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피알=김민지 기자|“세계 각국의 매운 고추 100여 종을 모두 맛보고 4가지 고추를 황금비율을 만들었습니다.”
하림의 더미식 브랜드 시초를 알린 장인라면이 새로운 맛으로 돌아왔다. 장인라면의 성장이 주춤했던 가운데 색다른 레시피로 개발된 이번 신제품이 매운맛 라면 시장에 잘 침투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22일 종합식품기업 하림은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서 더미식 장인라면 신제품 출시 시식회를 열고 ‘맵싸한 맛’을 공개했다.
하림은 장인라면 맵싸한 맛의 핵심 경쟁력으로 캡사이신에 치중하거나 청양고추, 후추, 마늘 등 식상한 재료를 사용하지 않은 점을 꼽았다.
맵싸한 맛 개발에 참여한 윤아인 더미식 브랜드 매니저는 “고추 본연의 향과 맛을 높인 매운맛을 만들려는 의지가 컸다”며 “세계 각국의 고추로 맛있게 매운 맛을 선보였다”고 후일담을 전했다.

웬만한 라면보다 더 맵지만 사골국물로 풍미 있는 매움
장인라면 맵싸한 맛 국물에 포함된 고추는 부트졸로키아, 하바네로, 청양고추, 베트남고추로, 매운 맛으로 유명한 세계 4대 고추다. 이 중 청양고추가 가장 맵지 않다는 점을 고려하면 국물 맵기가 상당하다.
윤 매니저는 “각 고추를 단일로 사용한 라면은 시중에 나와있으나 네 가지 고추를 배합해 넣은 라면은 장인라면 맵싸한 맛이 유일하다”고 설명했다.
매운 정도를 나타낸 스코빌 지수로는 8,000SHU. 4404SHU의 불닭볶음면과 7500SHU의 신라면 더레드보다 수치상으로 더 맵다.
‘매워도 맛있게 매운 제품이 통한다’는 트렌드에 하림은 고소함을 강조한 면발과 사골육수 베이스의 국물로 이를 더 극대화시키려는 노력을 보였다.
기존 건면을 주로 내세웠던 장인라면 ‘얼큰한 맛’과 ‘담백한 맛’과 달리 이번 맵싸한 맛은 육수로 반죽하고 기름에 튀겨진 유탕면으로 포함됐다.
윤 매니저는 “맵기만 하면 풍미를 잘 못 느낀다”면서 “육수로 반죽한 유탕면으로 고소함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과하지 않은 사골 국물은 강렬하고 알싸한 고추의 맛과 잘 버무려졌다. 이외에도 페퍼론치노를 통으로 건더기에 넣은 새로운 시도를 보이며 남다른 풍미와 비주얼을 보였다.

매출 부진했던 장인라면, 신제품으로 인지도 높일까
이번 장인라면 맵싸한 맛 또한 기존 제품과 동일하게 낱개봉지 4개 당 8800원이다. 한 봉지 당 1000원 이하인 타 브랜드 라면과 비교하면 가격대가 높은 편이다.
이은아 하림산업 마케팅 팀장은 “화학 재료가 아닌 고기, 고추 등 자연 재료를 사용하다 보니 비싼 재료값 때문에 가격을 높게 설정할 수 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고품질을 내세운 프리미엄 전략이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았는지는 더 지켜봐야 할 상황이다.
2021년 더미식 브랜드를 처음으로 알린 장인라면 얼큰한 맛과 담백한 맛은 초기 판매율이 낮았다. 출시 당시 매출 목표를 700억원으로 잡을 정도로 야심차게 출시했지만 하림 전체 매출이 461억원에 그치는 등 성과를 내지 못했다. 매출 순위 또한 2022년 상위 20위 안에 들지 못했다.
다만 지난해 2~3분기 비유탕면류(건면) 내 국물 봉지 라면 시장에서 시장점유율은 농심에 이어 하림이 2위를 차지하고, 2분기 대비 3분기 매출 증감률이 70%에 이르는 변화가 있었다. 얼큰한 맛은 2022년 10월 이후 1년간 매출 기준 전체 국물라면 중 상위 19위로 이름을 올렸다.
이 팀장은 “수출과 함께 마케팅 활동도 더 공격적으로 나서 성장세를 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미식은 장인라면 이후로 ‘만두, 육즙부터 갖추시길’이라는 카피의 육즙만두와 화학첨가물을 넣지 않고 밥알이 살아있는 즉석밥 등 여러 제품군을 선보였다. 비빔면의 경우 지난해 7~8월 온라인 기준 점유율 2위, 대형마트 기준 점유율 3위를 기록하면서 다소 선방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 팀장은 또한 “더미식의 큰 목표는 시장 내 안착이었는데, 최근 소비자 조사 결과를 보면 자리를 잘 잡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맵싸한 맛 매출 목표는 연간 200억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