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단체장 3인 토크ⓛ] 대한민국 PR업계 지금 무엇이 절실한가?
[PR단체장 3인 토크ⓛ] 대한민국 PR업계 지금 무엇이 절실한가?
  • 김영순 기자 (ys.kim@the-pr.co.kr)
  • 승인 2023.04.10 08:00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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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담회: 김주호 한국PR협회장, 김기훈 한국PR기업협회장, 황성욱 한국PR학회장

PR이 격변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 양적 완화가 끝나고 경제적 불확실성이 도래한 가운데 디지털 분야의 폭발적 성장과 OTT나 MCN 등 새로운 매체의 정착, 챗GPT로 대변되는 AI의 급격한 발전은 PR에 대해 기존과는 다른 접근을 요구하고 있다. 경계가 사라지고 협력과 연대가 중요해지는 이 시대에 한국PR협회, 한국PR기업협회, 한국PR학회의 수장들과 함께 현재의 PR 과제에 대해 묻고 진단하는 자리를 가졌다. <편집자주>

더피알타임스=김영순 기자   

김주호 한국PR협회장(가운데), 김기훈 한국PR기업협회장(좌측), 황성욱 한국PR학회장(우측).  PR단체장이 KPR회의실에서 함께 모여  새로운 기로에 선 회원들과 PR인을 위한 해결방안을 진지하게 모색하는 시간을 가졌다.  사진=전재현 포토그래퍼

우선 현재 PR업 대표 단체의 주요 역할에 대해 세 분의 의견을 듣고자 합니다.

김주호 한국PR협회장(이하 김주호) 한국PR협회는 기업 홍보실, PR 기업, 학회 등에서 PR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모여 결성됐습니다. 가장 먼저 제안한 분이 김한경 KPR 회장님이죠. 국제PR협회 한국지부를 먼저 만들고, 그게 토대가 되어 PR협회, PR학회가 만들어졌습니다.

협회는 단체, 기업, 개인까지 모두 아우릅니다. PR의 저변 확대, 인식 제고, 유튜버·인플루언서·중견 실무자 등에게 업그레이드 교육 기회 제공 등의 역할을 합니다. PR은 PR의 고유 영역만으로는 다른 영역과 싸워서 이길 수 없습니다. 디지털, 이벤트, 프로모션, 광고도 PR하는 입장에서 볼 수 있어야 합니다.

세일즈를 당장 부양시키지는 못해도 그 전 단계까지 브랜드 이미지를 높이는 것을 PR의 기능으로 봐야 합니다. 그래서 PR과 드라마, 스포츠, 법 등의 주제로 다른 영역과의 결합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PR협회의 주요 역할입니다.

김기훈 한국PR기업협회장(이하 김기훈) 한국PR협회가 전체를 아우른다면 저희는 회사 중심입니다. 그런데 큰 회사가 가입되어 있으면 업계를 대변하는 파워가 있을 텐데, 들어왔다 나가기도 하다 보니 힘이 약한 것이 현실입니다. 협회로서의 끈끈함이 떨어지는 점은 개선해야 할 중요 사항입니다.

김기훈 PR기업협회장.
김기훈 한국PR기업협회장. 사진=전재현 포토그래퍼

황성욱 한국PR학회장(이하 황성욱) PR의 시작을 파고들면 수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도 있지만, 학술적으로는 1980년대 제임스 그루닉이 이론을 정립한 것을 현대 PR의 시작이라 봅니다. 국내에서 본격화된 것은 1990년대입니다.

회사들이 IMF 때 많이 생겼어요. 당시 IT 붐이 일었고 언론사 기자들이 나와서 회사를 많이 차렸습니다. 그러고 보니 저희 학회가 생긴 것도 1997년이니 그때군요. 학회는 연구 단체입니다. 저작물들이 공고하게 바로 서야 정체성에 부합할 수 있죠. 그래야 힘이 생깁니다.

대한민국에 커뮤니케이션 분야 학회가 10~15개 정도 있는데, 차별화하려면 그런 부분이 바로 서야 합니다. 그래서 발간하는 'PR연구'에 좀 더 신경 쓰고자 합니다. 그리고 학술지 중에 'Asian Journal of Public Relations'(AJPR)가 있는데 이걸 잘 키우는 게 앞으로 중요한 과제입니다.

학술지를 플랫폼으로 삼아 두 협회와 좋은 프로젝트로 연결될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두 협회의 일들이 국제적으로 소개될 필요가 있어요. 그래서 새롭게 변화하면서 호수도 늘리고 글로벌 학술 논문 플랫폼인 '스코퍼스'에 등재되는 게 목표입니다. 두 협회의 여러 전문가들과 긴밀히 협력할 때 가능한 일이라고 봅니다.

김주호 PR협회장께서는 협회 역할에 대한 깊은 고민을 더 하고 계신듯 합니다. 

