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이재명發 구조 리셋…기업들 ‘전면 재정비’ 직면

제도부터 시장까지 기업 지형도 완전히 달라진다
상법·자본시장법 개정, 산업 대전환 등 구조 개편
지배구조·투자·인사 전략 전반의 근본적 전환 불가피

  • 기사입력 2025.06.06 08:00
  • 기자명 김경탁 기자

더피알=김경탁 기자|이재명 정부 출범과 함께 전개될 것으로 예상되는 경제 청사진이 기업들의 ‘셈법’을 송두리째 바꾸고 있다. 단순한 경기부양을 넘어, 상법과 자본시장법 개정, 산업전략 전환 등 구조적 리셋이 예고되면서 기업 경영의 전면 재정비가 불가피해졌다는 진단이다.

법무법인 세종·율촌·지평·바른과 삼일PwC경영연구원 등 주요 경제·법률 씽크탱크들은 이재명 정부 출범 첫날인 4일 일제히 새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와 향후 과제를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들의 내용을 종합하면 이재명 정부의 정책은 선언을 넘어 입법·제도화 단계까지 진입할 가능성이 크며, 기업들은 이제 전례 없는 변화를 ‘전략’으로 풀어야 할 시점이다.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제21대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 홀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지배구조 리셋…경영권 전략 흔들

새 정부가 추진하는 상법 개정안에는 이사의 충실·선관주의 의무 명문화, 자사주 의결권 제한, 일정 조건 자사주 소각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집중투표제 일반화 등이 포함될 전망이다.

이는 기존 대주주 중심의 경영권 방어 구조를 흔드는 요소로, 이사회 구성 전략과 소수주주 대응 방식 전반에 재설계가 필요하다.

법무법인 세종은 “글로벌 지배구조 기준과의 정합성을 높이겠다는 기조 아래, 실제 법제화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고 진단했고, 율촌은 “기업별로 위임장 대결, 경영권 분쟁 가능성 확대에 대비한 사전 리스크 점검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자본시장 제도도 대대적인 손질이 예고된다. 자산운용업·금융투자업 인가 체계를 통합한 ‘자본시장기본법’ 신설, ESG 공시의무화 확대, 스튜어드십코드 강화, 토큰증권(STO) 및 가상자산 ETF 규율 체계 도입 등이 추진된다.

벤처·스타트업 업계의 경우,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 도입, 사모펀드 규제 정비 등은 민간자본 유입에 긍정적이지만, 동시에 공시 의무와 리스크 관리 강화라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할 수 있다.

삼일PwC는 “2024년 기준 ESG 공시 도입률은 27.4%에 불과하며, 2026년 이후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부터 단계적 의무화가 본격화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산업 패러다임 전환…기술 중심 산업구조 구축

정부는 산업구조의 고도화를 위한 기술·전략산업 중심 재편을 강하게 밀어붙일 방침이다. AI반도체, 바이오헬스, 우주항공, 콘텐츠, 첨단소재 등을 5대 전략산업으로 지정하고, 향후 5년간 50조원 이상의 정책금융을 집중 투입한다.

건설·부동산 정책은 민간 중심 공급 확대, 정비사업 정상화, 임대차시장 안정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지역 균형발전을 위한 메가시티 추진과 도시계획 개편도 예고된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를 위한 납품단가 연동제 확대, 디스커버리 제도 도입 등 거래공정성 제고 방안도 제시됐다.

법무법인 지평은 “중소기업이 대기업과의 분쟁에서 증거 접근권을 확보하는 제도적 전환이 될 것”이라 평가했고, 바른은 “공정거래 질서 강화가 공급망 설계에도 직접적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콘텐츠 산업은 공공 OTT 설립, 지역 공연장 인프라 조성, 글로벌 유통 플랫폼 지원 확대 등으로 확장성이 부여된다. 문화기반 산업 활성화를 통해 내수 진작과 수출 동시 대응이라는 정부 전략의 일환이다.

2024년 하반기 기준 한국의 전체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5.6% 감소, 내수 성장률은 1.1%에 머물러 ‘쌍둔화’ 구조 고착에 대한 위기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산업 전략의 전환은 선택이 아닌 필수로 여겨진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 우원식 국회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과 김혜경 여사, 우원식 국회의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21대 대통령 취임선서식에 참석하고 있다. 뉴시스

글로벌 전략과 인사·노무 구조 대응

대외 전략에서는 미국과의 기술동맹 강화, 중국과의 실리외교라는 이중기조가 유지된다. 반도체·배터리·첨단소재 등 분야에서 미국 주도의 공급망 재편에 참여하되, 대중 무역 보복 가능성에는 방어적 접근이 병행된다.

2023년 한국의 대중국 수출 비중은 19.5%로 10년 만에 20% 아래로 하락했으며, 대미 수출 비중은 18.1%로 확대됐다. 기업들은 수출 시장 다변화, 현지화 조건 검토, 규제 리스크 점검 등을 병행해야 한다.

인사·노무 측면에선 노조 단체교섭권 확대, 근로시간 유연화, 중대재해 대응 강화를 둘러싼 환경 변화에 직면하게 된다. 정책 변화와 입법 속도가 빨라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기업들은 인력운영 리스크 완화 및 조직문화 개편까지 아우르는 전략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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