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병주 기자 | 미국과 베트남 현지 직원들이 삼성SDS의 회의에 참여했다. 본사에 건의사항을 전달하려는데 한국어를 모르는 상황. 베트남 직원이 '브리티 코파일럿'을 활용해 베트남어로 "프로모션을 기획하려는데 본사에서 지원할 수 있냐"라고 묻자 얼마 지나지 않아 한국어로 통역이 이뤄졌다.
회의를 마치면 따로 회의록을 작성할 필요 없이 자동으로 회의록이 만들어지고, 밀린 업무는 인공지능(AI) 업무 비서가 알아서 처리한다.

삼성SDS는 지난 8일(현지시간)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 마련된 전시 부스에서 기업 업무에 최적화된 생성형 AI 서비스를 선보였다. 특히 세계 최초로 하나의 회의에서 3개 이상의 언어를 동시에 인식해 실시간 통번역을 지원하는 브리티 코파일럿 '언어 장벽 없는 회의 서비스'가 눈길을 끌었다.
3월 출시 예정인 '언어 장벽 없는 회의 서비스'는 현재 한국어, 영어, 중국어, 독일어, 프랑스어, 스페인어 등 10개 언어의 음성을 인식해 실시간 통역 자막을 제공하며 러시아어, 헝가리어, 아랍어 등 총 15개 언어에 대해서는 번역 서비스를 지원한다.
서비스 시연은 기업 고객이 실제 업무에서 생성형 AI 서비스를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체감할 수 있도록 해외법인과 영상 회의, 해외 시장 데이터 분석, 제품 출시 국가의 법률 및 규제 모니터링 등 실제 업무 상황과 유사한 시나리오를 짜서 이뤄졌다.
부스에서는 브리티 코파일럿과 생성형 AI 플랫폼 '패브릭스', 업무 자동화 솔루션 '브리티 오토메이션'이 소개되었다.
브리티 코파일럿은 직원들이 회사 업무를 수행하면서 가장 많이 사용하는 메일, 메신저, 영상 회의 등 협업 솔루션에 생성형 AI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다. 지난해 4월 출시 이후 금융, 제조, 건설 등 다양한 산업에서 18만 명 이상이 사용 중이다.
삼성SDS는 "브리티 코파일럿은 한국어를 가장 잘 이해하는 서비스로 글로벌 코파일럿과 비교했을 때 음성 인식 정확도가 한국어에서 9% 높았다고 설명했다.
한층 강력해진 '퍼스널 에이전트' 기능도 공개했다. 별도의 명령 없이 사용자의 메일, 문서 자료 등과 같은 사내 지식 정보를 활용해 업무를 스스로 처리하는 AI 업무 비서 서비스는 5월 출시 예정이다.
현장 시연에서는 사용자가 회의나 다른 업무로 응답이 어려운 경우 동료로부터 일정 문의, 업무 자료 공유 등을 요청받자 퍼스널 에이전트가 스스로 일정을 조회하고 자료를 찾아 답변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이 밖에 사용자의 주요 일정과 할 일을 알려주는 데일리 브리핑, 이동 중 목소리만으로 업무 지시가 가능한 보이스 어시스턴스, 팀 협업 업무를 지원하는 팀 에이전트 기능을 올해 상반기 내로 공개할 예정이다.
기업의 다양한 데이터, 지식 자산 등 사내 업무 시스템과 LLM(거대언어모델)을 안전하게 연결하는 생성형 AI 플랫폼 패브릭스를 활용해 업무 생산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방안도 선보였다.
패브릭스는 에이전트끼리 소통하고 해결책을 제시하는 '멀티 에이전트' 기능을 활용해 해외 시장 트렌드를 조사하고 사내 시스템에서 과거 판매량을 분석하는 한편, 목표 시장에서 달성 가능한 매출 산정과 프로모션 전략까지 도출한다. 패브릭스를 이용하면 해외 신제품 출시를 위한 보고서 초안 작성을 5분 안에 완성할 수 있다.
생성형 AI 이용 중 발생하는 대화와 데이터 이력을 암호화해 저장 및 관리하는 등 사내 기밀과 사용 이력을 안전하게 보호해 고객이 정보 유출 걱정 없이 생성형 AI를 사용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삼성SDS는 사람이 반복적으로 처리하는 단순 업무를 다양한 자동화 기술을 활용해 하나의 플랫폼에서 기업 업무 프로세스를 자동화할 수 있는 솔루션 '브리티 오토메이션'을 시연했다.
시연에서는 제품 수출을 위한 해외 국가의 법령 정보 모니터링 시연에서는 고객사 직원 7명이 12주에 걸쳐 수행하던 업무를 1주일 내로 단축한 사례가 소개됐다.
원래 직원들이 관련 법령을 일일이 읽고 바뀐 부분을 찾아 번역해 수출제품에 대한 영향도를 파악했다면, 브리티 오토메이션으로 수출 대상국의 법령 사이트를 자동 모니터링해 개정 법령 문서의 바뀐 부분을 찾아 한글로 번역·요약 후 담당자에게 알림을 제공하는 등 전 과정을 끊김 없이 자동화할 수 있다.
이날 공개된 3가지 생성형 AI 서비스 가운데 패브릭스는 기반이 되는 거대언어모델(LLM) 중 해결해야 할 업무를 가장 잘 처리하는 모델을 사용자가 선택해 이용할 수 있는 구조로 만들어졌다. GPT와 클로드, 오픈소스 AI 모델 등이 사용된다.
퍼블릭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기반 브리티 코파일럿은 현재 GPT 3.5 기반 에이전트로 다음 달 안으로 GPT4 미니 버전으로 바뀌며, 프라이빗 버전은 라마 3.1 기반이다.

이준희 삼성SDS 사장은 "생성형 AI 서비스를 누구보다 빠르게 시장에 출시하고 사업을 할 수 있게 된 것은 국내 최고로 인정받은 삼성 클라우드 플랫폼(SCP) 기반 클라우드 서비스(CSP), 매니지드 클라우드 서비스(MSP) 등의 보안 기술력과 역량 덕분"이라며 "이번에 선보인 삼성SDS의 생성형 AI 서비스를 활용해 고객 비즈니스의 진정한 하이퍼 오토메이션 혁신을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