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병주 기자 | “개에게도 관절약, 고양이에게도 유산균이 필요하다”는 말이 더 이상 낯설지 않다. 제약사들의 건강관리 대상은 사람을 넘어 반려동물로 확장되고 있으며, 펫헬스케어는 국내 제약사들의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반려동물과 축산동물의 수 증가, 인수공통감염병 우려 확산에 따라 관련 의약품 개발도 활발해지는 추세다. 한국동물약품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동물용 의약품 시장은 1조3743억 원의 규모를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흐름에 발맞춰 국내 제약사들도 브랜드 론칭과 계열사 설립을 통해 펫헬스케어 시장에 속속 진입하고 있다. 대웅제약, 유한양행, 동아제약은 각각 ‘대웅펫’, ‘윌로펫’, ‘벳플’을 통해 서로 다른 전략을 구사 중이다.

신약 기술 전이로 무장한 ‘대웅펫’
대웅제약은 2021년 ‘한국수의정보’를 인수해 반려동물 전문 계열사 ‘대웅펫’을 출범시켰다. ‘반려동물 생애 전주기 헬스케어’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자체 신약 개발과 오픈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R&D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주요 제품으로는 인체용 간 기능 개선제 ‘우루사’ 성분을 응용한 ‘UDCA정’, 스테디셀러 비타민 ‘임팩타민’을 기반으로 한 ‘임팩타민펫’, 그리고 소화효소 보조제 ‘베아제펫’이 있다. 2022년에는 반려동물 영양제 브랜드 ‘애니웰’을 론칭하며 제품군을 확대했다.
최근에는 인체용 당뇨병 치료제 ‘엔블로’와 위산분비억제제 ‘펙수클루’를 반려동물용으로 개발 중이다. ‘엔블로펫’은 세계 최초의 동물용 당뇨병 치료제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펙수클루펫’은 반려동물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로 전환하는 프로젝트다. 이외에도 아토피성 피부염, 유전질환, 줄기세포 유래 엑소좀 기반 치료제 등 고난도 의약품 개발에도 착수한 상태다.
문재봉 대웅펫 대표는 “축적된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반려동물 의약품 개발에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의 든든한 파트너가 되고자 한다”며 “동물병원 시장에서 신뢰받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대웅펫은 제품 판매를 넘어 헬스케어 플랫폼 개발과 임상시험수탁기관(CRO) 운영을 통해 사업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2023년에는 동물용 의약품 임상시험 실시기관 인증을 획득했다.

사료에서 진단까지…‘토털 헬스케어’ 내세운 ‘윌로펫’
유한양행은 2021년 11월 종합 펫케어 브랜드 ‘윌로펫’을 론칭하며 반려동물 시장에 본격 진입했다. 같은 해에는 인지장애증후군(CDS) 치료제 ‘제다큐어’를 선보이며 동물용 의약품 포트폴리오를 본격화했다.
현재 유한양행은 ‘제다큐어’, 관절주사 ‘애니콘주’, 유선종양 면역항암제 ‘박스루킨-15’ 등 차별화된 동물용 치료제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은 모두 인체용 의약품 기술을 반려동물에 적용한 사례로, 비수술적 재생치료 등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
사료 및 영양제 부문에서는 SB바이오팜과의 협업을 통해 프리미엄 사료 ‘윌로펫’을 개발했고, 동물병원 전용 브랜드 ‘유한벳’을 운영 중이다. 여기에 반려동물 진단 키트와 신약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주노랩’에도 전략적 투자를 단행하며 진단·치료·예방 전 주기에 걸친 헬스케어 솔루션 구축에 나서고 있다.

‘몸과 마음’ 함께 챙기는 ‘벳플’의 차별화
동아제약은 지난해 1월 반려동물 브랜드 ‘벳플(Vetple)’을 론칭했다. ‘몸과 마음을 동시에 케어하는 헬스케어’를 지향하며, 정서적 안정까지 포괄하는 차별화된 브랜드 정체성을 구축했다.
초기 제품군은 관절·눈·스트레스 케어(강아지용), 헤어볼·요로·스트레스 케어(고양이용) 등 총 6종으로 구성됐다. 수의사와 반려동물 전문가가 직접 개발에 참여했으며, 인공색소·향료 등을 배제한 저자극 포뮬러와 친환경 포장재를 적용했다.
제품 패키지는 적록 색약이 있는 반려동물의 시각 특성을 반영해 블루 계열을 사용했으며, 재활용 가능한 신문지 펄프와 국제산림관리협의회(FSC) 인증 종이띠지를 도입해 지속가능성도 강조했다.
최근에는 오는 8일 세계 고양이의 날을 맞아 유기묘 지원 프로모션 ‘벳플 벳품’을 진행하고 있다. 고양이 스틱 3종 구매 시 유기묘용 제품을 기부하는 이벤트와 SNS 참여형 캠페인을 병행하며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동아제약 관계자는 “벳플은 종별 특성에 따른 건강뿐 아니라 반려동물의 정서적 안정까지 고려한 브랜드”라며 “펫시장에서의 멘탈케어 대표 브랜드로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