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한민철 기자 ㅣ 현대차·기아가 지난달 미국 시장에서 최대 판매 실적을 올렸다. 하이브리드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차의 판매량 급등이 호실적을 이끌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량은 총 14만 7613대로 전년 동월 대비 17.4% 증가했다고 4일 밝혔다.
세부적으로 현대차는 전년 동월 대비 18.3% 증가한 7만 8705대를 그리고 기아는 같은 기간 16.5% 늘어난 6만 8908대를 미국 시장에서 판매했다. 제네니스도 20.6% 급증한 6903대를 팔았다.
역대 10월 기준으로 이번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합산 판매량은 최고치인 것으로 나타났다. 각사 판매량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10월 미국 판매량 중 최고 실적에 해당한다.
미국 대선 직전의 시장 불확실성과 전기차에 대한 일시적인 수요 정체 등에도 불구하고 판매량 호조를 보인 것이다.
이번 현대차·기아의 미국 내 판매량 호조는 친환경 자동차가 이끌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회사의 10월 친환경차 판매량은 3만 1668대로 전년 동원 대비 무려 52%나 급증했다. 친환경차 판매 비중은 같은 기간 4.9%p 오른 21.5%에 달했다.
특히 하이브리드(HEV)의 인기가 돋보였다. 현대차·기아의 지난달 미국 내 HEV 판매량은 2만 1679대로, 이는 전년 동월 대비 64.9% 상승한 동시에 월간 최대 판매 기록에 해당한다.
미국 내 현대차의 10월 HEV의 판매량은 전년 동월 대비 74% 상승한 1만 2979대를 기록했다. 차종별로 싼타페 HEV(93%), 투싼 HEV(110%)가 두드러졌고, 투싼 HEV의 판매량은 6709대로 역대 월간 최고 판매량을 올렸다.
기아의 경우 HEV의 판매량이 같은 기간 52.5% 증가한 8700대로 집계됐다. 카니발 HEV가 약 2000대나 팔리며 판매량 상승을 견인했다.
전기차(EV)의 판매 실적도 뒤처지지 않았다. 현대차·기아의 지난달 미국 내 EV 판매량은 9985대로, 전년 동월 대비 30%나 증가했다. 구체적으로 같은 기간 현대차는 13%, 기아차는 신차 EV9 효과로 인해 70%나 증가했다.
반면 일본 도요타의 지난달 미국 내 판매량은 15만 9370대로 전년 동월 대비 5.5% 감소했다. 같은 기간 렉서스의 판매량도 2만 6559대로 2.3%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미국 시장에서 높은 판매량을 보여왔던 도요타 그랜드 하이랜더와 렉서스 TX 등의 에어백 결함 문제로, 지난 6월 자발적 리콜 계획을 발표하면서 생산을 전면 중단한 여파가 판매량 부진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또 삼성증권에 따르면, 올해 1~10월 미국 HEV 시장 전체 판매량은 전년 대비 34% 증가한 약 127만 1000대다. 이중 브랜드별 시장점유율은 도요타가 58%로 압도적으로 높지만, 현대차·기아의 점유율이 지난해 말 한 자릿수에서 이 기간 11.5%까지 치고 올라오고 있다.
한편, 현대차·기아는 국내 3대 신용평가사로부터 AAA의 신용평가를 받았다. 실제로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1일 현대차·기아의 신용등급으로 AAA로 상향했다. AAA는 한기평의 20개 신용등급 중 가장 높은 등급으로, 사실상 회사에 부도 위험이 없다는 의미다.
현대차는 또 다른 3대 신용평가사인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신용평가에서도 지난 4월과 9월 각각 AAA 등급을 받았다.
기아는 같은 날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도 AAA의 신용등급을 받았다. 기아는 지난 9월 한국신용평가에서 AAA 등급을 받았다.
현대차·기아에 대한 해외에서의 신용평가도 주목할 만하다. 올해 2월 무디스와 피치 그리고 9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두 회사의 등급을 A로 상향했다. 이들 글로벌 신용평가사에서 A 등급을 받은 세계 완성차 회사는 현대차와 기아, 도요타, 혼다, 메르세데스벤츠 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