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박주범의 ESG 소통] 순환경제를 발전시켜라

마텔의 PlayBack 프로그램

  • 기사입력 2023.10.27 08:00
  • 기자명 박주범

더피알=박주범 | 아이들이 커버린 후 더 이상 갖고 놀지 않는 장난감은 부모들에게 참 어려운 숙제를 준다. 버리기에는 너무 멀쩡한 상태인 것 같고, 시간과 노력을 들여 팔기도 번거로우며, 형제가 없거나 이웃과 교류가 적은 요즘 세상에 아무에게나 물려주기도 애매할 때가 많다.

또 대부분의 장난감들이 플라스틱으로 만들어져 있어 결국 환경에 악영향을 미치는 쓰레기가 된다는 사실은 쓸모를 다한 장난감 처분을 더 부담스럽게 만든다. 기후 위기나 자원 고갈에 대한 사회적·환경적 우려가 높아지면서 아이들을 유혹해 무조건 더 많이 파는 것만으로는 장난감 회사들도 지속 가능성을 장담하기가 어려워졌다.

마텔 등 세계적 장난감 제조사들은 플라스틱 장난감이 환경에 미치는 영향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는 방법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미국의 업계 단체인 장난감 협회(The Toy Association)가 2022년 실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부모들 중 78%가 장난감의 지속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답했다.

1945년 창립한 마텔(Mattel, Inc.)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한 어린이 및 가족 엔터테인먼트를 제공한다는 사명 아래 놀이를 통해 아이들에게 영감과 즐거움을 줄 수 있는 제품과 경험을 만든다.

7월 20일 미국 뉴욕 블루밍데일에 마텔 사의 주력 제품인 바비가 전시되어있다. AP/뉴시스.
7월 20일 미국 뉴욕 블루밍데일에 마텔 사의 주력 제품인 바비가 전시되어있다. AP/뉴시스.

바비(Barbie), 핫휠(Hot Wheels), 피셔프라이스(Fisher-Price), 아메리칸 걸(American Girl), 토마스와 친구들(Thomas & Friends), 우노(UNO), 마스터즈 오브 더 유니버스(Masters of the Universe), 몬스터 하이(Monster High) 및 메가(MEGA) 등 자녀가 있는 부모들에게 익숙한 브랜드들이 모두 마텔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재미는 순환한다(Fun comes full circle)

장난감의 수명을 연장하고 매립을 막기 위한 프로그램인 ‘플레이백(Mattel Playback)’ 이니셔티브는 폐기물을 줄이는 것을 목표로 오래된 장난감을 수용하여 재활용하고 재사용할 수 있는 쉽고 지속 가능한 방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미래의 장난감 생산에 플레이백 프로그램을 통해 수집된 재료를 사용한다는 장기적인 목표를 가지고, 플라스틱 처리 및 재활용 분야에서 새로운 기술 탐구를 통해 제품의 내구성 및 분해와 관련된 학습을 제공하고 순환 경제를 위해 만들어지는 제품의 향후 설계에도 도움을 준다.

순환 경제란 새로 투입되는 자원의 양과 폐기되는 물질의 양을 최소화하고, 순환되는 물질의 양을 최대화한 경제구조를 뜻한다. 생산-소비-폐기 주기 안에서 끊임없이 순환하며 폐기물의 발생과 자원의 투입 및 낭비, 에너지 누출 과정을 최소화하는 등 제품 관리 및 순환 설계 원칙 지원을 통해 플레이백 프로그램은 마텔의 ESG 전략 및 목표에 부응하고 있다.

플레이백 프로그램은 2021년 5월 미국과 캐나다에서 먼저 시작한 후 고객들의 호응에 힘입어 현재는 독일, 프랑스, 영국 등지로 확대되었고, 장난감 종류도 바비, 피셔 프라이스, 매치박스, 메가 등 계속 추가되고 있다.

소비자 참여 방법은 간단하다. Mattel.com/PlayBack을 방문하여 무료 배송 라벨을 인쇄한 후 오래된 장난감을 상자에 넣어 반송하면 된다. 수집된 장난감은 재료·유형별로 분류 및 분리된 후 재활용 처리된다. 새 장난감의 소재로 재활용할 수 없는 경우 다운사이클하거나 폐기물에서 에너지로 전환한다.

