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영혼의 결혼 상대’ AI는 알고 있다
내 ‘영혼의 결혼 상대’ AI는 알고 있다
  • 박주범 기자 (joobump@loud.re.kr)
  • 김병주 기자 (kbj1218@the-pr.co.kr)
  • 승인 2024.02.29 18: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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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핑G] 일본 32개 도도부현 ‘AI 결혼상대 찾기’ 서비스
잠재적 파트너 풀 넓히고 “민간 업체 비해 가성비 좋아”
2월 13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발렌타인데이 기념 '하루 동안의 결혼' 행사가 열려 모의 결혼식을 맞춘 남녀가 입을 맞추고 있다. 뉴시스.
2월 13일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발렌타인데이 기념 '하루 동안의 결혼' 행사가 열려 모의 결혼식을 맞춘 남녀가 입을 맞추고 있다. 뉴시스.

더피알=박주범 | 저출산에 시달리는 여러 국가에서 두드러지는 또 다른 문제가 결혼률의 하락이다. 우리나라의 2022년 혼인건수는 19만2000건, 1970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낮았다. 평균 초혼 연령은 남자 33.7살, 여자 31.3살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며 혼인 문제의 심각성을 드러냈다.

늦게 결혼하거나 아예 결혼하지 않는 사람이 늘어나는 건 일본도 마찬가지다. 재팬타임스(The Japan Times)는 지방 정부가 이러한 추세를 뒤집기 위해 인공지능(AI)을 해결수단으로 선택하고 있다고 2월 27일 보도했다.

일본의 여러 지역 당국은 잠재적 파트너 간의 적합성 평가에 AI를 사용해 전통적인 ‘곤카츠’ (婚活, 연인이나 결혼 상대를 물색하는 일) 매치메이킹 이벤트를 조직하고 있으며, 때론 함께 연결되리라 상상하지 못했던 사람들도 이어지고 있다 설명했다.

전국적 인구 감소 추세 때에 결혼 성사도 중요한 공공 정책으로 보는 중앙정부도 이런 움직임을 지지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1 회계연도부터 공개적으로 운영되는 AI 중매 사업에 대해 20억엔(약 206억원)에 달하는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데 이어, AI 중매 사업을 진행하는 지방자치단체에 비용의 3분의 2를 지급하기로 했다.

일본 아동가족청(Children and Family Agency)에 따르면 지난해 3월 말 기준 47개 도도부현(都道府県) 중 31개 도도부현이 ‘AI 결혼상대 찾기’ 서비스를 제공했고, 12월에는 도쿄도도 합류했다.

출산율 감소와 인구 고령화를 우려한 에히메현은 2015년 3월 이래 빅데이터를 사용해 사람들을 잠재적인 파트너와 연결해 왔다. 에히메현의 시스템은 결혼지원센터에 등록된 개인 정보와 배우자를 찾는 사람의 인터넷 검색 기록을 바탕으로 파트너를 추천하는 것이다.

에히메현 결혼지원센터 홈페이지.

에히메현 결혼지원센터의 이와마루 히로타케(Hirotake Iwamaru) 사무국장은 "이 프로그램의 목적은 사람들의 시야를 넓혀 학력이나 나이 등의 조건에만 국한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라며 “맞선 거절이나 실패로 상처받기 싫어하는 여성의 부담감을 AI가 덜어준 것 같다”고 밝혔다. 센터의 지원으로 매년 약 90쌍의 부부가 결혼하고 있다.

도치기현도 같은 시스템을 활용하고 있다. 결혼지원센터의 카타야나기 가츠지(Katsuji Katayanagi)는 “젊은 세대들은 일을 남에게 맡기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빅데이터를 활용해 파트너를 추천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다른 시스템에서는 잠재적 만남을 주선하기 전 사용자가 100개의 질문에 답하고, 이를 기반으로 AI가 참가자들이 서로 잠재적 파트너에게서 찾고 있는 자질을 분석하도록 한다.

2018년 제도가 도입된 사이타마현에서는 지난해 11월 말까지 139쌍이 결혼했다. 일부 커플은 AI가 추천하지 않았다면 스스로는 선택하지 않았을 수도 있는 사람을 만났다고 인정했으며, 현 관계자는 이 시스템이 "다양한 만남을 제공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시가현은 팬데믹을 계기로 2022년 온라인 결혼지원센터를 개설했고, 사이타마현이 채택한 것과 유사한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올해 1월 말 기준 지원센터를 통해 결혼을 결정한 커플 13쌍 중 6쌍이 AI가 소개한 파트너와 결혼했다.

시가현 온라인 결혼지원센터의 홈페이지

시가현 아동청소년국 사무국장인 고모리 마유(Mayu Komori)는 2년에 1만5000엔(약 13만원)이라는 그닥 저렴하지 않은 등록비를 언급하면서도, 서비스에 등록하는 사람들은 결혼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모리는 여기에 “많은 사람들이 현 당국이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안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에히메현의 시스템 개발에 참여한 국립 정보학 연구소(National Institute of Informatics)의 알고리즘 이론 교수인 우노 타케아키(Takeaki Uno)는 중매 서비스에 AI를 사용하면 잠재적인 파트너의 범위가 넓어진다며 “민간 결혼정보 업체에 비해 가성비가 좋아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홍콩 매체 BNN브레이킹(BNN Breaking)도 같은 날 이를 조명한 기사에서 “일본의 AI 중매 메커니즘은 결혼 및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체계적 접근방식”이라며 “매우 간단하면서도 혁신적”이라고 평가했다.

전통적인 중매나 최신 데이트 앱과 달리, AI 시스템이 참가자가 제공한 개인정보를 분석하여 다양한 적합성 요소를 기반으로 잠재적 일치를 예측하는 과정에서 개인의 가치, 관심사, 삶의 목표와 같은 측면을 고려하기 때문에 장기적인 적합성에 더욱 중점을 둘 수 있다는 것이다.

BNN브레이킹은 AI 중매 시스템에 대해 “비판하는 사람들은 ‘소울메이트를 찾는 핵심은 기술이 복제할 수 없는 요소인 인간의 직관과 공감에 있다’고 주장한다”면서도 “지지자들은 AI 중매가 보다 객관적이고 효율적인 방법으로 사람들을 연결해주며, 인간 주도의 중매에 영향을 미칠법한 편견을 줄여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고 지적했다.

AI로 사람을 선별하는 윤리적 문제 외에 어떤 데이터로 학습을 시킬지에 대한 ‘딥 러닝’ 방식을 먼저 고민해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됨에도, AI 중매의 효율성에 주목하는 이들은 점점 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2022년 7월 경남 하동군이 AI 미혼남녀 연계 플랫폼 ‘AI 맞썸다(多)방’을 출시한 바 있다.

하동군청은 2023년 2월까지 'AI맞썸多방' 누적 가입자가 309명이라 밝혔다.

데이팅 앱 틴더(Tinder) 등으로 유명한 매치 그룹(Match Group)도 최근 생성형 AI 서비스인 챗GPT와 주요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디지털 연결 공간을 변화시키는 AI의 잠재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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