대학내일ES는 11월 28일 코엑스 오디토릴움에서 Z세대 트렌드를 주제로 '2024 T-CON'을 개최했다.
대학내일ES는 11월 28일 코엑스 오디토릴움에서 Z세대 트렌드를 주제로 '2024 T-CON'을 개최했다.

더피알=김민지 기자 | 문화 트렌드를 주도하는 세대가 M세대에서 Z세대로 옮겨가고 있다. 탕후루의 인기를 높인 것도, 대중음악의 변화도 Z세대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은 국내외 Z세대(1995~2000년생) 인스타그램 이용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설문조사 결과, 올해 가장 큰 특징이 ‘마이크로 트렌드’였다고 5일 밝혔는데, 이보다 일주일 앞서 “트렌드가 없는 게 트렌드”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국내에서 나왔다.

대학내일ES는 11월 28일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2024 T-CON’을 열어 “시대를 관통하는 '메가 트렌드'가 없어지고 여러 '마이크로 트렌드'로 쪼개졌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더이상 특정 집군을 타깃팅할 수 없는 상황으로 고민이 깊어진 마케터들에게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하기 위해 열린 이날 행사에서는 초개인화 시대, Z세대에게 어떻게 접근해야 그들 마음에 들 수 있는지 그 사례와 전략이 소개됐다.

Z세대는 타깃팅 불가능…고정적 '취향' 대신 동적 '지향'으로 봐야

이날 컨퍼런스에서 발제자들은 M세대와 구분되는 오직 Z세대만의 특징을 설명했다.

대학내일 이혜인 인사이트플래닝팀 책임매니저는 “이제는 Z세대의 여정을 쫓아가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말했다.

M세대의 경우 그들이 갖고 있는 취향이 데이터로 뚜렷하게 남았기 때문에 이를 기반으로 그들의 페르소나를 찾아내는 등 마케팅 전략을 세우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

반면 Z세대는 소속이나 취향 같은 명사형 상태보다 ‘지향’이라는 동적 상태로 계속해서 움직이는 존재라고 이혜인 책임 매니저는 지칭했다. 쉽게 말하자면 M세대는 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객관식 문제를 푸는 세대고, Z세대 역시 답이 정해져 있지 않지만 주관식 문제를 푸는 세대라 할 수 있다.

최규성 오오비컴퍼니 비즈니스팀 책임매니저는 '취향' 대신 '지향'이라는 용어를 Z세대와 연관지었다.

실시간으로 변하는 Z세대의 욕망을 두고 오오비컴퍼니 최규성 비즈니스팀 책임매니저는 “취향과 지향을 구분하라”고 설명했다.

‘취향’은 그렇게 된 마음, 즉 결과론적인 관점이지만 ‘지향’은 그러고자 하는 마음의 과정을 의미했다.

최규성 책임매니저는 Z세대 사이에서 이슈가 됐던 ‘이모지 키친(Emoji Kitchen)’으로 그 차이를 설명했다. 구글의 이모지 키친은 이모지 두 개를 결합하면 그에 맞는 새로운 이모티콘 만들어주는 서비스다.

구글 이모지 키친에 두 가지 이모지를 입력하면 각 특징을 조합한 새로운 이모지가 나온다.
구글 이모지 키친에 두 가지 이모지를 입력하면 각 특징을 조합한 새로운 이모지가 나온다.

취향을 표현하는 것은 정해진 색깔의 하트 중 내가 좋아하는 것 하나를 고르는 일이다.

반면에 지향은 내가 원하는 하트의 느낌을 내기 위해 조합 방식을 고민하고 비슷한 느낌으로 최대한 만들어 사용하는 것이다.

이를 두고 최규성 책임매니저는 “Z세대는 주어진 것에 만족하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것을 찾아나가는 경향을 가지고 있다”고 해석했다.

최규성 책임매니저는 여러 색깔의 하트 중 좋아하는 색의 하트를 고르는 것을 '취향'이라고 칭했고, 이를 조합해 내가 선호하는 방향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을 '지향'이라고 설명했다.
최규성 책임매니저는 여러 색깔의 하트 중 좋아하는 색의 하트를 고르는 것을 '취향'이라고 칭했고, 이를 조합해 내가 선호하는 방향으로 만들어나가는 것을 '지향'이라고 설명했다.

점점 더 개개인의 ‘나’로 향하는 시대

비슷한 예시로 최 책임매니저는 생일카페 변천사를 언급했다. 생일 카페는 특정 인물의 생일을 축하하기 위해 팬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이벤트 공간이다.

1세대 생일 카페는 생일날 아티스트에게 조공하는 문화로 시작됐다. 이후 생일카페는 소수의 몇 군데에서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콘셉트로 여러 장소에서 열리고 있다.

한 지역에 분포해있는 스타벅스 수만큼이나 생일카페가 많이 열린다는 뜻의 트위터 게시글. Z세대는 이중 '나'를 더 잘 드러낼 수 있는, 자신의 지향성과 맞는 곳을 찾아간다.

최규성 책임매니저는 Z세대 팬들에게 생일카페의 의미가 점차 ‘나’로 옮겨간 점에 주목했다.

