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병주 기자 | 어떤 사람들에게는 겨울이 더 매섭다. 남들 다 하는 김장이나 난방이 어려워서, 학교가 방학하면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서, 집이 좋지 않아서, 자꾸만 우리가 눈여겨보기 힘든 곳으로 몸을 옹송그리게 되는 지역사회 구성원들을 부르는 이름은 불우이웃, 저소득층, 소외계층, 취약계층 등 다양하다.
올 겨울 역대급 한파가 예고된 가운데 이들에게는 따듯한 손길이 더욱 절실해지고 있다. 잊고 있었던 이들에게 눈길을 주고, 시혜적 복지의 관점을 넘어서 대등한 이웃으로 설 수 있도록 손길을 내미는 데는 기업이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연말이 가까워지면서 국내 기업들 각각의 전문성을 살린 사회공헌활동에도 관심이 모이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봉사활동인 김장 나눔 외에도 보일러 지원으로 추위를 해결하는 것은 물론,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아이들에게 교육 기회를 제공하는 등 각 기업이 잘 하는 일로 꾸준히 지역 사회에 나눔을 전하는 중이다.

대상 사랑나눔 바자회, 협력사도 같이 나서 ‘김치만 있는 것 아냐’
대상그룹은 지난 23일 서울 종로구 본사 광장에서 ‘2024 사랑나눔 바자회’를 개최했다. 2006년 시작돼 올해 19회째를 맞은 사랑나눔 바자회는 대상그룹이 지역 주민의 가계 부담을 낮추고, 지역 사회와 연계한 공익활동을 펼치는 행사다.
올해 행사에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까지 대상그룹 임직원, 청정원 주부봉사단 및 대학생봉사단, 대상문화재단 장학생 등 총 220명의 자원봉사자가 참여했다. 이전까지 대상그룹 계열사만 참여했던 것과 달리, 이번 바자회에는 장애인보호작업장 및 사회적협동조합 등 여러 사회적 기업과 협력사가 참여해 가치소비 확산과 상생의 가치 실현에 나섰다.
사랑나눔 바자회에서는 청정원, 종가, 웰라이프, 초록마을, 복음자리 등 브랜드 제품과 주부봉사단이 만드는 먹거리, 협력 농가에서 직접 가져온 농산물들을 만나볼 수 있다. 올해 행사에서는 김치·건강기능식품·육류·반려동물 영양식과 간식 등 280여종의 제품을 최대 80% 할인된 가격에 선보였다. 바자회 수익금과 잔여 물품은 한국산림복지진흥원, 한국사회복지협의회 전국푸드뱅크 등에 기부된다.
이밖에 올해 행사에서는 대상 사회공헌사업의 비전을 알리는 홍보부스를 운영했다. 임직원·시민을 대상으로 ‘1.62초를 잡아라’ 게임을 진행하며 연간 162억 원에 달하는 대상 사회공헌활동의 가치를 알리는 취지였다.
임정배 대상그룹 대표이사는 “앞으로도 대한민국 대표 종합식품기업으로서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지역과의 상생은 물론, 친환경 활동, 기부 문화 확산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상 종가는 11월 22일 김치의 날을 맞아 작년과 재작년 종가 김장김치를 이웃과 함께 나누는 ‘김치 감동 나눔 캠페인’을 진행한 바 있다. 김치의 날은 김치 산업 진흥과 김치 문화를 계승·발전시키고 김치의 영양 가치와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20년 제정된 법정기념일이다.
대상 종가는 지난해 김치 감동 나눔 캠페인을 통해 총 2톤 물량의 종가 김장김치를 이웃과 나눴다. 종가 공식 인스타그램에 ‘김치를 전달하고 싶은 사연’을 남긴 참여자 총 100명을 선정해 종가 김장김치 각 10kg씩을 발송한 한편, △다니엘복지원 △동대문노인종합복지관 △원주종합사회복지관 등 복지시설 3곳에 직접 방문해 김치를 전달했다.

귀뚜라미그룹, 가스안전공사 연합 봉사·친환경 보일러 무상설치 지원 지속
보일러 사업으로 시작해 냉방, 공기조화, 에너지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한 귀뚜라미그룹은 본업인 보일러 사업과 관련해 가스보일러 설치·교체 지원을 꾸준히 해오며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고 있다.
