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편의점·식품기업 흑백요리사 마케팅 여전히 '활활'

CU·GS25 편의점 디저트도 ‘흑백요리사’
간편식·신선식품 대치 가운데 ‘밤’ 인기
동원F&B·대상 등 식품기업 셰프 협업

  • 기사입력 2024.10.23 17:16
  • 최종수정 2024.10.23 17:43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넷플릭스 요리 서바이벌 예능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이하 흑백요리사)의 인기가 한 달 넘도록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프로그램에 나왔던 메뉴와 연관한 편의점 PB상품 출시는 물론이고, 식품업계에서도 셰프들과 협업한 홍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요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조리도구 매출까지 급증하는 추세다.

23일 굿데이터코퍼레이션 펀덱스(FUNdex)가 발표한 10월 3주차 TV-OTT 통합 비드라마 화제성 조사에서 ‘흑백요리사’는 5주 연속 1위에 올랐다. 이 프로그램에 출연한 안성재 셰프는 비드라마 출연자 화제성 2위, 백종원 더본코리아 대표가 3위, 권성준 셰프 4위, 에드워드 리 셰프가 7위에 올랐다. 

흑백요리사 Top8의 주인공들인 에드워드 리(왼쪽부터), 트리플 스타, 정지선, 요리하는 돌아이, 장호준, 이모카세 1호, 최현석, 나폴리 맛피아가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에서 열린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흑백요리사 Top8의 주인공들인 에드워드 리(왼쪽부터), 트리플 스타, 정지선, 요리하는 돌아이, 장호준, 이모카세 1호, 최현석, 나폴리 맛피아가 지난 7일 서울 마포구 호텔 나루에서 열린 '흑백요리사: 요리 계급 전쟁' 기자간담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유통업계에서는 “최근 화제인 흑백요리사는 항상 고객들이 무엇에 관심 갖는지 살피는 유통기업들이 마케팅하기 가장 적합한 소재”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리테일 부문의 마케팅이 두드러지는 가운데, 현재 흑백요리사의 수혜를 톡톡히 받고 있는 유통채널과 기업들을 정리해보았다.

먼저 읽을 기사: 흑백요리사에 수혜 입은 유통업계...시즌2 제작 환영

CU에는 ‘급식대가’ 간편식, GS더프레시엔 ‘요리하는 돌아이’ 소고기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2025년 상품 전략을 ‘건강한 먹거리’로 정하고 ‘급식 대가’ 이미영 조리사와 협업해 ‘백종원 간편식’을 중심으로 저염식, 저자극에 초점을 맞춘 반찬류, 간편식 등의 상품을 개발해 11월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인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이 조리사가 백종원 간편식을 중점으로 참여하는 데는 백종원 대표와 BGF리테일이 손잡고 만든 간편식 제품군의 높은 인기가 일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요리 경연이 담긴 8화 공개일인 지난 1일부터 6일까지 CU에서 판매하는 ‘백종원 간편식’ 제품 전체 매출은 전주 같은 요일(9월 24~30일)보다 107.7% 올랐다. 경연에서 황진선 셰프가 직접 백종원 간편식 족발 제품을 활용해 요리하는 모습도 나왔다.

지난 16일 편의점 CU는 흑백요리사에 '급식 대가'로 출연한 이미영 조리사와 협업해 건강 먹거리를 다음 달부터 내놓는 한편, 아동급식카드와 '아이CU' 홍보 모델로 이 조리사를 발탁했다고 밝혔다. CU편의점에서 간편식 제품을 들고 있는 이미영 조리사. 사진=CU 제공.
지난 16일 편의점 CU는 흑백요리사에 '급식 대가'로 출연한 이미영 조리사와 협업해 건강 먹거리를 다음 달부터 내놓는 한편, 아동급식카드와 '아이CU' 홍보 모델로 이 조리사를 발탁했다고 밝혔다. CU편의점에서 간편식 제품을 들고 있는 이미영 조리사. 사진=CU 제공.

