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과 엮인 정용진, 어떤 ‘큰 그림’?
백종원과 엮인 정용진, 어떤 ‘큰 그림’?
  • 조성미 기자 (dazzling@the-pr.co.kr)
  • 승인 2019.12.13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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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남의 광장’ 목소리 출연으로 엄청난 홍보효과
못난이 감자에 판로 제공…제작지원도 결정

안 팔리면 제가 다 먹죠 뭐 ㅎㅎ

[더피알=조성미 기자] 예능 프로그램에 목소리만 출연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이 이틀째 폭발적인 관심을 받고 있다. 대기업 총수 신분으로 예능에 나서는 파격을 시도했기 때문. 무엇보다 그 주인공이 평소 개인 SNS를 통해 요리와 음식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보여온 정 부회장이라는 점에서 화제성이 배가됐다.    

SBS ‘맛남의 광장’은 백종원 대표가 출연하는 새로운 음식 예능으로, 휴게소 음식 판매를 통해 농수산물 소비 촉진을 꾀하는 프로그램이다. 12일 방송분에서는 감자를 이용한 레시피 개발에 앞서 감자 농가를 찾는 모습이 방영됐다.

‘맛남의 광장’ 방송 화면.
‘맛남의 광장’ 방송 화면.

이 과정에서 동그란 모양이 되지 못해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이른바 못난이 감자로 어려움을 겪는 농민들의 이야기가 전해졌다. 이에 백 대표는 인맥 찬스를 쓰겠다고 전화연결을 했고, 상대방에게서 못난이 감자 30톤 구매를 약속받았다.

통 크면서도 시원시원하게 감자를 사준 미스터리한 키다리 아저씨의 정체가 바로 정용진 부회장이었다. 뿐만 아니다. 이마트는 매장에 맛남의 광장 코너를 만들어 국산 농수산물 유통에 힘을 보탰다.

TV 프로그램을 통해 주목도를 높이고 TV 속 농수산물이 이마트를 통해 바로 유통되는 TV형 미디어 커머스가 구축된 것이다. ▷관련기사 바로가기: KBS-CU ‘마장면’, 다 계획이 있었구나

결국 이마트는 맛남의 광장 제작지원에도 나서게 됐다. 이에 대해 이마트 홍보팀 관계자는 “부회장님과 백 대표님의 친분에 대해서는 (우리도) 알 수 없다”면서도 “다만 이마트가 그동안에도 낙과판매를 비롯해 농수산물 판로 확보를 통해 농가를 돕는 활동을 벌여온 만큼, 방송 취지에 공감해 제작에 참여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백종원 대표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마트에서 장보는 모습을 노출하기도 했다. 더불어 이번 방송에서도 백 대표가 정 부회장을 ‘족발 잘 하는 사람’이라고 언급하거나 ‘또 맛있는 거 해드릴게요’라고 이야기하며 친분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앞서 정 부회장은 정용진은 ‘재계의 백종원’이 되고픈 걸까?란 더피알의 물음에 개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직접 ‘아니요’라고 답한 바 있다. 그런데 이번 방송을 통해 의도했든 그렇지 않든 백종원과의 접점을 과시하며 국민적 관심도를 끌어낸 셈이다. 

이러한 분위기가 최고경영자로서 정 부회장의 PI(President Identity)에도 플러스 요인으로 작용하는 듯 하다. 정 부회장은 최근 일렉트로마트와 삐에로마트의 폐점을 비롯해 신세계 수익성 악화에 따른 쓴소리를 들어야 했다. 하지만 목소리 출연 한 번으로 경영자로서 그의 통 큰 스타일이 부각되며 긍정적인 기사를 낳고 있다.  

시청자들도 방송 취지나 정 부회장의 출연에 긍정적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폐기될 감자의 유통망을 확보해 농가에 보탬이 되고, 또 소비자에게 저렴하게 상품을 공급하는 길을 열어주는 것이 영향력 있는 방송의 순기능이라며, 이런 식의 상업홍보라면 괜찮다는 의견을 피력하고 있다.

정 부회장을 향한 세간의 급격한 호감이 위기론이 대두되는 마트 경영 성적표에 반전을 꾀할 첫 단추가 될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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