귀뚜라미그룹은 지난해 11월 3일과 9일 2차례에 걸쳐 한국가스안전공사와 ‘제17회 워밍업 코리아 연합 봉사활동’을 진행했다. 지난 2007년 발족한 워밍업 코리아 연합 봉사는 귀뚜라미그룹과 한국가스안전공사가 지역사회 취약계층을 돕고자 마련한 생활밀착형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귀뚜라미그룹과 한국가스안전공사 임직원 50명은 저소득 가정 및 홀몸 어르신 가정 주거환경 개선에 나섰다. 서울 강서구 취약계층 가정 4세대를 방문해 낡은 벽면 도배와 장판, 가구 교체 등을 진행하고, 집안 구석구석을 대청소했다.
또한 귀뚜라미 카본매트와 이불 등 월동용품을 지원하고, 보일러 전문가와 가스 안전요원을 배치해 보일러 및 가스시설 안전점검을 실시했다.
귀뚜라미는 지난 9월 26일에도 강동 노인종합복지관과 연계해 노후 가스보일러를 교체를 위해 가스보일러 5대를 기부했다.
여기에 사회적 약자들이 친환경 보일러 구매와 이용에 소외 받지 않도록 저소득·취약계층 가구 친환경 보일러 무상설치 지원, 시각장애인용 실내 온도 조절기 무상 교체 등 시기적절한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저소득층이 귀뚜라미의 특정 제품을 선택하면 정부 보조금과 기업 사회공헌활동 지원을 받아 무상으로 보일러를 교체할 수 있다.
귀뚜라미는 2015년부터 정부, 지자체와 함께 ‘가정용 저녹스(低NOx)보일러 보급 지원 사업’을 추진하며 친환경 보일러의 생산과 보급에 적극 나섰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의 공동 수행 연구결과에 따르면, 노후 일반 보일러를 친환경 콘덴싱 보일러로 교체할 경우 미세먼지의 주요 원인인 질소산화물(NOx)을 연간 약 87%, 대기오염을 유발하는 일산화탄소를 연간 약 70.5%, 지구온난화를 가속하는 이산화탄소는 연간 약 19%를 감소시킬 수 있다. 또한 연간 가스요금을 최대 44만원까지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CJ나눔재단 ‘한끼의 울림’ 캠페인 “이제 방학에 맛있는 거 먹어요”
CJ나눔재단은 소외계층 아동·청소년에게 문화 교육 및 체험의 동등한 기회를 제공하고자 나눔 플랫폼인 ‘CJ도너스캠프’를 운영해오고 있다. CJ도너스캠프는 2017년부터 CJ ONE과 함께 매년 방학마다 급식이 지원되지 않아 끼니를 챙기지 못하는 아동들을 위한 모금캠페인 ‘한끼의 울림’을 진행해오며 쉽고 즐거운 기부 문화를 확산하고 있다.
2022년 기준 전국의 결식우려아동은 약 28만 명으로, 아동 100명 중 3명이 결식우려아동으로 분류되는 수준이다. 평소 불균형한 식단으로 끼니를 때우는 아이들이 더 건강한 식사와 특별한 식문화를 경험할 수 있도록, 지역아동센터에 특식 메뉴 밀키트 및 식자재를 제공하는 한끼의 울림 캠페인은 지난 7년간 약 700여개 지역아동센터의 1만6000여명 아동을 대상으로 총 3억5000만원 상당의 끼니를 제공해왔다.
캠페인은 CJ ONE 회원이 각종 문화생활을 즐기며 적립한 CJ ONE 포인트를 기부하면, CJ도너스캠프가 추가로 동일한 금액을 기부해 2배로 전달하는 ‘매칭그랜트’ 방식으로 운영된다. 또한 아이들에게 더 건강한 특식을 제공하기 위해 자회사 직원들의 재능기부를 받아 맛과 영양, 지역아동센터 조리 환경 등을 고려한 메뉴와 레시피를 선정한다.
가장 최근에 진행된 한끼의 울림 캠페인은 지난해 12월 4일부터 27일까지 CJ ONE 포인트 기부를 받았다. CJ임직원들도 행사 당일 기부 1000건 이상에 동참했으며, 총 1만6943건의 기부로 6000만원을 모금 완료했다.
이어 스타 셰프 ‘레이먼 킴’과 CJ프레시웨이의 협업으로 특별 개발한 무르그 커리&난, 소고기 부채살 스테이크, 감바스 알아히요&파스타 등 다양한 메뉴를 올해 1월 전국 160개 기관 3200명의 아동에게 특별한 한 끼를 선물하는 성과를 거뒀다.
