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K-방산, 유럽서 전자전까지...글로벌 전선 넓힌다

현대위아, MSPO 첫 단독 부스...유럽 공략 속도 더해
KAI·한화·대한항공, 전자전기 개발 도전...‘완전 국산형’ 경쟁 가속

  • 기사입력 2025.08.22 16:28
  • 기자명 최현준 기자

더피알=최현준 기자|유럽 최대 방산 전시회부터 차세대 전자전기 개발까지, 국내 방산업체들이 글로벌 무대에서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현대위아는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첫 단독 부스를 열고, KAI-한화와 대한항공은 첨단 전자전 항공기 개발에 나서며 ‘K-방산’의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드론·전자전 등 전장 환경의 변화는 유럽 각국의 무기 수요를 키우고 있다.

이에 맞춰 국내 기업들은 화포·전술차량 같은 지상무기부터 전자기 스펙트럼전 수행능력을 강화하는 항공 플랫폼까지 제품군을 넓히며 시장 기회를 선점하려는 전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위아가 기아의 소형전술차량에 탑재한 '경량화 105㎜ 자주포' 모습. 사진=현대위아
현대위아가 기아의 소형전술차량에 탑재한 '경량화 105㎜ 자주포' 모습. 사진=현대위아

현대위아, 유럽 최대 전시회서 첫 단독부스 연다

유럽 최대 방산 전시회인 '국제방위산업 전시회(MSPO)'가 9월 2일부터 5일까지 폴란드 키엘체에서 열린다. 이번 행사에서 현대위아는 처음으로 단독 부스를 운영하며, 신형 무기체계로 유럽 시장 공략에 속도를 더한다.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 계열사인 현대위아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MSPO에 참여한다. 올해는 특히 처음 단독 부스를 마련해, 회사 방산 역량을 집중 전시할 예정이라고 20일 밝혔다.

현대위아는 자동차 부품 중심 사업에서 방산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며, 국내 유일의 화포 제작 전문업체로 자리 잡았다. 또한 이번 전시에서 육상 무기부터 해상·항공 무기, 미래형 무기체계까지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유럽 시장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 현대위아는 기아의 소형전술차량에 탑재한 '경량화 105㎜ 자주포'를 공개한다. 기존 KH178 곡사포 대비 경량화 된 무게와 자동사격통제장치를 적용해, 협소한 지형이나 험로에서도 기동성을 확보한다.

현대위아 105㎜ 자주포의 최대 사거리는 14.7㎞, 발사 속도는 분당 최대 10발이다. 기존 성능을 유지하면서도 운용 인원이 6명에서 4명으로 감소했다.

이어 '차량탑재형 81㎜ 박격포'도 첫 선을 보인다. 자동 방열 방식을 적용해 사격 준비 시간을 기존 5분에서 10초로 단축했고, 3명이면 운용 가능하다. 공중 수송이 가능해 신속 투입이 장점이다.

또한 현대위아는 드론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ADS(안티 드론 시스템)'도 선보인다. 레이더와 전자광학·적외선(EO/IR), 재머, 원격무장체계(RCWS)를 결합한 솔루션으로, 최대 10㎞에서 드론을 탐지하고 40㎜ 공중폭발탄으로 드론 군집 요격이 가능하다.

아울러 현대위아는 이번 전시 참가를 계기로 차량 기반 화포 전문업체로서 입지도 강화한다. K2 전차와 K9 자주포, FA-50 경공격기 등 한국산 무기와 함께 유럽 내 수출 확대를 추진한다.

현대위아 관계자는 "MSPO 참가를 통해 미래형 무기체계와 기술력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유럽 시장에서 무기체계 경쟁력을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KAI가 개발한 KF-21 전투기. 사진=KAI
KAI가 개발한 KF-21 전투기. 사진=KAI

KAI-한화, 체계통합·재밍 기술로 '완전 국산형' 강점 내세워

KAI-한화시스템 컨소시엄은 국산 항공기 개발과 감항인증 경험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KAI는 KT-1 훈련기부터 KF-21 전투기까지 30년 간 개발 경험을 통해 축적한 체계통합 역량으로 전자전 항공기 개발을 완수할 계획이다.

특히 KAI는 항공기 최적화 설계부터 체계통합까지 자체 수행이 가능하며, 유인기 시험 평가 및 군민 감항인증 전환 경험을 갖춘 유일한 기업임을 강조한다. 그간 다양한 항공기 플랫폼 개발을 거치며 사업 관리 및 리스크 대응 역량을 갖춘 점도 부각되고 있다.

아울러 KF-21EX, 유무인복합체계 등 전자전 항공기 국내 기술 연속성 및 활용성이 높은 점도 이번 전자전 체계개발 사업에서 돋보이는 지점이다.

