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광고주의 유해콘텐츠 플랫폼 불매는 검열일까

일론 머스크의 ‘광고주 관계 회복 시도’ 해명이 더 불쾌한 이유

  • 기사입력 2024.06.21 17:31
  • 최종수정 2024.06.21 17:32
  • 기자명 김경탁 기자

더피알=김경탁 기자 | 기업 PR의 이단아이자 PR스턴트맨으로도 불리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엑스(옛 트위터)의 최고기술책임자(CTO) 자격으로 세계최대 광고축제 칸 라이언즈 무대에 선 목적은 자기 때문에 엑스를 떠난 광고주 마음 돌리기였던 것으로 보인다.

머스크가 과거 발언을 철회하고 광고주들과의 관계 회복을 시도하는 것에 대해 외신들은 광고주들이 마음을 돌리기 위해서는 머스크와 X 플랫폼이 더 신뢰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야 한다며, 머스크의 불안정한 행동과 플랫폼의 유해한 환경 때문에 주요 브랜드들의 X 플랫폼 복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일론 머스크와 마크 리드(오른쪽) WPP 회장. 사진=Cannes Lions 제공
일론 머스크와 마크 리드(오른쪽) WPP 회장. 사진=Cannes Lions 제공

6월 17일부터 21일까지 진행된 세계최대 광고축제 칸 라이온즈 국제 크리에이티브 페스티벌(Cannes Lions International Festival of Creativity, 통칭 ‘칸 국제광고제’)에서 가장 큰 관심을 받은 순간은 일론 머스크가 연사로 등장한 19일 WPP 세션이었다.

지난해 11월 머스크는 광고주들이 X 플랫폼을 떠나겠다고 위협하자 F로 시작하는 욕설을 엑스 계정에 퍼부었고, 언론 인터뷰에서 광고주들이 광고로 자신을 협박하려 한다면 광고를 하지 말라고 말하기도 했다.

19일 세션 진행자인 세계최대 광고회사 WPP의 CEO 마크 리드 회장은 지난해 발언에 대한 해명 기회를 주는 것으로 첫 질문을 시작했다.

이 자리에서 머스크는 온화한 태도로 작년 발언이 광고주 전체를 겨냥한 것이 아니었다고 주장했고, 광고주들이 자신의 브랜드와 어울리는 콘텐츠 옆에 광고를 게재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인정했다.

머스크와 광고주들 사이의 갈등은 주요 브랜드의 광고가 혐오 발언이나 유해 콘텐츠 옆에 배치되는 일이 반복적으로 벌어진 것에서 시작됐다. 주요 광고주들은 혐오 발언이나 유해 콘텐츠 옆에 광고가 배치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요구를 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은 것이다.

엑스 플랫폼을 인수한 후 머스크는 음모론을 조장하고, 비평가들을 공격하며, 언론을 비방하는 등의 행동을 해왔고, 이런 행동들은 광고주들에게 플랫폼이 불안정하고, 브랜드와 연관되기를 원치 않는 매우 유해한 환경을 제공한다고 느끼게 만들었다.

애플, IBM, 디즈니, 소니 등 주요 광고주들은 머스크의 해당 문제성 욕설 발언이 나온 이후 줄줄이 엑스에 집행하던 광고 집행을 중단했고, 엑스 플랫폼은 이러한 광고주들의 이탈로 인해 심각한 수익 손실을 겪어야 했다.

머스크는 플랫폼의 미래에 대해 안심시키기 위해 엑스의 린다 야카리노 CEO와 함께 칸을 방문했지만 정작 주어진 해명 기회에 “엑스는 언론의 자유를 보장하는 글로벌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면서, 광고주들의 유해콘텐츠 불매를 검열 시도라고 주장하는 무례를 다시 범했다.

4월 1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에서 열린 제10회 브레이크스루상 시상식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AP/뉴시스
4월 13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아카데미 영화 박물관에서 열린 제10회 브레이크스루상 시상식에 참석한 일론 머스크. AP/뉴시스

한편 이 자리에서 머스크는 엑스가 좋은 광고 기준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전 세계 중요한 소셜 미디어 사용자에게 도달할 수 있는 최고의 플랫폼이라고 주장했다. 엑스가 AI를 활용해 수백만 명의 사용자 의견을 취합하는 새로운 뉴스 모델을 제시한다고도 말했다.

머스크는 AI가 검색 엔진으로서 구글을 능가할 것이라 예측하며, 성공적인 기업은 AI를 효과적으로 사용하는 기업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고, AI가 창의성을 향상시키고 마법 같은 기능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칸 라이언즈에서 가장 큰 화두인 AI에 대해 “내년에 더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며, 5년 내에는 급진적인 변화를 볼 것”이라고 예측한 머스크는 “인터넷 검색에 큰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라며, AI가 더 나은 결과를 제공하면 이를 선호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밖에 머스크는 스페이스엑스(SpaceX)의 목표가 삶을 여러 행성으로 확장하고 의식 있는 삶을 연장하는 것이라며, 사람들을 화성으로 이주시켜야 한다고 강조했고, 다행성 문명으로서 우리의 잠재적 수명이 길어질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뉴럴링크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인간과 AI의 공생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힌 머스크는 첫 번째 인간 수혜자가 뉴럴링크 임플란트를 이식받았으며, 이는 인간 지능을 향상시켜 AI와 더 나은 공생 관계를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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