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대상·샘표, 인류무형유산 ‘장 담그기’ PR 숨은 주역

한국 장 담그기 문화 유네스코 등재 최종 결정
대상, 순창군·서경덕 교수와 고추장 다큐 제작
샘표, 특강·시연·시음으로 가치·등재 의의 전파
관련제품 수출 확대 등 관련 산업 활성화 전망

  • 기사입력 2024.12.04 10:39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한국 ‘장 담그기’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가 확정된 가운데, 등재를 응원하며 장 문화 관련 국내외 PR을 전개해온 대상과 샘표가 눈길을 끈다.

이 회사들은 장류 제품을 생산하고 홍보하는 데서 더 나아가 전통 식문화를 계승 및 발전하며 자사 브랜드의 영향력을 확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3일(현지시각) 파라과이 아순시온에서 개최된 제19차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에서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대표 목록으로 등재하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4일 밝혔다.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는 한국 전통 음식문화로는 2013년 김장문화에 이어 두 번째이며, 우리나라에선 23번째로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의 간장, 된장, 고추장.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한국의 간장, 된장, 고추장. 사진=국가유산청 제공.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는 밥·김치와 함께 한국 식단의 핵심인 장을 정성껏 만드는 기술과 지혜와 함께 장을 만들고 나누는 과정에서 형성된 가족과 사회 공동체의 정신을 전승해 왔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이번 등재를 계기로 건강을 중시하는 글로벌 미식 트렌드에 부합하는 발효식품으로서 한국 전통 장류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집중되면서 전통 장류 수출 확대의 교두보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서 국가유산청은 지난달 5일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유네스코 무형유산위원회 산하 평가기구 심사 결과 ‘등재 권고’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등재 권고 판정 소식이 전해진 이후 더피알은 장류를 판매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장 담그기 문화를 마케팅에 활용하거나 PR 활동에 나설 계획이 있는지 질의했다.

취재 결과, 장 담그기 식문화와 관련한 PR 활동을 펼치고 있다고 밝힌 기업은 대상과 샘표였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응원한 두 기업은 지난달 개별 제품 단위의 마케팅을 넘어 전통문화를 향한 소비자들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지난달 8일 서울 종로구 대상㈜ 본사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왼쪽부터) 박은영 대상㈜ 식품BU장, 염기남 순창 부군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대상 제공.
지난달 8일 서울 종로구 대상㈜ 본사에서 열린 협약식에서 (왼쪽부터) 박은영 대상㈜ 식품BU장, 염기남 순창 부군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대상 제공.

대상, 순창 고추장 장인 헌정 다큐 제작으로 ‘청정원 순창’ 입지 다지기 나서

대상은 11월 8일 전북특별자치도 순창군,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함께 순창군 전통 장 문화 홍보를 위한 3자간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서울 종로구 소재 대상 본사에서 열린 협약식에는 박은영 대상 식품BU장, 염기남 순창 부군수,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참석했다.

해당 업무협약은 대한민국 대표 장류 브랜드 ‘청정원 순창’을 보유한 대상이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최종 등재를 응원하는 동시에, 전통 장 문화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는 순창 지역 고추장 장인들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기 위해 체결됐다.

아울러 장류 전문 브랜드 ‘청정원 순창’의 브랜드 입지 또한 공고히 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상은 지난 2018년 11월 23일 '청정원 미니다큐 고추장, 김치' 편 등을 유튜브에 업로드하며 청정원 제품을 세계 속에 알리는 성과를 소개했다. 사진=대상 유튜브 공식 계정 캡처.
대상은 지난 2018년 11월 23일 '청정원 미니다큐 고추장, 김치' 편 등을 유튜브에 업로드하며 청정원 제품을 세계 속에 알리는 성과를 소개했다. 사진=대상 유튜브 공식 계정 캡처.

대상은 이날 한국 전통 장 담그기 문화를 계승해 나가고 있는 순창 지역 고추장 장인 4인의 이야기가 담긴 헌정 다큐멘터리를 제작한다고 밝혔다. 4인의 이야기를 한 편에 담아낸 다큐멘터리는 조만간 공개될 예정이다.

유산 등재 확정 소식이 전해진 4일 대상 관계자는 “다큐멘터리는 이미 만들어놓은 상황이고, 공개 시점을 조율하고 있다”며 “전부터 준비해오던 일이기에, 늦지 않은 시점에 공개할 것”이라 덧붙였다.

다큐멘터리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꿋꿋이 전통을 이어나가는 순창 지역 장인들에 대한 대중의 관심을 환기하고, 순창 고추장의 정통성과 명인들의 자부심을 조명하는 내용으로 전해졌다.

