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김영순 기자|‘리니지2 레볼루션’, ‘세븐나이츠’ 등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전성기를 구가했던 넷마블이, 긴 침체기를 지나 2024년 3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하며 다시 반등의 흐름을 만들어가고 있다. 지난 6월 18일 공개된 ‘스톤에이지: 펫월드’까지, 넷마블은 올해 9종의 신작을 예고하며 체질 개선과 성장을 동시에 꾀하고 있다.
2025년 1분기 넷마블은 연결 기준 매출 6239억 원, 영업이익 497억 원, 당기순이익 802억 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6%, 1243.2% 증가했다. 3년 연속 적자 흐름을 끊고 실적 반등에 성공한 셈이다. 상각전 영업이익(EBITDA)도 전년 동기 대비 91.1% 늘어난 816억 원에 달했다.

신작 9종으로 체질 개선 시동…“장르·플랫폼 모두 바꿨다”
성과를 이끈 일등공신은 상반기 출시작들이다. 지난 3월 출시된 ‘RF 온라인 넥스트’는 출시 10일 만에 약 187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분기 매출의 3%를 차지했고,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는 애니메이션 시즌2 방영과 업데이트 효과로 DAU(일일 이용자 수)와 매출이 동시에 증가했다. 두 타이틀은 실적 개선의 ‘쌍두마차’로 불리며 넷마블의 콘텐츠 다변화 전략에 신호탄을 쐈다.
넷마블은 이러한 흐름을 상반기 3종, 하반기 5종 등 총 9종의 신작으로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하반기에는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몬길: 스타 다이브’, ‘프로젝트 SOL’, ‘나 혼자만 레벨업: 어라이즈’ 스팀 버전 등으로 라인업이 이어진다.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올해 준비 중인 기대작들은 상당히 오랜 기간 공들여온 프로젝트들로, 장르 다양화와 플랫폼 확장을 통해 글로벌 유저층과의 접점을 넓혀갈 계획”이라며 “모든 게임에 집중해 성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스톤에이지: 펫월드’로 IP 리부트 본격화…글로벌 향한 승부수
특히 6월 18일 공개된 ‘스톤에이지: 펫월드’는 스테디셀러 IP를 현대적으로 리부트한 대표 사례다. 1999년 첫 출시돼 전 세계 2억 명 이상이 즐겼던 원작 ‘스톤에이지’의 감성을 계승하면서도, 최대 24개 펫으로 구성되는 전략 덱 전투, 100마리 펫이 동시에 출전하는 보스 레이드 ‘강림전’, 마을 중심의 ‘부족 시스템’ 등 최신 게임성을 반영했다. 글로벌 사전등록을 시작한 이 타이틀은 원작 팬과 신규 유저층 모두를 타깃으로 한다.

실제 넷마블의 올해 1분기 국가별 매출 비중은 북미 46%, 한국 18%, 유럽 14%, 동남아 10% 등으로, 전체 매출의 약 80%를 해외에서 거두고 있다. 2024년 연간 해외 매출도 2조 1130억 원으로 전체의 79%를 차지했다. 글로벌 중심 구조는 ‘멀티 플랫폼 + 글로벌 IP + 지역 맞춤형 마케팅’ 전략과 맞물려 더욱 강화되고 있다.
게임업계에서는 넷마블의 최근 행보를 단순한 실적 회복이 아닌 구조적 전환의 신호로 해석한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시장에서 IP 리부트와 장르 다변화는 이미 성공 방정식으로 자리 잡았다”며 “넷마블도 기존의 MMORPG 중심 전략에서 벗어나 유연성과 기민함을 갖춘 콘텐츠 전략으로 전환하는 모습”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과금 구조, 운영 전략, 유럽 앱마켓 수수료 정책 등 외부 변수에 대한 대응은 여전히 과제다. 넷마블은 “유럽 매출 비중은 현재 13~15% 수준으로 제한적”이라면서도, “향후 비중이 커질 경우 영향력도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흥행의 문턱은 여전히 높지만, 신작 중심의 구조 전환이 뚜렷해진 지금 넷마블의 시도는 단지 ‘출시’가 아닌 ‘전환’을 향한다. 시장의 중심에서 멀어졌던 시간만큼, 이번 반등의 궤적이 얼마나 길고 탄탄할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