또한 ‘아메리칸 걸 인형 병원’에서는 아이들이 사랑하는 인형을 매장이나 온라인에서 수리 및 복원하여 인형의 놀이 시간과 수명을 연장하는 작업을 수행한다. 인형 모델의 단종일부터 최소 15년 동안 교체 부품을 유지함으로써 파손, 마모 또는 교체가 필요한 대부분의 부품을 수리한다.

얼룩 제거, 사지 재부착, 눈 교체 등이 포함되는 ‘일반 서비스’나 인형 손질, 머리 손질, 귀 뚫기, 보청기 설치 등의 ‘웰니스 방문’ 등이 가능하며, 서비스가 완료되면 건강 증명서와 함께 인형을 배송한다. 2020년에 2만8000개 이상의 인형을 수리했는데, 이 가운데 약 4분의 1은 10년 이상 된 것들이다.

물려주거나 공유할 수 있도록 내구성이 뛰어난 제품을 만들면서 동시에 장난감의 수명을 연장하기 위한 이러한 서비스는 모두 버려진 장난감이 매립되지 않고 놀이 상태로 유지되도록 하기 위한 노력으로 전 세계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순환 경제를 위한 기본 원칙

마텔은 특히 제품과 포장 개발에 에코 디자인과 순환 디자인 등을 적용해 순환 경제 원칙을 구현한다. 에코 디자인은 전체 수명 주기 동안 제품이나 패키지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순환 디자인 원칙은 기존 선형 경제 구조에서 정해지는 시작-중간-끝으로 구성된 수명 주기가 아예 없는 제품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

즉 순환 디자인 원칙은 만들어지고, 또 다시 만들어지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제품을 지원하는 것이다. 낭비를 없애고 자원의 지속적인 사용을 촉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마텔 순환 경제의 기본 원칙은 다음과 같다.

▷ 신중한 재료 선택(mindful of materials) : 재생 가능, 재활용되었거나(recycled) 재활용 가능(recyclable) 및 바이오 기반 재료를 사용한다.

▷ 오래 지속되도록 제작(built to last) : 내구성이 뛰어나고 강도 높은 놀이에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한다.

▷ 편리한 재활용(recycle ready) : 쉽게 재활용할 수 있는 재료로 제품과 포장을 만들어 소비자가 가까운 재활용 처리/수거 시설에서 재활용할 수 있도록 한다.

▷ 책임 있는 회복(responsible recovery) : 제품의 수명이 다한 후 회수하는 재료는 새로운 제품에 재사용될 수 있도록 폐쇄 루프 설계로 전환하여 재료의 가치를 확장한다.

시민 자격 보고서(Citizenship Report)

ESG 전략 및 목표를 포함하는 ‘시민 자격 보고서’는 세계의 좋은 시민이 되기 위해 과거의 노력을 평가하고 더 나은 시민이 되겠다는 마텔의 약속을 담고 있으며, 서약의 큰 부분은 더욱 친환경적인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2004년 첫 번째 시민 자격 보고서 발행 후 꾸준히 업데이트되고 있는 마텔의 ESG 목표는 지속 가능한 설계 및 개발, 책임 있는 소싱 및 생산, 번성하며 포용적 커뮤니티를 나타내는 세 가지 기둥을 중심으로 한다.

가장 최근 발행된 2021년 시민 자격 보고서에서 마텔은 2030년까지 자원 소비를 최적화하고, 범위 1과 2의 온실가스(GHG) 절대 배출량을 50% 줄이며, 제조 폐기물 제로를 달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또한, 2030년까지 제품과 포장에 재활용되었거나, 재활용 가능, 또는 바이오 기반 플라스틱 소재 사용을 100% 달성할 것이다. 이는 환경에 미치는 영향을 줄이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동시에 보다 지속 가능한 소재와 제품 관리 및 순환성의 원칙을 제품 디자인에 통합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이들은 자라면서 주변 사람, 환경, 그리고 장난감 같은 사물에 이르기까지 상호작용하는 모든 것들의 영향을 받는다. 어린 시절 삶의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장난감을 수리하고 재활용 계획을 공유하는 것은 아이들에게 지속 가능성의 미래를 고취하는 가장 진정성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물론, 다음 세대에게 지속 가능성을 소개하고 교육하는 것은 이를 확장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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