KAI는 KF-21능동 전자주사식 위상배열(AESA) 레이다 개발을 맡고 있는 한화시스템과의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술 연속성을 높였다. 한화시스템은 재밍(전자공격)신호 생성기와 위상배열 안테나, 고출력 송신장치 등 전자전 핵심 장비 개발 능력을 갖춘 국내 유일 AESA 레이더를 항공기에 적용한 기업이다.

한화시스템은 TAC-ELINT, 소형무장헬기 레이다경보장비 등에서 디지털 수신기·위상비교방향 탐지 기술을 국내 최초로 적용하며 전력화를 주도해왔다.

최근에는 KF-21용 AESA 빔조향 전자전 수트 개발에도 착수해 다중 위협 대응 능력을 확보하고, 임무컴퓨터·다기능시현기 등 핵심 항전장비를 100% 국산화했다. 미국이 이전을 거부한 4대 핵심 기술 중 3개(AESA 레이다, IRST, EO TGP)를 독자 개발하는 성과도 거뒀다.

대한항공, 전자전기 연구개발 사업 수주전 뛰어든다

대한항공이 LIG넥스원과 손잡고 대한민국 공군의 전자기 스펙트럼(EMS) 전력 확보를 위한 '전자전기(Block-I) 체계개발 사업' 수주전에 본격 뛰어든다.

대한항공은 LIG넥스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다음 달 초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 제안서를 최종 제출한다고 21일 밝혔다.

이번 사업은 정부가 1조7775억 원을 투자하고 국내 업체가 연구·개발하는 형태로 추진된다. 컨소시엄이 해당 사업의 체계종합업체로 최종 선정될 시 대한항공은 체계통합 및 기체 개조·제작, LIG넥스원이 체계개발 및 전자전 장비 개발·탑재를 담당할 계획이다.

대한항공이 LIG넥스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자전기(Block-I) 체계개발 사업' 수주전에 뛰어든다. 사진은 대한항공과 LIG넥스원의 전자전기 예상도. 사진=대한항공
대한항공이 LIG넥스원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전자전기(Block-I) 체계개발 사업' 수주전에 뛰어든다. 사진은 대한항공과 LIG넥스원의 전자전기 예상도. 사진=대한항공

전자전기 체계개발 사업은 항공기에 임무 장비를 탑재해 주변국의 위협 신호를 수집·분석하고, 전시에 전자공격(jamming)을 통해 적의 방공망과 무선지휘통신체계를 마비·교란하는 대형 특수임무기를 개발하는 사업이다.

전자전기는 적 항공기와 지상 레이더 등 전자장비를 무력화시키고, 통신체계까지 마비시킬 수 있어 현대 전장에 필수 장비로 꼽힌다.

이번 사업은 외국산 중형 민항기를 개조해 전자기전 임무장비를 탑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공군이 요구하는 고도·속도·작전 지속시간 등을 감안하면 신규 기체 개발보다 기존 플랫폼 개조가 더 빠르다고 판단했다.

민항기를 개조해 운용하는 경우 미국 공군의 차세대 전자전기 EA-37B 외엔 전무한 만큼, 세계적으로 희소성을 지닌 고난도 사업으로 평가되고 있다.

아울러 대한항공은 P-3C 해상초계기 성능개량, 백두 1차 사업 등 유사한 사업을 수행하며 민간항공기 군용화 후 안정성을 확인하는 '비행안전 적합 인증(감항인증)'을 확보했다.

코로나19 팬데믹이던 지난 2020년부터 2023년에는 보잉 B777 여객기 10대와 에어버스 A330 6대를 화물기 개조에 성공해 감항인증을 획득했다. 지난 5월에는 방위사업청의 UH-60 다목적 헬기 성능 개량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최종 선정된 바 있다.

사업 수행을 위한 기반도 탄탄하다. 대한항공은 부산 테크센터 및 대전 연구개발(R&D)센터 내 100여 명의 특수임무기 전문 인력과 무인기, 우주발사체, 미래항공교통(AAM)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현재까지 태평양 전역 미군 항공기 3700여 대를 포함해 총 5500여 대의 항공기를 출고했다.

군용화 개조 후 비행안정성 확보도 중요한 과제다. 전자전기 사업은 기체 외부에 대형 안테나 구조물을 장착하는 것이 핵심이다.

아울러 LIG넥스원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유·무인 특수임무기 사업을 확장해 글로벌 방산 시장 진출과 수출 기회도 적극 모색할 방침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전자전기 사업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적으로도 손꼽히는 도전"이라며 "대한항공이 지난 50여 년간 축적한 기술력과 인프라로 우리 군의 첨단 전력 확보에 앞장서고, 나아가 대한민국 방산 산업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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