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병주 기자 | 수입차 시장에서 2030세대의 비중은 급감하는 반면 4050세대의 구매가 늘고 있다. 2030세대 사이에서 경제적 부담과 더불어 구독·공유 서비스 등 자동차 이용방식 변화로 자동차 소유 인식이 약해지면서, 경제적으로 안정된 4050세대의 프리미엄 선호는 더 두드러지고 있다.
21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시장에서 20대 이하 소비자의 구매 비중은 전년 대비 28.8% 감소했다. 30대의 구매 증가폭도 전년대비 미미한 수준이었다.
반면 40대는 27.5%, 50대는 11.3% 증가하며 중장년층이 수입차 시장의 주 소비층으로 자리 잡고 있다.

2030세대의 수입차 구매 감소 원인은 복합적이다. 금리 인상과 경기 침체로 경제적 여건이 악화되고, 자동차 구매를 위한 금융비용 부담이 커진 것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신차 할부 금리 상승으로 초기 비용이 증가하면서 구매를 포기하거나 대체 이동 수단을 찾는 경향도 강해졌다.
차량 공유, 장기 렌트, 구독형 자동차 서비스 확산으로 자동차를 반드시 소유하지 않아도 된다는 인식이 퍼지는 것도 한몫했다. 여기에 가격 경쟁력을 갖춘 국산 전기차 모델이 늘면서 기존에 수입차를 택했을 젊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는 경향도 뚜렷해졌다.
자동차 브랜드들은 4050세대의 구매 비중 증가로 인해 중장년층을 겨냥한 마케팅에 주력할 전망이다. 안전성과 편의성을 극대화하고, 내외부 디자인을 고급스럽게 꾸민 차량의 판매가 두드러질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중장년층은 브랜드 충성도와 재구매율이 높아 수입차 업체들이 이들을 장기 고객으로 유치하려는 서비스와 혜택을 강화하고 있다"며 "젊은 층 소비 감소를 극복하기 위해 금융 지원 및 실용적인 모델 출시 확대, 구독형 서비스 활성화 등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다만 수입차 시장에서는 전통적인 대형 럭셔리 세단 브랜드의 판매 부진을 틈타 스포츠카 중심의 슈퍼카와 고성능 SUV가 선호받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지난 20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의 올해 1월 수입차 등록 자료에 따르면, 람보르기니(58대)와 페라리(32대) 등 초고가 스포츠카 브랜드가 강세를 보인 반면 벤틀리(10대), 롤스로이스(7대) 등 전통적인 대형 럭셔리 세단 브랜드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23%, 22% 판매량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에서는 대형 럭셔리 세단 판매 감소의 주 원인으로 ▲고금리로 인한 리스·할부 비용 증가 ▲전기차 시장 확대 ▲SUV 선호도 상승 등을 꼽는다. 스포츠카 브랜드들은 충성도 높은 고객층과 희소성 전략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이어갈 수 있지만, 기존 대형 럭셔리 세단 브랜드들은 전기차 및 SUV 시장 확대라는 도전에 직면해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고소득층 소비자들의 취향 변화에 따라 럭셔리카 시장도 큰 전환점을 맞이할 것"이라며 "벤틀리, 롤스로이스 같은 전통적인 브랜드들이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향후 시장 판도를 좌우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