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LG전자, 5년 내 유럽 가전 매출 2배로 ‘퀀텀 점프’

프리미엄·볼륨존 투트랙…현지 맞춤 공간·에너지 해법
류재철 “B2B·D2C·비하드웨어 강화…中 속도 위협 넘는다”

  • 기사입력 2025.09.05 10:58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LG전자가 5일(현지시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유럽 시장 맞춤 전략을 공개했다. 5년 내 유럽 가전 매출을 2배로 늘려 확고한 1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한 것이다.

유럽은 LG전자가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북미와 함께 세계 최대의 가전 시장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Statista)에 따르면 올해 유럽 가전 시장 규모는 약 150조원에 달하며, 연평균 4.1%씩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5배나 오른 에너지 비용과 엄격한 기후 변화 규제로 효율성이 핵심 경쟁력이 된 만큼, LG는 초고효율 제품군을 앞세워 현지 수요를 정조준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출시한 초고효율 세탁기는 70%, 바텀 프리저 냉장고는 40%, 세탁 건조기는 10%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LG전자 모델이 싱크대 히든 스테이션에서 나오는 로봇청소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유럽 최대 가전 전시회 'IFA 2025'에서 LG전자 모델이 싱크대 히든 스테이션에서 나오는 로봇청소기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좁은 주거 구조 겨냥한 현지형 가전

LG는 재건축이 어려운 유럽 특유의 좁은 주거 구조를 겨냥해 공간 효율 해법을 내세웠다. 대표 사례가 벽에 완전히 밀착해 설치할 수 있는 ‘제로 클리어런스(Zero Clearance)’ 냉장고다. 더불어 키가 큰 유럽인의 체형에 맞춰 높이를 조정, 내부 저장 공간까지 확대했다.

후드 일체형 인덕션을 전면에 배치해 밀레 등 일부 현지 업체가 장악한 시장에도 본격 도전했다. 팬과 필터를 인덕션 본체에 내장해 별도 천장형 후드가 필요 없도록 만든 것으로, 아일랜드 주방을 선호하는 유럽 트렌드에 맞춘 해법이다.

“신성장 사업·투트랙으로 수익·성장 퀀텀 점프”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사장)은 IFA 개막 전날인 4일(현지시간) '메세 베를린(Messe Berlin)'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성숙기에 도달한 유럽 시장에서 수익성과 외형 성장 모두 퀀텀점프를 하겠다”고 강조했다.

LG전자는 유럽에서 프리미엄과 볼륨존(중간 가격대) 시장 모두 톱 티어 군에서 해외 브랜드와 치열하게 경쟁하는 상황이다. 보쉬, 밀레 등 전통 강자가 건재하고, 중국·튀르키예 가전 업체도 신흥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에 류 사장은 "올해부터는 B2B(기업간거래), D2C(소비자직접판매), Non-HW(비하드웨어) 등 신성장 사업에 속도를 높이고, 프리미엄뿐만 아니라 볼륨존 공략을 강화할 것“이라며 "유럽 가전 매출을 5년 내 2배로 키워 확고한 유럽 1위 가전 브랜드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이 IFA 2025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류재철 LG전자 HS사업본부장이 IFA 2025 현장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LG전자 제공

‘속도’의 중국과 LG의 반격 카드

류 사장은 중국 브랜드 가전의 글로벌 시장 공세와 관련해 "중국 브랜드의 가장 큰 위협은 속도"라며 "과거 한국 브랜드가 미국, 유럽 선진국을 상대로 한 '패스트 팔로우' 전략과 유사하다"고 평가했다.

그는 LG전자가 주도하던 로봇청소기 시장을 중국 브랜드에 내준 것 역시 "아픈 손가락"이라며 "로봇청소기 생태계 경쟁이 달라졌는데, 하반기 출시하는 신제품에는 자율주행 노하우를 벤치마킹하고, 기술 이식, 소프트웨어 자원 강화 등을 통해 경쟁력이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LG전자가 중국 업체들과 합작개발생산(JDM)에 나선 것 역시 "중국 산업 생태계를 이해하기 위해서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잘 활용하면 보급형 경쟁력을 따라갈 수 있고, 여기에 우리만의 차별화된 포인트가 가세하면 중국의 위협도 충분히 넘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다만 ‘로봇 집사’ 콘셉트의 Q9 제품은 “하드웨어 진화 속도가 예상보다 빨라 출시 일정을 조율 중”이라며 "조만간 LG가 만드는 홈 로봇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공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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