이들은 아티스트를 축하하는 것 이상으로 내가 해석하는 방식으로 비슷하게 꾸민 생일카페를 찾아갔다. 내가 나오는 포토존, 나의 개성을 담아 꾸민 인형을 보여줄 수 있는 포토존, 내가 만든 것을 보여주는 이벤트존 등 ‘나’를 알릴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최규성 책임매니저는 변화된 생일카페 문화를 보고 단순히 참여형 콘텐츠가 늘어난 것이 아닌 '나'를 보여주는 이벤트가 많아진 점에 주목했다.
최규성 책임매니저는 변화된 생일카페 문화를 보고 단순히 참여형 콘텐츠가 늘어난 것이 아닌 '나'를 보여주는 이벤트가 많아진 점에 주목했다.

직업은 나중에 물어볼게요, 당신의 가치관이 더 궁금해요

여기서 말하는 ‘나’란 연령, 성별, 소속, 학력 등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닌 감정, 루틴, 가치관, 기질 등의 ‘에고 데이터(Ego Data)’를 말했다.

이혜인 책임매니저는 최근 밈으로 확산된 숏폼 콘텐츠 ‘길거리 인터뷰’도 이와 관련이 있다고 언급했다. 길거리에서 만난 Z세대에게 몇 가지 질문을 하는 콘텐츠인데 이혜인 책임매니저는 그 질문의 순서에 주목했다.

국내 해외 할 것 없이 Z세대 사이에서 인기 있었던 길거리 인터뷰를 배우 강동원이 체험해보는 콘텐츠. 이혜인 책임매니저는 인터뷰 질문 순서에 방점을 뒀다. 사진=피식대학 인스타그램 캡처 (좌)

영상에서는 ’내 외모를 10점 만점에 평가한다면?’, ‘본인 얼굴로 살기 vs 100억 받고 랜덤 돌리기’, ‘그 이유는?’ ‘MBTI가 뭐예요?’라는 질문 네 가지를 물어본다. 그 이후 ‘직업이나 전공이 어떻게 되냐’고 묻는다. 내 외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성격이 어떤지 설명하는 일이 내 소속보다 앞선 시대가 된 것이다.

이혜인 책임매니저는 과거 마케팅에서는 고객을 나누는 기준으로 성별·연령·지역·직업 등이 포함된 데모그래픽(Demographic)이나 구매 이력·검색 이력·동영상 시청시간의 포스트 데모그래픽(Post demographic)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밝혔다. 반면 Z세대에게는 내 자아를 보여주는 성향 데이터가 더 중요하게 작용한다고 짚었다.

하나로 정의할 수 없는 이들…어떻게 접근해야 할까?

이혜인 책임매니저는 “타깃팅 해야 한다고 생각하지 말고 스트링(string), 즉 여러 존재를 묶어내는 방향으로 마케팅을 접근하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각자의 에고 데이터 중 ‘부지런한’, ‘수다스러운’, ‘아침잠 없는’, ‘자기개발을 하는’과 같이 데이터를 뽑아냈다면 이를 ‘이른 아침에 만나 커피 마시며 토론하는’으로 묶어낼 수 있다.

어떤 집단의 타깃을 찾아내기보다 각각이 가지고 있는 에고 데이터로 큰 흐름을 만드는 전략을 제시했다.
어떤 집단의 타깃을 찾아내기보다 각각이 가지고 있는 에고 데이터로 큰 흐름을 만드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혜인 책임매니저는 올해 지그재그 ‘제가 알아서 살게요’ 캠페인에서도 이런 전략이 보였다고 설명했다.

유튜버 해쭈, 아이브 리즈 등 6명의 광고 모델은 각자 인생을 살아오며 받아온 부정적인 평가에 ‘제가 알아서 살게요’라고 일침을 날린다. 이 캠페인은 공개된 지 3개월 후에도 송출된 직후만큼이나 커뮤니티에서 언급되는 양이 높았을 정도로 화제가 됐다.

이혜인 책임매니저는 지그재그의 '제가 알아서 살게요' 캠페인 성공요소가 단순히 
이혜인 책임매니저는 지그재그의 '제가 알아서 살게요' 캠페인이 단순히 여러 모델을 사용해 성공한 것이 아니라며 '트라이브십(Tribeship)'을 언급해 설명했다.

이들은 각자 다른 성격을 가지고 다른 평가에 직면했지만 ‘제가 알아서 살게요’라는 하나의 문장으로 그 편견을 잠재울 수 있었다. ‘해외에 사는’, ‘자유로운’ 등 굉장히 세분화되고 작은 데이터지만 이를 엮어 거대한 공통점을 찾아낸 것이다.

대학내일은 이를 ‘트라이브십(Tribeship)’이라는 용어로 정의했다. 초개인화 시대에 선명하고 입체적인 자아를 가진 Z세대를 연결하는 힘을 뜻한다.

이혜인 책임매니저는 “소집단의 지향성을 연결해 메인스트림으로 확대하는 ‘메가 트라이브십’ 전략을 이용하라”고 설명했다. 지극히 개인적인 지향을 엮어 거대한 교집합을 찾아내는 것, 이를 콘텐츠로 구체화만 잘 한다면 Z세대의 시선을 끄는 전략으로 유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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