이 조리사는 CU 레시피 개발에 직접 참여하는 한편, 차상위계층 아동을 위한 아동급식카드와 2017년부터 운영 중인 아동 실종 및 학대 예방 시스템 ‘아이CU’의 홍보모델로 발탁되어 활동한다.

GS리테일도 가만히 있지 않았다. GS리테일이 운영하는 슈퍼마켓 GS더프레시는 23일 전국 매장에 ‘요리하는 돌아이’로 출연한 윤남노 셰프와 협업한 ‘미소 비프 구이’ 2종(안창살, 토시살)을 출시했다.

출시 전부터 구매 문의가 쇄도하면서 GS더프레시는 3만개로 계획했던 초도 물량을 2배 규모인 6만개로 대폭 확대해 출시했다.

GS더프레시는 윤남노 셰프와 협업한 미소 비프구이 2종을 23일 전국 매장에 선보였다. 사진=GS더프레시 제공.
GS더프레시는 윤남노 셰프와 협업한 미소 비프구이 2종을 23일 전국 매장에 선보였다. 사진=GS더프레시 제공.

이번 협업은 윤 셰프가 홍보대사를 맡고 있는 호주축산공사와 GS더프레시의 파트너십이 기반이 됐다.

김경진 GS더프레시 신선MD부분장은 “최고의 주가를 달리고 있는 윤남노 셰프와 협업해 내놓은 미소 비프구이 2종이 초히트 상품 반열에 빠르게 등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생산라인을 총 가동하는 등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물량 공급에 주력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GS더프레시는 파인 다이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신선 식재료 매출 또한 특수를 누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최근 3주(10월 1일~21일)간 농축수산물 매출이 전월 동기 대비 39.7% 신장한 가운데 채소류 매출은 58.4%, 축산은 46.9% 오르며 큰 폭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했다.

‘밤 티라미수가 뭐길래’ CU·GS25 넘어 확산하는 ‘달콤한 밤’ 인기

CU와 GS25는 '흑백요리사 특수'를 업고 4분기 편의점업계 매출 1위를 향해 치열한 경쟁을 지속하고 있다. 출연 셰프의 식당에 방문하기 어려워진 손님들은 대체재로 협업 상품을 찾고 있다.

앞서 GS25 편의점은 흑백요리사 지식재산권(IP)를 적용해 17일 오전 11시부터 우리동네GS 앱 사전 예약 서비스를 통해 ‘흑백요리사 만찢남 중식 시리즈 2종’을 선보였다. ‘만찢남’(조광효 셰프)의 라즈지와 해물누룽지탕 신제품은 출시 27분만에 조기 완판됐다. 각 1000개 한정으로 사흘 간 사전 예약을 받으려 했지만 수요가 너무 빠르게 몰린 것이다.

사진=우리동네GS 앱 캡처.
사진=우리동네GS 앱 캡처.

GS25는 하반기 디저트 열풍을 ‘마시멜로’로 이어가기로 하며 이달 말 흑백요리사 공식상품인 마시멜로 케이크 2종(블랙, 화이트)를 출시한다고 지난 21일 밝혔다. 다음 달 초 출시할 버터바와 마시멜로 쿠키도 모두 흑백요리사와 연계한 공식 상품이다.

업계에서 가장 빠르게 흑백요리사 협업 상품을 선보인 CU가 승부를 띄운 지점은 바로 밤을 활용한 디저트다. CU 편의점 재료로 요리를 선보이는 패자부활전에서 화제가 된 ‘밤 티라미수’로 가을 제철 식재료인 밤을 활용한 상품도 인기를 얻었다.

CU는 24일부터 전국 1만8000여 개 매장에서 ‘맛폴리 밤 티라미수’(4900원) 제품을 판매한다고 밝혔다. 프로그램 우승자인 ‘나폴리맛피아’(권성준 셰프)가 경연에서 선보인 밤 티라미수 제품은 기존에는 자사 앱 ‘포켓CU’에서 사전 예약 판매로만 살 수 있었다. 지난 16일에는 예약 물량 1만개가 4분 만에 완판되기도 했는데, 1초에 40개씩 판매된 셈이다.

