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경탁 기자 | 뉴스 콘텐츠 유료화가 거의 불가능해 유료광고매출을 기준으로 언론사 파워가 평가되는 한국과 달리, 유료구독자 확충을 위해 치열하게 고민 중인 글로벌 언론계에서 방문자중 25% 이상이 유료회원으로 전환한 매체가 있어서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뉴욕타임즈가 운영하는 구독 기반 스포츠 전문 저널리즘 웹사이트 ‘디 애슬레틱’(The Athletic).
이 매체는 영국의 미디어 전문지 프레스가제트가 발표한 시밀러웹 데이터 등을 근거로 조사한 웹사이트 방문자수 대비 유료 구독자의 전환 비율이 높은 주요 언론사 순위에서 25.6%로 1위를 기록했다.

19%에 달하는 전환율로 2위에 랭크된 금융전문 주간지 바론즈(Barron's)와 15% 전환율로 3위를 차지한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대중매체 다국적 기업 뉴스코프의 사업부인 다우존스가 발행하는 매체들이다.
13.6% 전환율로 4위에 이름을 올린 ‘Which?’는 영국의 소비자권익보호를 위한 비영리회사가 소유한 매거진이고, 5위의 ‘Us Weekly’(13%)는 뉴욕타임스가 발행하는 헐리우드 셀럽 뉴스 전문 매거진이다.
이어서 영국의 국제 정치 경제 문화 주간지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 12.3%), 노르웨이 일간지 아프텐포스텐(Aftenposten, 11.2%)까지 7개 매체가 두 자릿수 전환율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영국의 국제 비즈니스신문 파이낸셜 타임스(Financial Times)와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가 8.8% 전환율로 그 뒤를 이었다. 뉴욕타임즈는 1위와 5위의 모회사이기도 하다.

프레스 가제트는 10만 명 클럽 디지털 구독 순위에 포함된 단일 뉴스 브랜드(모기업인 매체사 기준이 아닌)를 대상으로 각 뉴스 웹사이트의 온라인 구독자 수를 지난 1년 동안(2023년 6월부터 2024년 5월)의 월 평균 방문자 수로 나눠서 분석했다.
그 결과 △페이월 도입 기간 △틈새시장을 겨냥한 콘텐츠 특성 강화 △(사건·이벤트 등을 다룬)대형 기사 유무 △독자 경험을 활용한 맞춤형 기사 제공 등이 구독 전환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프레스 가제트는 밝혔다.
프레스 가제트는 이번에 발표한 수치가 ‘대략적인 값’이라며 일부 매체사는 무료 체험판 또는 큰 할인을 받은 구독자도 전환율에 포함시켜 보고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환율’이라고 불리는 온라인 도달 범위 대비 구독자 비율을 계산하는 방법은 다양하다고 지적한 프레스 가제트는 “우리의 순위는 주요 뉴스 브랜드가 얼마나 독자를 유료 소비자로 전환하고 있는지에 대한 스냅샷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국제뉴스미디어협회(INMA)가 2022년 말 166개 매체사를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전환율 중간값은 0.6%였으며, 상위 25% 브랜드는 최소 1.4%의 전환율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프레스가제트 리스트에서 중위권에 13위의 내셔널지오그래픽(5.2%), 23위의 하버드 비즈니스리뷰(2.8%) 등이 눈에 띄고 41위의 프랑크푸르트알게마이네짜이퉁(0.9%)부터 마지막 44위의 웨더채널까지는 1% 이하의 전환율을 나타낸 것과 비교되는 결과다.
INMA의 최근 조사에서도 238개의 뉴스 브랜드 중, 중위권 뉴스 브랜드들의 경우 올해 첫 3개월 동안 디지털 전용 구독 수가 2023년 같은 기간에 비해 14% 증가했으며, 디지털 전용 구독으로 인한 총 수익은 같은 기간 동안 19.5% 증가했다고 한다.
이러한 변화에 대해 INMA의 그렉 피초타 연구원은 지난 한 해가 디지털 구독에서 볼륨과 수익 모두 성장한 뉴스 브랜드에게 긍정적이었다며 “많은 편집자가 걱정하는 뉴스 회피나 구독 피로의 징후는 보이지 않는다”고 언급했다.

‘광고 기반 뉴스’의 위기 속에서 구독기반 미디어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본다는 피초타 연구원은 뉴스 회피자들이 대체로 가난하고, 교육 수준이 낮고, 정치적으로 덜 활동적인 그룹이며, 오래전부터 뉴스에 돈을 지불할 의향이 적은 그룹이기 때문에 원래부터 구독 마케팅에서 우선시되지 않는 그룹이라고 설명했다.
피초타 연구원은 ‘고액 지불 독자를 위한 틈새 타이틀’의 성공에 대해 “콘텐츠와 브랜드가 전환 성공의 핵심 요인”이라며 “독특한 저널리즘을 출판하고, 편리한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며, 속보로 명성을 쌓아가는 과정을 통해 형성되는 브랜드 선호도는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DMG미디어와 포춘 등을 고객사로 둔 독자 인텔리전스 기업 피아노(Piano)에서 전략 및 분석 업무를 이끌고 있는 디지털 전략 전문가 케이틀린 벨리어스 부사장은 ‘고객 경험’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벨리어스 부사장은 “독자에게 어필하는 게 무엇인지 이해하고, 이에 맞춘 구독 메시지와 제안을 제공하며, 가격과 조건을 가장 참여할 가능성이 높은 관객에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며 “올바른 제안을 올바른 관객에게 타깃팅함으로써 전환율을 최적화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