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위키드’ 마케팅 폭탄, 소비하는 모든 곳에 배치하라

[브리핑 지] 도대체 마케팅 예산이 얼마에요? 라는 질문

슈퍼볼 행사에서 티저 공개…주연배우들, 올림픽 코스프레 프로모션
400개 이상 브랜드와 각종 굿즈 제작 등 과도해보이는 홍보에 관심
유니버설 CMO “마케팅 전략은 딱 불쾌하게 느끼기 직전까지 퍼붓기”

  • 기사입력 2024.12.06 08:00
  • 최종수정 2024.12.06 09:39
  • 기자명 박주범 기자

더피알=박주범 기자 | 얼마전 파리를 대표하는 건축물인 개선문이 브로드웨이 뮤지컬을 영화화한 ‘위키드(Wicked)’ 색(분홍과 초록)으로 물든 듯한 이미지가 X에서 퍼지자 팬들마저 충격을 받았다.

X에 포스트된 '위키드' 색을 입힌 개선문 사진이 화제가 되었다(뉴스위크 보도)
X에 포스트된 '위키드' 색을 입힌 개선문 사진이 화제가 되었다(뉴스위크 보도)

한 X 사용자(@gxrethclarke)가 위키드뉴스허브(@wickednewshub) 계정에 “죄송하지만 마케팅 예산이 얼마예요?”라고 물었다. 해당 게시물은 980만 번 조회되면서 비용에 대한 여러 의견과 영상이 가짜라고 주장하는 사람들까지 ‘위키드’의 대대적인 마케팅에 관심이 쏟아졌다.

뉴스위크 보도에 따르면, 지난 2월 최고의 미디어 행사라고 할 수 있는 슈퍼볼에서 처음 티저 예고편을 공개한 후 장장 9개월 동안 엄청난 홍보활동을 펼친 영화 ‘위키드: 1부’가 마침내 개봉했다.

엘파바 콜드브루 스타벅스 드링크부터 에메랄드 시티 레고 세트, 타겟의 쉬즈 대학 스웨터, OPI의 피에로 네일 폴리시까지 영화 제작사인 유니버설은 400개 이상의 브랜드와 함께 수많은 제품과 파생상품을 만들었다.

경쟁 영화사의 임원은 유니버설의 광범위한 글로벌 마케팅 비용을 1억 5천만 달러(약 2130억 원) 정도로 추산했다. ‘위키드: 1부’와 ‘2부(1년 후 개봉)’의 제작 예산 총 3억 달러(약 4250억 원)는 별개다.

‘위키드’는 개봉과 동시에 이미 성과를 거두고 있다. 북미 박스오피스에서 개봉 첫주에 1억 1200만 달러(약 1600억 원), 전 세계적으로 1억 6200만 달러(약 2300억 원)의 수익을 올렸고, 티켓 판매는 올해 미국에서 세 번째로 높은 데뷔를 기록했다.

유니버설의 최고 마케팅 책임자(CMO)인 마이클 모세(Michael Moses)는 11월 25일 보도된 영화매체 버라이어티 인터뷰에서 ‘위키드’를 역대 최대 규모의 브로드웨이 각색작으로 만들기 위한 공격적이고 값비싼 전략을 공개했다.

대대적 마케팅을 펼친 '위키드'가 400여개 브랜드에 구애했다(버라이어티 보도)
대대적 마케팅을 펼친 '위키드'가 400여개 브랜드에 구애했다(버라이어티 보도)

모두가 궁금해 하는 마케팅 예산에 대해 마이클 모세 CMO는 “모든 영화는 예상 흥행 수익과 지출 사이의 균형을 맞춰야 한다. 우리도 그렇게 했다. 현재 결과는 성공적이기 때문에 책임감 있는 결정이었다고 말할 수 있다”고 답했다.

모세 CMO는 “어떤 식으로든 물러섰다면 ‘위키드’가 팬이나 특정 인구통계집단만을 위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빠질 위험이 있다고 생각했다”면서 “높은 포부에는 높은 비용이 수반된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비용이 적게 든 마케팅 활동에 대해 그는 “개선문의 불빛은 실제가 아닌 디지털 마법이었다. 타겟과 엑스피니티(Xfinity)와 같이 캠페인 파트너들이 워낙 큰 도달 범위를 가지고 있어 많은 도움을 얻었다”고 강조했다.

스타벅스의 '위키드' 음료
스타벅스의 '위키드' 음료

파트너십에 적합한 브랜드를 어떻게 결정했느냐는 질문에는 “다른 모든 브랜드들처럼 오랫동안 스타벅스와의 파트너십을 추구해 왔다. 스타벅스가 영화 브랜드와 이 정도의 파트너십을 맺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의외의 파트너십에 대해 모세 CMO는 “아무래도 여자아이와 엄마보다는 남자아이와 아빠와 더 연관되는 브랜드인 레고와 협업하게 되어서 정말 기뻤다”면서 “‘위키드’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나아갈 수 있는지에 대한 큰 초기 지표가 되었다”고 말했다.

너무 과한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이 피로감을 느낄 것이라는 지적에 대해 우려하지는 않았을까라는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모세 CMO는 “목표는 사람들이 불쾌해 하기 직전까지 하는 것이었다. 그 선이 어느 정도까지인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온라인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라면 아마 모든 것을 보았겠지만 그렇지 않은 사람들도 많다”면서 “따라서 그들 각자의 모든 소비 여정에 (위키드가) 있어야 한다고 판단했다”고 답했다.

11월 초에는 바비 인형 제조사인 마텔이 만든 위키드 인형 상자에 성인 음란물 웹사이트 주소가 잘못 표기된 일도 있었다. 이와 관련해서 모든 홍보가 (인지도 측면에서) 좋은 홍보라는 격언을 믿느냐는 질문도 나왔다.

이에 마이클 모세는 “중요한 것은 영화를 보고 싶은 욕구를 실제로 해쳤냐는 것이다. 마텔의 위키드 굿즈 관련 사건은 위협이라기보다는 에피소드 정도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화제가 된 영화 '위키드' (유니버설 픽처스 홈페이지)
대대적인 마케팅으로 화제가 된 영화 '위키드' (유니버설 픽처스 홈페이지)

‘위키드’는 지난해 여성을 중심으로 하고, 여성에 의해 힘을 얻는 내용으로 큰 성공을 거둔 ‘바비(Barbie)’에서 영감을 얻어 제작되었다고 한다.

모세 CMO는 여성을 위한 진정한 문화적 이벤트가 되는 현상이 이번에도 일어나기를 희망하면서 극찬이 가득한 리뷰, 긍정적인 입소문, 그리고 뮤지컬의 중독성 있는 노래 등을 통해 크리스마스 시즌 내내 꾸준히 관객을 모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