순창군은 대상의 다큐멘터리 제작에 행정적 지원을 제공했고, 서경덕 교수는 한국홍보전문가로서 대상과 함께 순창 지역 및 순창 고추장 홍보에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다큐 제작과 관련해 박은영 대상 식품BU장은 “고추장의 대명사가 된 ‘청정원 순창’을 보유한 국내 대표 장류 기업으로서 우리나라 장 문화의 우수성을 널리 알리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응원하고자 협약을 추진하게 됐다”며 “’청정원 순창’과 장류의 본고장인 순창군, 한국홍보전문가가 힘을 합쳐 전 세계에서 우리 장류가 더 주목받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홍란 샘표 우리맛연구중심 연구원이 지난 28일 서울 중구 샘표 본사 우리맛공간에서 '장(醬), 발효, 우리맛: 함께 이어가는 즐거움' 특강 장 담그기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홍란 샘표 우리맛연구중심 연구원이 지난 28일 서울 중구 샘표 본사 우리맛공간에서 '장(醬), 발효, 우리맛: 함께 이어가는 즐거움' 특강 장 담그기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샘표, ‘장, 발효, 우리맛’ 특강에 글로벌 프로젝트까지 “장 문화 세계에 알려왔다”

샘표는 장 담그기 문화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를 응원하는 뜻에서 11월 28일 서울 중구 샘표 본사 1층 ‘우리맛공간’에서 ‘장(醬), 발효, 우리맛: 함께 이어가는 즐거움’ 특강을 진행했다.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전문가들이 나서 ‘장 담그기 문화’의 가치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의 의의 등을 설명하는 자리였던 특강은 도시에서 장 담그는 법을 시연하고, 재료 본연의 맛을 끌어올리는 장과 여러 식재료의 조합을 맛볼 기회까지 제공해 참가자 만족도를 높였다.

이날 ‘장 담그기 문화의 사회문화적 의미’를 주제로 강연한 정혜경 호서대 식품영양학과 명예교수는 “장은 신라 왕실의 폐백 음식으로 쓰였을 정도로 유서 깊은 문화유산이자 채소 음식· 발효 음식이 발달한 한국 식문화의 정수”라며 “장 담그기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는 한국 식문화의 정체성을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홍란 샘표 우리맛연구중심 연구원은 장 담그기의 과학적 원리와 도시 생활에 맞춘 장 만들기 방법을 소개하고 시연에 나섰다.

샘표가 스페인의 알리시아 요리과학연구소와 함께 2012년 제작한 한국의 장 활용 요리법 레시피 ‘장 콘셉트맵’. 간장, 된장, 고추장 등 7개 한국 양념과 가장 잘 어울리는 식재료, 조리법을 정리했다. 사진=샘표 제공.
샘표가 스페인의 알리시아 요리과학연구소와 함께 2012년 제작한 한국의 장 활용 요리법 레시피 ‘장 콘셉트맵’. 간장, 된장, 고추장 등 7개 한국 양념과 가장 잘 어울리는 식재료, 조리법을 정리했다. 사진=샘표 제공.

최정윤 우리맛연구중심 헤드셰프는 ‘세계를 즐겁게 하는 한국의 장’을 주제로 해외 분위기를 전했다.

최 셰프는 “한식이 오랫동안 글로벌 시장에서 사랑받기 위해서는 교육, 연구뿐만 아니라 글로벌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외식업·농업·유통 등 다양한 산업들과 연계해 함께 성장하는 밸류체인 형성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샘표는 2016년부터 세계 최초의 요리과학연구소인 ‘알리시아(Alicia)’와 공동으로 연구한 ‘장 프로젝트’, 현지 음식에 장을 활용한 레시피를 개발하고, 뉴욕 연두 컬리너리 스튜디오에서 직접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는 등 한국 장 문화를 전 세계에 알리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진 시음 시간에 참가자들은 우리맛 연구와 장 프로젝트 결과를 바탕으로 연두, 양조간장, 조선간장 등 샘표 대표 장류의 맛과 향을 음미하고, 식재료와의 어울림을 확인하는 ‘장 페어링’ 시식을 진행했다.

샘표 관계자는 “한국을 대표하는 발효 전문 기업으로서 우리 장 문화의 우수한 가치를 널리 알리고 장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며, ‘우리맛으로 세계인을 즐겁게’라는 비전을 실현하기 위해 계속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농식품부는 2015년 유네스코 등재를 위한 기초연구를 시작으로 데이터베이스(DB) 구축, 공청회, 포럼, 교육, 합동 장 담그기 행사 등을 지난 10년간 꾸준히 추진해왔다.

농식품부는 오는 11일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의 유네스코 등재에 기여한 대한민국식품명인, 학계 등 유공자를 격려하고 식품기업과의 상생 협력을 위한 장을 마련할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중국, 일본뿐 아니라 동남아시아에서도 보편적인 문화로 전승되고 있는 장 문화 중 한국의 장 담그기 문화가 가장 먼저 등재돼 자랑스럽다"며 "전통 장과 기업형 장 산업의 상생을 통한 장 산업육성과 더불어 점점 사라져 가는 장 담그기 문화의 보전과 전승을 위한 노력도 함께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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