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경탁 기자|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LG전자가 민간 차원의 자율적 기업가치 제고에 나섰다. 이사회 결의를 통해 창사 이래 처음으로 자사주 소각을 단행하고, 중간배당도 병행하며 주주환원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책에 의존하기보다는 시장 주도의 능동적 실행사례로서 기업 스스로 가치 제고에 나섰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LG전자는 24일 이사회에서 자사주 보통주 76만1,427주를 이달 말 전량 소각하기로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전체 발행 주식수의 0.5% 규모로, 소각예정금액은 이사회 결의 전일(23일) 종가 기준 약 602억 원에 달한다.
이번 자사주 소각은 배당가능이익 범위 내에서 이사회 결의에 의해 이뤄지는 방식으로, 발행주식 수는 줄지만 자본금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LG전자가 자사주 소각에 나선 것은 창사 이후 처음이다.
LG전자는 작년 12월 ‘밸류업 프로그램’을 통해 배당성향 상향 조정과 자사주 취득·소각 검토 등 주주환원 정책 강화 방안을 밝힌 바 있다. 이번 발표는 이에 대한 구체적 실행 조치로 풀이된다.
자사주 소각과 함께 LG전자는 2025년도 중간배당 실시도 결정했다. 보통주와 우선주 각각 1주당 500원을 배당하며, 배당기준일은 8월 8일, 지급일은 8월 22일이다. 중간배당 총액은 900억 원 규모다.
이번 발표는 이재명 정부가 최근 강조한 기업 자율 중심의 밸류업 촉진 기조와도 맞물리며, 정책 유인에만 의존하지 않고 민간 스스로 움직인 사례로서 평가된다.
한편 LG전자는 2024년부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소유주지분) 대비 배당성향을 기존 20%에서 25%로 상향 조정하고, 주당 기본(최소) 배당액을 1000원으로 설정한 바 있다.
이에 대해 LG전자 관계자는 “주주들의 안정적 현금흐름을 보장하고 기업가치에 대한 시장의 신뢰를 높이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