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경탁 기자 | 새로 생긴 미술관을 찾은 남성이 어떤 작품을 보고 ‘행복하고 풍요로운 가족애가 느껴진다’면서 구매 의향을 밝히고는 작품 제목을 묻는다.
큐레이터가 밝힌 전시 작품의 제목은 ‘동원 프리미엄 86호’. 명절이 다가올 때마다 마트에서 판매되는 선물세트다.
“컷”을 외치고 촬영을 중지시킨 감독이 따져 묻는다. “미술관에 왜 선물세트가 있어요!”
“광고주 요청인데요”라며 운을 뗀 담당자가 제품이 작품이라며 그에 대한 설명을 늘어놓으면 감독이 ‘알았다’며 넘기고 다음 장면으로 이어지는데, ‘탑으로 된 작품’이라며 소개하는 작품도 ‘선물세트 판매량 탑(TOP)’이라는 참치 리챔 선물세트다.
감독은 다시 “컷”을 외치고 ‘탑이 그 탑이냐’고 따지지만, 담당자는 전혀 개의치 않고 제품 설명을 다시 이어간다. 설명에 현혹(?)되어가던 감독이 이내 정신을 차리고 “아니, 광고주 어딨어”를 외치면서 영상이 끝난다.
동원그룹의 유튜브채널 ‘동원TV’에서 최근까지 연재된 숏폼 동영상 콘텐츠 ‘광고주 어딨어’의 에피소드 중 하나인 ‘미술관’ 편의 스토리다.

‘광고주 어딨어’는 일반적인 브랜디드 콘텐츠가 기업이나 브랜드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는 것을 조심스러워하고 은유적으로 표현하려는 경향을 정면으로 뒤집어 광고주의 존재를 전면에 내세운 점이 독특하다. ‘시청자들은 이 영상이 광고임을 이미 알고 있다’는 전제를 깔아놓은 것.
‘광고주 어딨어’는 지난해 7월부터 12월까지 총 24편이 업로드 됐고 평균 조회수 약 30만회의 준수한 성과를 거뒀다고 한다. 동원TV 다른 콘텐츠에 비해 1.5배 정도 높은 조회수다.
콘텐츠의 기획의도에 대해 동원그룹 관계자는 “기업 광고/기업 콘텐츠의 정체성을 숨기려고 하지 않고 오히려 대놓고 드러냄으로써 재미를 유발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또한 “동원그룹의 다양한 사업 영역을 일상적인 상황에 접목시키고 언어유희를 통해 재미있게 풀어내 많은 호응을 얻었다”고 밝혔다.
공포영화 분위기에서 동원그룹의 자체 AI플랫폼 동원GPT 소개로 이어지는 ‘야근’ 편, 인형뽑기 이야기에서 국내 최초 완전 자동화 항만 DGT소개로 넘어가는 ‘기념일 데이트’ 편, 회사를 관두고 재충전하나 싶다가 무균충전 음료 생산으로 급전개되는 ‘충전’ 편 등이 대표적인 사례.
한편 동원TV채널이 ‘광고주 어딨어’의 뒤를 잇는 숏츠 콘텐츠로 내놓은 시리즈의 제목은 ‘동원된 남자’로, 지난 10일 첫 번째 에피소드가 업로드됐다. 한 남성이 나와서 제품 광고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주는 내용이다.
‘동원된 남자’의 기획의도에 대해 동원그룹 관계자는 “유튜브 쇼츠에서 쉽게 볼 수 있는 쇼츠를 패러디해 궁금증을 유발하고, 시선을 집중시킨 뒤, 먹음직스러운 제품의 연출 컷을 전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앞으로 동원F&B를 비롯해 동원홈푸드, 동원산업 등 그룹 계열사들의 제품을 골고루 다룰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