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경탁 기자 | 온라인 뉴스 독자들이 뭔가 있어 보이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함축적인 제목보다 ‘단순한(simple)’ 헤드라인을 선호한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반면 기자들은 상대적으로 복잡한(complex) 헤드라인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나 대조됐다.
‘읽기는 복잡성 안에서 죽는다: 온라인 뉴스 소비자, 단순한 글 선호(Reading dies in complexity: Online news consumers prefer simple writing)’는 최근 하버드 케네디스쿨 쇼렌스타인센터의 저널리스츠 리소스(The Journalist´s Resource)에 게재된 보고서 제목이다.

연구자들은 워싱턴 포스트가 2021년 3월 3일부터 2022년 12월 18일까지 실시한 3만여 개 기사에 대한 모든 헤드라인 A/B 테스트 결과와 온라인 뉴스 사이트 업워디(Upworthy)에 2013년 1월부터 2015년 4월까지 게재된 10만5000개 기사의 제목(헤드라인)을 분석했다.
헤드라인의 복잡성 평가 기준으로는 △헤드라인에 일상적인 단어의 포함 여부 △형식적이고 복잡한 문체의 사용 여부 △문장당 단어 수와 단어당 음절수를 고려한 가독성 △전체 글자 수 등의 요소들이 제시됐다.

워싱턴포스트의 A/B테스트는 개별기사에 대한 헤드라인의 두 가지 이상의 다른 버전을 작성해 짧은 시간 동안 웹사이트의 다른 독자에게 제공하고 어떤 것이 더 많이 클릭되었는지 확인한 후 더 많은 클릭한 헤드라인을 확정헤드라인으로 쓰는 시스템이다.
분석 결과, 헤드라인의 내용에 관계없이 단순한 헤드라인(simpler headlines)이 더 높은 조회수를 보였다. 워싱턴 포스트는 독자층 규모가 커서 클릭률이 조금만 증가해도 수만 건 이상 조회수 차이가 난다.
단순한 헤드라인이란 반드시 짧은 헤드라인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었다. 일상적인 단어 사용, 친숙한 문체, 더 나은 가독성은 더 높은 조회수와 관련이 있었고 글자 수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자들은 “전통적인 뉴스 사이트(워싱턴 포스트)와 비전통적인 뉴스 사이트(업워디)에서 실시한 헤드라인 실험 결과, 독자는 복잡한 헤드라인보다 간단한 헤드라인을 클릭하고 참여할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자들은 데이터 분석에 이어 일반 독자 524명과 전현직 기자 249명을 대상으로 어떤 뉴스 헤드라인을 더 많이 선택하고 더 잘 기억하는지 후속 연구 실험도 진행했다.
실험은 참가자들에게 10개의 헤드라인을 보여주고 뉴스 사이트에서 클릭할 만한 헤드라인을 선택하도록 하고 추후에 헤드라인에 등장한 문구를 기억하는지 여부를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일반인들은 단순한 헤드라인을 더 선호하고 더 잘 기억하는 반면, 기자들은 복잡한 헤드라인을 더 선호하고 단순-복잡성 여부는 기억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기자들이 일반 독자들과는 다른 방식으로 뉴스를 소비함을 시사하는 결과다.

연구에 참여한 토드 로저스 쇼렌스타인센터 공공정책 교수는 “기자들은 일반 독자들보다 복잡한 문장을 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며 “헤드라인 작성 시 자신들과 독자의 인지 수준이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독자들이 선호하는) 단순함을 추구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해당 보고서의 원전은 미국과학발전협회(American Association for the Advancement of Science, AAAS)의 '사이언스 어드밴시스' 사이트에 6월 5일 최초 게재됐다.
연구 결과와 관련해 수석저자인 힐러리 슐먼 오하이오 주립대 커뮤니케이션 부교수는 “신뢰성이 떨어지고 극단적인 온라인 출처 중 상당수는 상대적으로 더 단순한 글을 사용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훌륭하고 신뢰할 수 있는 저널리즘에 대한 수요를 늘리는 가장 좋은 방법은 단순할수록 좋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라며 “그것이 관심 경제에서 경쟁하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