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스페셜 리포트] 런칭했다고 끝이 아니다…로컬에서 오래 살아남기

[서울×지역×청년, ‘넥스트로컬’ ③]

'지역과 공감대'가 숙제...커뮤니티와 네트워킹으로 활로 모색
거창한 홍보보단 창업팀들 이야기를 모아 '넥스트로컬' 정체성 드러낼 것

  • 기사입력 2023.09.12 08:00
  • 최종수정 2023.09.12 09:58
  • 기자명 김병주, 김민지 기자
올해 4월 1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넥스트로컬 성과공유회'에서 경남 고성의 '제3양조' 최영경 대표가 자사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사진=넥스트로컬.
올해 4월 13일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서 열린 '넥스트로컬 성과공유회'에서 경남 고성의 '제3양조' 최영경 대표가 자사 성과를 공유하고 있다. 사진=넥스트로컬.

더피알=김민지·김병주 기자 | 서울시가 진행하는 '넥스트로컬' 사업은 어느덧 5기를 맞았다. 로컬 크리에이터의 꿈을 안고 지역에 간 청년들은 지역과의 간극을 줄이기 위해 다같이 모여 경험과 지혜를 공유한다. 관계자들은 다양한 창업팀들의 이야기를 모아 넥스트로컬의 정체성을 형성해가는 데 의의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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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로컬을 통해 도전한 모든 청년 창업가가 창업에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2단계 사업화 과정에 선발되고 3단계 후속 지원에 이름을 올린 팀 중에서도 지역과 관계가 중단된 경우가 여럿 있다. 지역 연계성을 지속적으로 가져가는 것에 어려움을 겪거나 지역 사회에서 적응하지 못해 수도권으로 다시 이주한 경우다.

로컬 창업에서 크리에이터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부분이 지역 주민과의 공감대 형성이다. 큰 사업체가 아니다 보니 지역 경제에 얼마나 기여할지 가시적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 농산물을 활용하더라도 외지 가공 농장에서 물건을 생산하는 거라면 지역과 상관성이 충분치 않다고 부정적으로 바라보기도 한다.

위로약방 한은경 대표는 “1%의 지역 원료만 사용하고도 그 지역 이름을 전국에 알릴 수도 있는 게 로컬 사업”이라고 말하면서 지역과 창업가의 간극을 좁히는 것은 로컬 창업의 숙제라고 강조했다.

팀 간의 교류회를 자주 가져 노하우를 공유하고 서로 의지하는 것도 로컬 크리에이터들이 바라는 점이다. 네트워킹할 만한 플랫폼이 있지 않은 이상 로컬에서 살아남는 일은 외롭고 고된 일이라고 말한다. 그들의 목소리를 반영해 올해 넥스트로컬은 기존 기수와 다르게 4단계 ‘지속 지원’을 진행한다.

7월 4일 서울 중구 정동1928아트센터에서 열린 넥스트로컬 5기 발대식에서 청년창업가들의 팝업스토어가 열렸다. 

4단계 지속 지원은 넥스트로컬과 로컬 브랜드의 지속 가능성을 끌어올리기 위해 도입한 네트워킹과 ‘스케일업’ 격의 비예산 프로그램이다. 단순히 금전적인 성장 지원보다는 지역 연계 창업 팀의 커뮤니티와 네트워킹을 촉진하면서 새로운 상품을 만들 기회를 마련해준다.

지난해 1기부터 4기까지 모두 모인 자리에서도 백화점 MD, 유통회사를 만날 때 취해야 할 태도와 준비물 등 세세한 부분까지 선배들의 피드백이 오갔다. 지역 연계 창업이 투자자를 유치하기 쉬운 일이 아닌데, 넥스트로컬에서는 작년부터 팀을 모집해 IT나 식품, 테크 방면에서 소셜·임팩트 투자자들을 만나며 지속적인 투자 연계에 나서고 있다.

팀들의 이야기가 정체성이다

백경진 주무관은 서울시의회 내부에서도 로컬과 청년, 창업을 묶어내는 구조에 대한 필요성이 잘 알려져 있었다고 말했다. 내부적으로도 지방이 서울 청년들에게 기회의 장이 될 수 있다는 설득 과정은 어렵지 않았다.

다만 넥스트로컬 사업은 거창하게 터뜨리는 방식의 홍보에는 나서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현재로서는 공식 채널과 블로그에서 넥스트로컬을 이야기하고 있다.

사업 홈페이지에 나온 과정과 창업팀들의 아이템 소개 이면에는 복잡한 단계와 많은 이해관계자, 개별 사업을 하나하나 이해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전달하는 데에 대한 어려움이 산적해 있다. 백 주무관은 “창업팀들이 경험했던 넥스트로컬을 이야기해야 그게 저희 자체가 되고, 저희 미션이 되죠”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만들었던 다큐멘터리 외에도, 넥스트로컬은 다수의 일반 창업을 노리는 청년에게 이 사업을 떠밀며 안내하는 것보다는 로컬에 관심을 두고 있던 청년을 대상으로 찬찬히 사업을 조망해 볼 수 있는 콘텐츠 중심의 카드 뉴스로 스토리텔링에 나서려 한다.

정석 교수는 “서울은 홀로 성장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며 “불과 5기밖에 진행되지 않은 사업이지만, 그렇기에 이 사업이 앞으로도 지속되고 확대되며 성과가 더 널리 알려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기대감을 밝혔다.

넥스트로컬 5기 오리엔테이션 현장.
넥스트로컬 5기 오리엔테이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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