김주호 20년 전만 해도 PR상이라고 하면 기업 공로상 성격이 짙었는데 그걸 컴페티션(Competition) 형태로 하는 걸 추진했습니다. 계속 해온 일이기에 애정이 있는데, 문제는 자생 단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미국의 PRSA(Public Relations Society of America)는 회원만 1만 6000명이고 세미나도 수백 개나 열립니다. 우리나라는 회비로 운영한다는 인식을 정착시키는 게 어렵습니다. 한국디지털광고협회 등이 회비 중심 체계로 운영하는 것에 비하면 아쉽지만 그게 안 되니까 기업 협찬 등을 통해 재원을 마련해 사업을 추진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국제 교류가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헬스케어, 정치 등 모든 종류의 국제대회를 다 했습니다. 그런데 PR 분야는 국제 컨퍼런스를 유치한 적이 없어요. PR 컨퍼런스는 중국, 일본, 동구권도 경험이 있는데 한국에선 못 한 거예요. 펀드도 마련하려 했는데 응집력이 없어서 실패했죠. 그걸 하는 게 장기적인 꿈입니다.

PR 시장 규모가 정확하지 않습니다. 어딘가에서는 2조 원, 어딘가에서는 실제적으로는 1조 원이 안 된다고도 합니다.

황성욱 한국PR학회장. 사진=전재현 포토그래퍼.
황성욱 한국PR학회장. 사진=전재현 포토그래퍼.

황성욱 공공 영역 쪽으로 한정해서 본다면 7000억 원 정도일 것입니다. 여기에 기업이 추가되는 순간 조 단위는 당연히 넘어가죠. 평창동계올림픽 유치 등 거대 이벤트를 홍보하는 데 투입된 자금까지 포괄하면 그 액수는 너무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라고 봅니다.

김주호 인플루언서, MCN 등을 PR 영역으로 볼 수 있습니다. 다 상품 PR, 기업 PR, 정부 PR하려고 쓰는 것이니까요. 그리고 기업 CSR 커뮤니케이션 등도 PR 영역으로 본다면 굉장히 규모가 클 듯합니다. 그러나 그걸 제대로 산정하는 기관은 부족하죠.

김기훈 그런데 시장 자체를 구분짓기가 어렵습니다. TV 광고는 명확하잖아요. 반면 PR은 애매한 부분이 있어요. PR이 30년 정도 돼서 이제 산업이 뿌리를 내리려고 하는데 그 시점에 디지털화가 맞물리면서 학계분들을 만나봐도 정체성 혼란을 많이 느낀다고 합니다.

디지털화되면서 사람들이 단기적인 걸 쫓다 보니, PR의 정의는 지속가능한 발전에 맞춰지고 있어요. 마케팅과는 달리 중장기적 관계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PR이 대두되는 거죠.

김주호 한국PR협회장. 사진=전재현 포토그래퍼
김주호 한국PR협회장. 사진=전재현 포토그래퍼

 PR 부문 정의에 대한 갈구는 여전하고, PR의 가치와 시너지를 높이기 위한  보완이 있을 것 같습니다.

김주호 그래서 협회의 기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외대, 경북대 등 대학교 교수님들이 학생들을 데리고 올 때가 있어요. 그러면 학생들에게 의도적으로 언론 대응 이런 건 거의 얘기하지 않고 영상부터 보여줍니다.

유튜브 등 결과물을 보여주고 질문을 하죠. “입학할 때 혹시 콘텐츠 전문가가 되겠다고 하지 않았냐?”고요.

그리고 “유튜브를 하는 회사가 따로 있는 게 아니고, 개인 영역으로 성공한 사람들이 있는데 그것은 극히 일부다. 그건 일반적인 직업으로서 성공한 게 아니고, 그걸로 먹고살 만한 사람은 극히 일부이며 나머지는 취미 수준이다. 그런데 그런 걸 업으로 삼아서 할 수 있는 회사가 PR 회사다”라고 설명합니다.

이렇게 PR의 영역을 거꾸로 얘기하면 아무 생각 없다가, 혹은 막연히 유튜버를 하겠다고 하다가 이쪽 인턴으로 입사하는 경우도 있어요. 완전히 전향하는 거죠.(웃음) 교수님들도 이처럼 현업과 교류하는 활동이 많아져야 학생들이 이걸 직업으로 택하지 않을까 싶어요.

그리고 한국PR협회는 대학생PR위원회를 만들었어요. ‘피알스’ 등 동아리도 있습니다. 공모를 통해 30명을 뽑아서 그 친구들이 협회 인스타를 운영하고 있어요. 그리고 PR 토크나 세미나를 할 때마다 오게끔 합니다. 1년이 지나면 다음 후배들이 이어받을 예정입니다. 그런 접점을 늘려가려 하는데 쉬운 일은 아니죠.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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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4-10 10:03:26
기다렸던 기사였습니다! 기획하시고, 인터뷰 하신 분들께 감사합니다. 서로 간에 이런 교류와 대화, 방안 모색을 통해 대한민국의 더 나은 PR활동이 전개되리라 생각됩니다!
2편도 기대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