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경탁 기자|‘렉라자(Leclaza)’는 유한양행이 개발한 국산 폐암 치료제로, EGFR 유전자 돌연변이를 타깃해 암세포의 신호전달을 차단하는 3세대 경구용 TKI(티로신키나아제 억제제)다. 국내 개발 항암제로는 드물게 미국 FDA 승인과 글로벌 기술수출에 성공하며, 유한양행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의 대표 성과로 꼽힌다.
유한양행이 이 렉라자의 뒤를 잇는 차세대 항암 신약 후보물질 ‘YH42946’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현재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 중이며, 누적 기술료 70억 원을 파트너사에 지급한 상태라고 회사 관계자는 21일 밝혔다.

YH42946은 HER2 및 EGFR 유전자 돌연변이를 동시에 겨냥하는 경구용 TKI 계열 신약 후보물질이다. 유한양행은 2023년 바이오벤처 제이인츠바이오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고 이 물질을 도입했으며, 전임상 단계에서 유의미한 항암 활성을 확인한 바 있다.
현재는 사람 대상 첫 투여(FIH, First-in-Human) 단계에 진입해 한국과 미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세브란스병원 등 주요 병원이 참여하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폐암 권위자인 알렉산더 스피라 박사가 이끄는 ‘넥스트 버지니아’ 임상기관에서 환자 투약이 이뤄지고 있다.
유한양행은 YH42946 기술도입 계약에 따라 지금까지 누적 70억 원의 기술료(마일스톤)를 제이인츠바이오에 지급했다. 계약금과 개발 단계별 성과보상으로 구성된 이 금액은 전체 계약 규모인 최대 4298억 원 중 일부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최근 분기에는 약 10억 원의 마일스톤이 지급됐으며, 임상 진척에 따라 향후 기술료가 순차적으로 이행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유한양행이 렉라자 개발에서 채택한 ‘오픈이노베이션형 신약 개발’ 전략의 연속이다.
렉라자 또한 외부에서 도입한 물질을 기반으로 유한양행이 전임상부터 임상, 기술수출까지 주도한 대표 사례로, 글로벌 제약사 얀센(존슨앤드존슨 계열)에 1조 4000억 원 규모의 기술수출을 성사시킨 바 있다.
YH42946 역시 동일한 경로를 밟고 있으며,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신약을 개발하는 구조를 지속적으로 실현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오픈이노베이션은 제약뿐 아니라 기술 중심 산업 전반에 적용 가능한 전략이며, YH42946은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대표 사례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