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보이지 않는 고통, 만질 수 있는 상실...편두통 캠페인의 혁신

[미디어 헬스 리터러시] 화이자, ‘세계 최대의 분실물' 순회 전시 글로벌 캠페인

'분실물 전시회', 편두통으로 잃어버린 인생의 조각들
의미 있는 삶의 경험 앗아가는 편두통의 영향에 대해 소통하자
편두통 치료의 기준, 증상 완화에서 온전한 삶의 능력 회복으로 바꿔야

  • 기사입력 2025.10.07 09:30
  • 기자명 박주범 기자
핸드폰, 지갑, 가방 등  무언가를 잃어버렸을 때의 속상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사진 = uber.com)
핸드폰, 지갑, 가방 등  무언가를 잃어버렸을 때의 속상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사진 = uber.com)

더피알=박주범 기자|'분실물 전시회'라고 하니 아마도 핸드폰, 지갑, 가방, 이어폰 등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예상과 달리, 이번 전시회에 등장한 분실물들은 승무원 모자, 몇 번 신지 못한 운동화, 여권의 빈 페이지 등이다.

이 물건들은 편두통 환자들이 언제 발작할지 모르는 통증 때문에 승무원 커리어, 트레이닝 기회, 할머니를 보기 위한 마지막 여행 등 포기할 수 밖에 없었던 인생의 소중한 경험과 시간을 생생하게 전달하기 위해 제작된 복제품들이다.

이들은 모두 편두통(migraine)을 조금 심한 두통(headache)으로 생각하고 통증과 증상을 그저 진통제로 억누르고 버티려 했었음을 후회했다. 

퍼블리시스 헬스(Publicis Health)가 기획한 화이자(Pfizer)의 새로운 글로벌 인식 캠페인은 순회 전시인 <세계 최대 분실물(The World's Largest Lost & Found)>을 통해 보이지 않는 상실을 현실로 만든다.

전세계 10억 명 이상이 고통을 받는 편두통은 여전히 많은 오해를 받고 있으며, ‘단순한 두통’으로 가볍게 여겨지거나 ‘여성의 문제’로 치부되기도 한다. 그러나 편두통은 만성 신경 질환으로 신체적 정신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야기할 수 있으며, 고립감을 유발할 수 있다.

전세계 사람들이 편두통으로 잃은 기회와 순간들은 너무 크지만 이제라도 찾을 수 있다 (사진 = 캠페인 영상 캡처) 
전세계 사람들이 편두통으로 잃은 기회와 순간들은 너무 크지만 이제라도 찾을 수 있다 (사진 = 캠페인 영상 캡처) 

편두통에 대한 낙인과 인식 부족으로 수백만 명의 환자들이 진단 미흡, 치료 지연, 삶의 질 저하의 악순환에 빠진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기획된 이번 캠페인은 과학을 넘어 편두통이 우리 삶에 미치는 영향을 직접 보고, 만지고, 이해할 수 있게 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캠페인은 편두통으로 인해 잃어버렸다가 되찾았던 순간들에 관한 개인적인 이야기와 상징적인 물건들을 선보이고, 다큐멘터리 영상과 기타 미디어를 통해 공감을 자아내 편두통의 영향을 알리고자 한다.

상실과 회복에 대한 실제 사연을 들려주는 다큐멘터리 영상에는 중국, 이탈리아, 영국 출신의 세 사람이 출연해 편두통으로 인한 영향이 지리적 경계나 문화적 차이를 초월해 수십억 명의 사람들의 공통적 경험임을 보여준다.

캠페인은 여러 국가의 편두통 환자들을 인터뷰해 편두통을 둘러싼 감정적 뉘앙스와 삶의 현실을 포착했다.  편두통 환자들은 겪어본 사람만 알 수 있다는 극심한 고통과 예측할 수 없는 발작 때문에 가족과의 시간, 저녁식사, 직장, 면접의 기회, 결혼식, 일생일대의 여행을 놓친 경험이 있다. 

이번 전시 캠페인은 단순히 아픈 것만이 아니라, 그로 인해 놓친 삶의 순간, 침묵, 오해로 인해 자신들도 모르는 방법으로 삶이 파괴되고 있었음을 깨닫게 하며, 동시에 적절한 진단과 효과적인 치료를 통해 삶에서 통제력, 시간, 예측 가능성, 관계 등을 되찾을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체르치우 화이자 마케팅 디렉터도 다섯살 때부터 편두통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사진= adforum.com)
체르치우 화이자 마케팅 디렉터도 다섯살 때부터 편두통에 시달렸다고 털어놨다 (사진= adforum.com)

화이자 글로벌 마케팅 디렉터 이리나 체르치우(Irina Cherciu)는 이번 캠페인으로 전 세계가 편두통을 바라보는 방식을 재정립하기를 바란다고 지난 2일 보도된 애드포럼(AdForum)과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그녀는 편두통 환자들이 직면하는 두 가지 큰 장벽에 대해 언급했다. 우선 편두통이 여전히 심각한 신경 질환으로 인식되기보다 일종의 두통으로 취급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리고 환자가 치료를 받더라도 대부분 만족도가 낮다는 것이다.

이것은 많은 환자들이 단기적이고 부분적인 통증 완화만을 기대하고, 적절한 편두통 관리가 정상적인 기능, 예측 가능성, 그리고 삶의 질을 회복시켜 준다는 사실을 인지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캠페인의 목표는 두 가지 문제를 모두 해결하는 것이다. 사람들이 편두통을 심각한 질환으로 인식하고,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치료를 받도록 하는 것이다. 

화이자 글로벌 캠페인 '세계 최대의 분실물 전시회' (영상 = 퍼블리시스 헬스)

이를 위해서는 적절한 진단과 치료에 대한 인식과 시급성을 높이는 동시에, 환자들이 치료에서 더 많은 것을 기대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대중의 인식 제고는 의료계가 편두통에 접근하는 방식을 바꾸는 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즉, 의료 전문가들이 편두통 치료에 대해 단순히 증상 완화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가 온전한 삶의 능력을 회복하는 것으로 새로운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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