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이미경 CJ 부회장 “우리가 만든 것, 단순히 콘텐츠가 아닌 연결”

23일 뉴욕서 세계시민상 수상…아시아 여성 기업인 최초
“문화로 전 세계에 배려·희망·공감의 다리 건설할 것”

  • 기사입력 2024.09.24 14:45
  • 최종수정 2024.09.24 18:10
  • 기자명 김경탁 기자

더피알=김경탁 기자 | CJ그룹 이미경 부회장이 2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세계시민상을 받았다. 글로벌 과제 해결과 자유, 평화, 번영의 가치를 실현한 리더십에 수여되는 상으로, 미국 유력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Atlantic Council)이 주관한다. 이번 수상은 아시아 여성 기업인으로서, 그리고 문화인으로서 최초의 사례다.

이 부회장은 수상 소감에서 “문화는 전쟁을 끝낼 수 있는 힘은 아닐지라도, 인류에 대한 배려와 희망, 공감의 다리를 건설할 수 있는 힘이 있다”면서 문화적 연대의 중요성과 미래 세대를 위한 글로벌 문화 생태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영화 기생충을 언급한 이 부회장은 “이 영화는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불평등이라는 중요한 주제에 대한 대화를 이끌어냈다. K-POP과 K-드라마를 비롯한 K-컬처는 문화적 장벽을 허물고 보편적인 감정인 기쁨, 웃음, 사랑을 전 세계에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경 부회장은 “우리가 만든 것은 단순히 콘텐츠가 아니라 많은 이들과 함께하는 연결”이라며, 문화가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을 한데 모으고, 아름다운 것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고 강조했다.

700여명이 넘는 각국 귀빈들의 박수와 환호 속에 무대에 오른 이 부회장은 “선대 이병철 회장은 ‘문화가 없으면 나라가 없다’고 말씀하셨다. 문화는 산소와 같아서 그 존재를 당연하게 여기지만, 그것 없이는 결코 살아갈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1990년대까지 한국은 서구 콘텐츠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고, CJ는 식품사업이 주력이었다. 그러나 동생 이재현 회장과 함께 ‘이제는 사람의 입뿐만 아니라 눈과 귀를 즐겁게 하자’는 뜻으로 문화 사업에 뛰어들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이 부회장은 스티븐 스필버그, 제프리 카젠버그 등 당대 거장들에게 배움을 얻고 드림웍스에 투자하며 헐리우드식 스튜디오 시스템을 구축한 과정을 언급했다. 그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이재현 회장의 흔들리지 않는 지원 덕분에 이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강조했다.

미래 세대에 대한 관심도 잊지 않았다. 이 부회장은 “젊은 세대가 무엇을 원하고 어떻게 세상을 바라보는지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들이 창작하고 협업하며 꿈을 이루어 나갈 수 있도록 플랫폼을 제공하고 문화를 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상식에는 나나 아쿠포아도 가나 대통령, 키리아코스 미초타키스 그리스 총리, 조르자 멜로니 이탈리아 총리 등 글로벌 정치·경제·문화·산업계 주요 인사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 람 슈리람 구글 설립 이사회 멤버, 제프리 카젠버그 드림웍스 창업자,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 등도 참석해 축하했다.

시상자인 샤리 레스스톤 회장과 기념촬영
시상자인 샤리 레스스톤 회장과 기념촬영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샤리 레드스톤 파라마운트 회장은 “이미경 부회장은 크리에이터와 아티스트를 지원하고 연결하며, 문화로 세상을 하나로 만드는 리더십을 보여주었다”며 깊은 존경을 표했다.

프레드릭 켐페 애틀랜틱 카운슬 회장 역시 “이 부회장은 영화 기생충을 비롯한 다양한 작품에 총괄 프로듀서로 참여해 한국 문화의 세계화에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미경 부회장에게 하버드대 재학 시절 한국어를 배운 것으로 알려진 김용 전 세계은행 총재는 “1980년대 중반, 그녀가 한국 문화를 세계에 알리겠다는 비전을 이해하지 못했지만, 이제는 모두가 그녀가 K-콘텐츠의 길을 열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며 이 부회장을 축복했다.

소설 ‘파친코’의 이민진 작가도 “이 부회장은 예술, 음악, 이야기를 통해 인간의 존엄성을 꽃피울 수 있게 하는 희망찬 세상을 상상하고 창조하는 놀라운 거인”이라며 “현재와 미래 세대를 위한 그녀의 지속적인 공헌과 희생적인 노력은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시상식 후 타이거JK와 윤미래, 일본 아티스트 요시키가 무대에 올라 축하 공연을 펼쳤다.

한편 이미경 부회장은 한국 문화산업을 글로벌 무대에 올리며 K-컬처의 위상을 높인 인물로 평가받는다. 2022년에는 국제 에미상 공로상과 아카데미 영화박물관 필러상을, 2023년에는 금관문화훈장을 받은 바 있으며 현재도 영화와 K팝 관련 글로벌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축하무대
축하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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