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민지 기자 | 중소기업중앙회(회장 김기문)가 8일부터 11일까지 해비치 호텔 제주에서 개최한 ‘2024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이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지난 5월 용산 대통령실 잔디마당에서 중소기업 글로벌화 지원을 위해 개최된 ‘대한민국 중소기업인대회’의 후속조치로 열린 이번 포럼에서는 중소기업 CEO 및 정부·기관 관계자들의 중소기업의 미래를 위한 제언이 쏟아졌다.

올해로 17회차를 맞은 이번 중소기업 리더스포럼은 ‘중소기업과 함께 세계로 미래로’을 주제로 열리고 전국 업종별 중소기업 대표 300여명이 참가했다.
첫날 한덕수 국무총리의 격려사로 정부와 기업이 한 팀이 되는 ‘원팀 코리아’에 대한 의지를 다시 한 번 다지며 개막의 장을 열었다.
이날 한 총리는 “스마트 제조 혁신 확산을 위한 전문기업 제도를 도입하고, 2027년까지 중소기업의 기술 수준을 5% 이상 향상할 수 있도록 힘껏 노력하겠다”며 “중소산업 인공지능, 데이터 기반 지원을 2028년까지 16조원, 2030년 30조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한덕수 총리가 윤석열 정부들어 국무총리로 내정됐을 때 축하 인사차 들렀더니 중소기업 발전을 위해 같이 노력해 보자라는 말씀을 했던 기억이 난다”며 “취임 3개월도 되지 않아 중앙회에 오셔서 규제개혁 대토론회를 가졌는데, 그 당시 점심 약속도 미루면서 3시간 가까이 열띤 토론을 하고, 건의 내용도 세심하게 챙겨서 많은 제도 개선을 이뤘다”고 덧붙였다.
이번 포럼에서는 △김석기 국회 외교통일위원장과 부 호 주한 베트남대사 등이 참석하는 ‘중소기업 글로벌화 대토론회’와 △이정현 지방시대위원회 부위원장의 ‘지방시대 비전과 전략’ △박영선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의 ‘2024 미국대선 그리고 반도체 주권국가’ 등 중소기업 경제활성화를 위한 특강이 진행됐다.
이외에도 △김관영 전북특별자치도지사 △엄홍길 엄홍길휴먼재단 상임이사 △신애라 배우 △정희원 서울아산병원 노년내과 교수 △허태균 사회심리학자 등 각계 최고 전문가들도 참석자들의 호평을 얻었다.

포럼 프로그램 중 하나인 ‘중소기업 글로벌화 대토론회’에서 중소벤처기업연구원장 오동윤 동아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이제는 양적 팽창이 아닌 혁신, 글로벌화 등과 같은 질적 팽창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GDP 규모는 1962년 24억 달러에서 2022년 1조 6733억 달러로 700배가량 증가했으나, 성장세는 점차 둔화됐으며, 이러한 원인은 부진한 혁신과 글로벌화에 있다는 설명이다.
유 교수는 “창업 단계부터 글로벌화를 추진하는 본 글로벌(Born Global) 기업의 육성을 늘리고, 단순 제품이 아닌 생산 및 경영활동에 이르기까지 기업 경영 전반의 공급망을 글로벌화하는 글로벌 벨류 체인(Global Value Chain) 구축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를 위해 각 국가에 맞춘 진출 전략이 제시됐다. 토론에 참여한 패널들은 내수시장에 국한된 업계 실황을 지적하고 베트남·인도네시아와 유럽 시장 진출이 시급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최우각 중기중앙회 부회장은 “최근 ‘한류’ 붐을 타고 K-푸드, K-뷰티 등 한국 제품의 수출이 급증하고 있지만, 중소제조업의 90% 이상이 내수시장에만 의존한다는 한계가 있다”며 “좁은 내수시장, 저성장 고착화, 알리·테무 등 외국기업과의 경쟁 불가피 등의 이유로 중소기업의 글로벌화는 이제는 선택이 아닌 필수”라고 말했다.
부 호 주한베트남대사는 “한국과 베트남은 무역·투자 분야에서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고, 지난 8월 팜 민 찐 베트남 총리 방한을 계기로 양국 간 중소기업 협력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며 “향후 양국이 반도체, 인공지능(AI), 수소, 엔터테인먼트 산업과 같은 새로운 분야에서도 무역·투자 협력을 확대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해 여러 기관과의 협업과 정부의 지원이 명확히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목소리도 주를 이뤘다.
박종범 세계한인무역협회장은 “유럽 시장에서 한류 열풍으로 제품의 신뢰도가 높아진 지금이 우리 기업들이 진출하기 적절한 타이밍”이라며 “유럽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하기 위해서는 신뢰 기반의 현지 파트너십 구축 및 현지 기업·기관과의 협력 관계 강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우재 제22차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장은 “최근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따라 자원 부국이자 인구 대국인 인도네시아가 급부상하면서 중소기업의 인도네시아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으나 여전히 인허가, 외국인 투자 관련 규제 등 애로가 있어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상구 세계한인회총연합회장은 “중소기업 글로벌화를 추진하기 위해서는 전 세계 750만 재외동포의 한인 네트워크 활용이 필수”라며 “지난해 출범한 재외동포청과 관련해 협회 및 기관이 밀접하게 협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포럼을 마치면서 김기문 중기중앙회장은 “이번 리더스포럼이 어려운 경제 상황 속에서 분투하는 중소기업인들에게 새로운 성장동력을 발견하는 혜안을 주는 시간이 됐기를 바란다”며, “내년에도 더욱 알찬 프로그램으로 중소기업인들을 초청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