CU 밤 티라미수의 점포별 재고는 24일 오전 8시부터 자사 앱으로 확인할 수 있다. 오프라인 판매를 기념해 내달 말까지 CU Npay 카드로 결제하면 50% 할인 판매된다. 네이버페이에 등록된 신한카드 QR로 결제하면 20% 할인된다.

CU는 이달 30일 ‘연세우유 밤 티라미수 생크림빵’(3400원)도 출시할 예정이다.

주재료인 밤의 인기가 식음료 업계 전반으로 확산되면서 수혜를 입은 기업도 있다. 지난 25일 일찌감치 충남 부여군과 협업해 가을 시즌 한정판 신제품인 ‘부여 알밤 시리즈 9종’을 출시한 롯데웰푸드도 출시 한 달 만에 완판을 앞두고 있다고 밝히며 커진 기대감을 드러냈다.

롯데웰푸드는 충남 부여군과 협업해 가을 시즌 한정판 신제품인 ‘부여 알밤 시리즈 9종’을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사진=롯데웰푸드 제공.
롯데웰푸드는 충남 부여군과 협업해 가을 시즌 한정판 신제품인 ‘부여 알밤 시리즈 9종’을 선보인다고 25일 밝혔다. 사진=롯데웰푸드 제공.

△몽쉘 △명가 찰떡파이 △말랑카우 △크런키 더블크런치바 미니 △롯데샌드 △카스타드 △빈츠 △기린 꼬마호떡 △찰떡아이스 등 대표 제품에 가을 제철 식재료인 알밤을 입힌 부여 알밤 시리즈는 당초 한정판으로 3개월간 운영 예정이었다. 그러나 대다수 품목의 계획 물량이 한 달 만에 모두 판매되며 대형마트, 슈퍼마켓과 편의점 등지에서 품절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CU 농산물 안주 카테고리에서 지난 2일~8일 직전 주 대비 맛밤 상품은 35.3%, 밤 비스킷 쿠키 제품은 32% 매출이 급증했다. GS25에서도 지난 3일~9일 기준 맛밤, 밤빵 등 관련 상품 매출이 직전 주 대비 34.9%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GS25 관계자는 “가을이 시작되고 흑백요리사 등 영향으로 밤 관련 상품 인기가 크게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밤 생크림 카스테라’ 등 다양한 밤 관련 상품을 연달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늘의 셰프는 누군가요’ 출연진 내세우는 식품기업들

식품기업들도 나서서 출연 셰프들과의 연계점을 강조하며 제품을 홍보하고 있다. 고추참치‧꽁치 등 통조림을 활용한 음식이 나오면서 일주일 사이 통조림류 매출이 30~40% 늘어난 동원F&B도 지난 16일 자체 플랫폼인 더반찬 라이브에 이미영 조리사를 섭외하면서 노를 젓고 있다.

동원F&B는 16일 '더반찬 라이브'에서 급식 분야의 대가 이미영 조리사를 초대해 조리 비법을 소비자들과 공유했다. 사진=동원F&B 제공.
동원F&B는 16일 '더반찬 라이브'에서 급식 분야의 대가 이미영 조리사를 초대해 조리 비법을 소비자들과 공유했다. 사진=동원F&B 제공.

이 조리사는 이날 저녁 8시 약 1시간 동안 다년간 축적된 조리 비법을 공개했다. 또한 라이브 방송 중 요리경연 당시에 선보였던 메뉴를 재구성해 육개장, 한돈 제육볶음, 호두멸치볶음, 배추김치, 숙주나물 등으로 구성된 한식 세트를 할인해 한정 판매했다.

동원F&B는 더반찬 라이브로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 전원에게 10% 할인 쿠폰, 10% 적립금을 지급했으며, 이벤트 참여자 중 추첨을 통해 고급 옻칠 흑수저 세트를 증정했다.