또한 기부 참여자를 대상으로는 추첨을 통해 레이먼 킴 셰프의 요리를 집에서도 경험할 수 있는 밀키트를 200명에게 증정했다.
특별한 한 끼를 먹은 아이들은 ‘카레는 달콤하고 짭조름하고 스테이크는 입에서 녹고 고소해요’, ‘부드럽고 맛있어요’와 같은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CJ나눔재단은 “교육의 기회가 적어 가난이 대물림 되어서는 안 된다”는 이재현 회장의 나눔 철학에 따라 문화·교육·식품 나눔으로 사회적 가치를 확산해오고 있다.

사랑의열매 ‘큰손’ 삼성, 미래기업다운 드림클래스 겨울캠프 지원
‘큰손’ 삼성그룹은 금전적인 기부는 물론 복지재단을 통한 겨울방학 교육 CSR 활동에도 꾸준히 나서고 있다. 삼성은 IMF 경제위기 직후인 1999년부터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연말 이웃사랑 성금을 기탁하고 있으며, 2012년부터는 중학생들에게는 학습 기회를, 멘토로 참가하는 대학생들에게는 장학금을 지원하는 ‘드림클래스’를 성공적으로 운영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 12월 1일 사랑의열매가 진행하는 연말연시 이웃돕기 캠페인 ‘희망2024나눔 캠페인’이 시작하자마자 1호 기부자로 성금 500억원을 기부했다. 이는 지난해 캠페인 기간 재계에서 사랑의열매에 기탁한 이웃사랑 성금 중 가장 큰 규모다.
삼성은 희망나눔캠페인이 시작된 1999년 100억원 쾌척을 시작으로 꾸준히 나눔에 동참해왔으며, 지난해까지 사랑의열매 법인기부자 중 가장 많은 기부금인 누적 성금 8200억 원을 달성했다. 매년 캠페인 첫날에 기부를 이어오며 재계 다른 기업의 기부 동참을 이끈다는 평이다.
삼성복지재단이 지원하는 교육 여건이 부족한 지역 중학생 대상 교육봉사인 드림클래스를 통해 13년째 청소년 교육에 기여를 하고 있는 점도 중요하다. 드림클래스는 2021년 8월 삼성이 240조원 규모의 투자계획을 공개하며 더 실질적으로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CSR 방향성을 재정립하겠다고 밝힌 이후 처음 구체화에 나선 사업이기도 하다.
그 전까지는 중학생들에게 영어·수학 등 기초교과학습 환경을 제공하는 활동 위주였다면, 2021년부터는 진로탐색, 미래역량교육까지 과정을 확대 운영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글로벌 역량과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등으로 콘텐츠를 강화한 한편, 코로나19 장기화에 맞춰 모든 교육 콘텐츠를 온라인으로 바꾸며 교육 참여 학생 5000명에게 갤럭시탭 A7 태블릿을 증정하기도 했다.
드림클래스는 온·오프라인 학습 콘텐츠 외에도 학교 방문 멘토링, 3박 4일 방학캠프 등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방학 기간에는 읍·면·도서지역 중학생을 중심으로 진로체험 캠프를 실시한다.

올해 1월 23일부터 26일까지 삼성은 성균관대학교 자연과학 캠퍼스에서 드림클래스 우수 활동 중학생 250명(1학년)을 대상으로 겨울캠프를 진행했다. ‘꿈을 키우는 여정’이라는 테마로 대학생 멘토와 함께 합숙하며, 개인별 학습 전략을 수립하고 코딩, 독서 등 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심화학습이 진행됐다.
해당 겨울캠프에 참가한 대학생 멘토 70명 중 7명은 드림클래스 중학생 멘티 출신으로 본인의 성장 경험을 후배들과 공유하는 ‘나눔의 선순환’을 이뤄냈다. 1월 27일 기준 드림클래스에 참가한 중학생 멘티는 누적 9만9382명, 대학생 멘토는 2만5222명에 달한다.
드림클래스 자문위원인 신종호 서울대 교육학과 교수는 “드림클래스는 당장의 학습 결손 문제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길게 보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지원해주는 사업”이라고 했다.
이러한 교육기부 공헌을 인정받아 삼성 드림클래스는 2023년 10월 보건복지부 주관 ‘나눔국민대상 대통령 표창’ 기업으로 선정, 11월에는 교육부 주관 ‘대한민국 교육기부 대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삼성 관계자는 “올해도 드림클래스 겨울캠프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날짜나 규모는 12월이 되어야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