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안티팬 소통, 절반의 성공
현대차 안티팬 소통, 절반의 성공
  • 이윤주 기자 (skyavenue@the-pr.co.kr)
  • 승인 2015.12.16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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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프터뉴스] 소비자 불만에 직접 입장 밝혀... ‘H-옴부즈맨’ 제안하기도

[더피알=이윤주 기자] 현대차가 안티팬과 소통하겠다는 취지로 지난 14일 주최한 ‘마음드림(DREAM)’ 행사(관련기사: 현대차 '안티팬 소통' 가속페달)는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할 수 있을 듯하다. 

안티팬과 직접 마주해 개선책을 찾으려 한 점은 고무적이지만, 논란이 된 이슈들을 허심탄회하게 풀어내지는 못했다는 아쉬움의 목소리가 나온다.

▲ '마음드림'에 참여한 100명의 참가자들./사진: 현대차 페이스북

현대차는 마음드림에 응모한 1512명 가운데 100명을 추첨해 이날 행사에 초청했다. 인원의 3분의 1은 보배드림 커뮤니티 회원에게 할당해 안티팬을 염두에 둔 자리임을 확실히 했다.

오전에 모인 참석자들은 현대차 남양주 연구소 방문을 통해 자동차 충돌 테스트 및 신차를 견학하는 시간을 가졌다. 본격적으로 간담회가 시작된 것은 저녁 6시 반.

복수의 언론보도에 따르면, 직접 답변하기 위해 행사장을 찾은 곽진 현대차 부사장은 “오기 전 현대차와 관련된 글을 봤더니 악플이 일색이더라. 터놓고 이야기해보자”며 소통 의지를 드러냈다.

질문에는 최근 논란이 된 박병일 고소 건부터 ‘소비자 리포트’에 나온 현대차 화재, 센터 고객 응대 문제 등 그동안 누적된 불만들이 포함됐다.

박병일 고소사건은 자동차 정비 명장으로 불리는 박 씨가 급발진·누수·에어백 등과 관련해 현대차에 비판적인 인터뷰를 하자 회사 차원에서 소를 제기한 것이다.

최근 검찰은 박 씨에게 무혐의 처분을 내렸는데, 이와 관련 곽 부사장은 “박병일 명장 사건에 대해 이렇다 말씀드리긴 곤란하다. 소비자가 원하신다면 내부 검토해 보겠다”는 말로 입장을 대신한 것으로 알려졌다.

▲ 곽진 현대차 부사장이 고객들과 질의응답시간을 가지고 있다./사진: 현대차 페이스북

향후 소통 계획에 대해서는 “현대차에 대한 부정적 정서에 대해 심각하게 인지하며 신속하고 섬세한 고객 소통이 중요함을 통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곽 부사장은 고객들의 불만에 ‘H-옴부즈맨(Ombudsman)’ 제도를 제안했다. 옴부즈맨은 정부의 독주를 막기 위한 행정 감찰관 제도다. 현대차는 이를 응용해 차량에 대한 불만을 가진 고객이 판매나 서비스 방안를 제안하면 국내 영업 전 부문에 반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안티팬을 포함한 다양한 비판 의견을 수렴하려 노력했지만, 현장에서의 공개 질문 기회는 5명에게만 주어져 아쉽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 행사에 참석한 보배드림의 한 회원(다크***)은 “다음에 (마음드림을) 또 하게 된다면 연구소 탐방을 빼고, 진짜 소통하는 공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며 방문후기를 남기기도 했다.

+추가합니다

기사가 나간 이후 현장에 자리했던 보배드림 회원 한 분이 메일을 통해 후기를 전해오셨습니다. 보배드림에서만 (현대차 관련) 정보를 얻다보니 너무 한 쪽 의견에만 치우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 연차를 쓰고 다녀오셨다고 합니다. 몇 가지 아쉬운 점을 지적해주셨네요.

1. 운영
행사 운영이 원활하지 않았다. 보통 대기업 행사라면 당첨통보와 참석여부, SMS 문자안내 등이 원활하게 이뤄져야 하는데, 금요일에 러브콜 전화가 왔고 행사 전날인 일요일에 주소를 알리는 문자가 왔다.

한 회원(서울***)은 전화로 참석 가능 여부를 문의하니 리스트에 있으니 오라는 안내를 받았다. 하지만 일요일 오후까지 기다렸으나 추가 내용을 안내하는 문자가 오지 않아 다시 연락을 취했고 그제서야 “고객님은 명단에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알바가 실수를 한 것 같네요”라는 말을 전해 들었다. 행사 참석을 위해 연차까지 쓴 해당 회원은 보배드림 커뮤니티에 억울함을 호소했다.

2. 참석자
20대 중반 정도의 젊은 층이 많이 참석했다. 안티성(향)을 띠기보다는 취업을 위한 목적이 강해보였다. (질의응답 시간에 나온) 첫 번째 질문이 (현대차 관련) 불만사항이 아닌 신차나 신기술에 대한 것이었다는 점을 봐도 알 수 있다.

또 저녁에는 못 보던 사람들(인쇄된 명찰이 아닌 자필로 쓴 명찰)이 들어왔다. 사진을 찍기에 늦게 온 사람들인가 싶었다. 집에 돌아와 블로그 후기를 읽다보니 내 옆에 있던 사람이 블로거였고 (그는) 현대를 광고하는 내용을 포스팅했다.

3. 내용
MC가 1시간 행사를 진행하는 동안 미리 준비된 질의와 홍보 영상, 그리고 부사장의 자화자찬하는 자리라는 느낌이 강했다. (현장에서) 질문 기회가 주어진 사람은 5명. 과연 소통하는 자리인지 홍보하는 자리인지 답답하더라.

박병일 명장 고소 건의 경우, 고소한 사실 자체보다 대한민국 국민 누구든 고소당할 수 있다는 인식을 심어준 게 가장 큰 문제라고 본다. (답변으로 언급된) 자기들끼리(=내부적으로) 논의해 봐야 한다는 말 자체는 아직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것이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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