동원F&B 관계자는 “누구보다 정성 들여 학생들의 점심을 만들어온 이미영 조리사의 경력과 진정성이 일상가정식을 추구하는 더반찬의 철학과 일맥상통해 협업을 기획했다”라고 기획 의도를 밝혔다.

대상그룹은 ‘반찬셰프’로 출연한 송하슬람 셰프가 운영하는 성수동 ‘마마리마켓’에서 ‘양구 오감 빌리지’ 팝업을 지난 11일부터 20일까지 진행했다. 송 셰프는 미슐랭 2스타를 받은 ‘밍글스’의 강민구 오너 셰프와 함께 강원도 양구의 신선한 식재료를 활용한 고급 코스요리를 맛보는 ‘양구 한끼’ 총괄을 맡아 직접 개발한 요리를 선보였다.

캐치테이블 앱을 통해 선착순 사전예약을 완료한 고객을 대상으로 진행된 양구 한끼 코스 요리의 금액은 ‘양구’ 이름의 어감을 살려 인당 990원으로 책정했다. 하루에 3타임씩, 매일 선착순 현장예약을 통해 4명까지 추가입장을 받았으며, 열흘간 720명이 식사를 즐기고 갔다.

밀키트 출시도 활발하다. 간편식 전문기업 프레시지는 14일 최현석 셰프와 협업해 ‘쵸이닷:직원食당’ 브랜드를 론칭했다. 최 셰프가 식당 직원들과 함께 먹는 직원식을 밀키트로 구현한 ‘이태원식 부대찌개’와 ‘바질어묵탕’ 두 가지 제품을 출시해 소비자들에게 맛과 재미를 동시에 전하고자 한 콘셉트다.

간편식 전문기업 프레시지는 14일 '쵸이닷:직원食당' 브랜드를 론칭하고 신제품 이태원식 부대찌개, 바질어묵탕 2종을 발표했다. 사진=프레시지 제공.
간편식 전문기업 프레시지는 14일 '쵸이닷:직원食당' 브랜드를 론칭하고 신제품 이태원식 부대찌개, 바질어묵탕 2종을 발표했다. 사진=프레시지 제공.

프레시지는 2021년부터 최현석 셰프와 롯데홈쇼핑에서 ‘테이스티:맛’ 프로그램을 운영해왔으며, 대표 인기 ‘한돈한우 함박 스테이크’는 올해 1~8월까지 50억원 가량 판매됐다. 프레시지는 올해 7월 최 셰프와 지적재산권(IP) 유통 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협업 제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 10일 최 셰프를 명예 고문으로 위촉하기도 했다.

프레시지 관계자는 “셰프들이 실제로 즐기는 스탭밀을 밀키트 형태로 제공하여 소비자들이 집에서도 간편하게 최현석 셰프의 요리를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앞으로도 최 셰프와의 협업을 통해 차별화된 프리미엄 간편식을 지속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밖에 SNS 상에서도 기업들의 홍보가 이어졌다. 농심은 윤남노 셰프가 편의점 미션에서 ‘너구리’ 라면을 주재료로 사용한 것을 패러디해 자사 라면 제품군을 홍보하는 게시물을 9월 30일 페이스북에 올렸다.

오뚜기는 ‘이모카세’로 출연한 김미령 셰프가 김을 구울 때 오뚜기 참기름·들기름 제품을 사용하는 모습을 ‘이모카세 1호 PICK(픽)’이라는 카피를 단 이미지와 함께 인스타그램에 10월 5일 게시했다.

흑백요리사와 관련한 농심(왼쪽)과 오뚜기의 SNS 홍보 게시물. 사진=농심, 오뚜기 SNS 공식 계정 캡처.
흑백요리사와 관련한 농심(왼쪽)과 오뚜기의 SNS 홍보 게시물. 사진=농심, 오뚜기 SNS 공식 계정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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