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2025 미 대학졸업식 최고의 연사는 누구?

[브리핑지] 개구리 커밋, "함께 뛰어오르자"
스눕독, "역경은 영혼을 단련 시키는 체육관이다"
트럼프 대통령, "젊음을 낭비하지 말라"...

  • 기사입력 2025.05.29 08:00
  • 기자명 박주범 기자

더피알=박주범 기자|매년 5~6월에 열리는 수많은 미국 대학 졸업식의 하이라이트로 많은 사람들이 저명한 동문들이나 유명인들의 졸업 축사(commencement speech)를 꼽는다. 연설이 최고의 인적 자산 중 하나로 꼽히는 미국 사회에서 의미 있는 내용을 얼마나 재치 있고 진정성 있게 전달하는지에 큰 관심이 쏟아진다.  

연설의 내용은 보통 모든 학업 여정을 마무리하고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졸업생들에게 건네는 인생의 지혜에 관한 것이기 때문에 누가 그것에 대해 이야기하는가가 더 중요해지고 있다.

메릴랜드 대학교에서 수만 명의 졸업생과 그 가족들이 개구리 커밋에게 인생의 조언을 듣고 있다. (사진 = AP뉴스 보도)
메릴랜드 대학교에서 수만 명의 졸업생과 그 가족들이 개구리 커밋에게 인생의 조언을 듣고 있다. (사진 = AP뉴스 보도)

올해 졸업식에서 가장 많은 매체의 주목을 받은 연사는 미국의 유명 버라이어티 코미디 인형극 ‘머펫쇼(The Muppet Show)’의 스타, 개구리 커밋(Kermit the frog)이었다. 

AP 뉴스 등은 지난 23일 1955년에 태어난 개구리 커밋이 경제적 불확실성과 정치적 혼란 속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현실 세계로 나아가는 메릴랜드 대학교(University of Maryland)의 졸업생들에게 “누군가를 뛰어넘기보다 함께 뛰어오를 때(Leap Together) 삶이 더 나아진다"라고 조언했다고 보도했다. 

"함께 뛰어오르자"라고 말하는 개구리 커밋 (사진 = AP뉴스 보도)
"함께 뛰어오르자"라고 말하는 개구리 커밋 (사진 = AP뉴스 보도)

그는 "연못에서 (다른 개구리를) 수련 잎처럼 디딤돌 삼아 밟고 뛰어 오르는 개구리가 있다” 면서 "그게 성공하는 방법이라면서 어떤 사람들은 그걸 믿지만, 나는 그게 틀렸다는 것을 안다"고 말해 졸업생들의 박수를 받았다.

1990년에 사망한 머펫쇼의 제작자 짐 헨슨(Jim Henson)은 1960년 메릴랜드 대학교를 졸업했으며, 대학측은 가정경제학을 전공했던 그가 어머니의 코트 한 벌과 탁구공을 반으로 잘라 개구리 인형을 만들었다고 밝혔다. 

개구리 커밋은 이미 1996년 사우스햄튼 대학교(Southhampton College)에서 졸업 축사를 한 바 있지만 뉴욕타임스는 이번 연설문을 머펫쇼의 작가가 집필하고 인형극 배우 맷 보겔(Matt Vogel)이 목소리를 맡은 점을 언급하면서 개구리를 연사로 내세운 것이 트럼프 행정부의 연방 기금 지원 단속 및 일부 유학생 비자 취소 등 미국 고등 교육이 직면한 난제를 회피하려는 대학 측의 노력일 수 있다고 23일 보도했다.

대형무대가 익숙한 팝스타들에게도 수만 명의 졸업생들과 가족들이 지켜보는 축사 자리의 부담감은 엄청난 것이어서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어셔가 공연중 대기실에서도 줌회의를 소집해 축사 작성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 뉴욕타임스 보도)
어셔가 공연중 대기실에서도 줌회의를 소집해 축사 작성에 참여하고 있다. (사진 = 뉴욕타임스 보도)

뉴욕타임스는 애틀랜타 출신의 R&B 수퍼스타 어셔(Usher)가 명예 박사학위를 받게 된 에모리 대학교(Emory University)의 졸업 축사 의뢰를 수락한 후 직접 축사 작성에 참여한 일정을 유럽투어 중인 그를 따라 암스테르담, 애틀란타, 런던 등에서 한 달간 취재해 보도했다(19일 기사). 

기사는 어셔가 투어기간 동안에도 홍보 담당자와 오디오 파일을 주고 받거나 줌회의를 소집해 브레인스토밍하는 등 계속되는 대사 검토와 수정, 편집 등을 통해 축사에 자신의 경험과 생각을 충분히 반영하기 위해 고군분투한 모습을 전했다.

어셔는 투어 중에도 틈나는 대로 끊임없이 축사를 작성하고 수정했다. (사진 = 뉴욕타임스 보도) 
어셔는 투어 중에도 틈나는 대로 끊임없이 축사를 작성하고 수정했다. (사진 = 뉴욕타임스 보도) 

어셔는 일반적인 감사문구로 연설을 시작하도록 한 초안에서 에모리 대학에 도착하기 몇 시간 전까지 계속 수정을 거듭해 자신의 삶의 지침이 되었던 원칙들로 연설문 서두를 바꾸는 등 청중의 강력한 공감을 얻기 위해 끝까지 노력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그는 대중에게 전달될 수 있는, 명확한 핵심을 담은 합리적인 메시지 작성의 어려움을 토로하면서 휴식 중에나 꿈을 꾸면서도 재치 있는 한두 마디와 뻔한 대사가 아닌, 자신의 이야기가 담은 메시지를 위해 영감을 찾는다고 털어놓았다.    

"음악을 하면서 어조와 알고리즘, 운율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알아낸 것처럼 연설도 마찬가지"라는 어셔는 연설에서 어조와 타이밍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끊임없이 말하는 목소리를 다듬고, 읽고, 다시 쓰고, 녹음하고, 리허설하는 과정을 거친 후 졸업식 연단에 올랐다. 

또, 서던캘리포니아대(USC) 마샬 경영대학원 졸업식 연사로 초대 받은 힙합 전설이자 기업가인 스눕독(Snoop Dogg)은 "역경은 영혼을 위한 체육관과 같다"면서 졸업생들에게 세 가지 조언을 전했다고 24일 포춘(Fortune)이 보도했다.  

래퍼 스눕독이 졸업축사를 전하며 춤을 추고 있다 (사진 = uscmarshall 인스타그램)
래퍼 스눕독이 졸업축사를 전하며 춤을 추고 있다 (사진 = uscmarshall 인스타그램)

그는 자신이 평생 약자였다고 고백하면서 약자에게 '가장 진솔한 이야기'가 있다고 덧붙였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한 약자들은 "모든 것을 소중히 여기고, 다르게 노력하고, 다르게 사랑하고, 다르게 이끌게 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가 자신의 경험에 기반해 졸업생들에게 건넨 세 가지 조언은 "겸손하라(자신이 어디에서 왔는지 절대 잊지 마라). 갈구하라(영혼에 불꽃을 간직해라). 그리고 진실하라(당신처럼 당신이 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였다.

그 밖에 트럼프 대통령은 앨라배마 대학교(University of Alabama) 졸업 축사에서 젊음을 낭비하지 말 것, 자신의 일을 사랑할 것, 큰 관점에서 생각할 것 등을 포함해 11가지의 조언을 전했으며, 제롬 파월(Jerome Powell) 연방준비제도 이사회 의장은 프린스턴 대학교(Princeton University) 졸업식에서 대학과 민주주의의 가치를 설파해 화제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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