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경탁 기자 | 허윤홍 대표가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를 만나거나 건설업계 최초로 딥씨크 금지령을 내리는 등 GS건설은 AI와 관련해 발빠른 행보를 보여왔다.
지난해 11월, ‘자이(Xi)’ 브랜드에 대한 22년 만의 리뉴얼 당시 취임 1년이 막 지난 시점이었던 허 대표는 “자이(Xi) 리브랜딩은 단순한 이미지 변화가 아닌 근본을 튼튼히 하는 밑거름”이며, “더욱 혁신적인 기술과 서비스를 통해 고객이 더 행복할 수 있는 주거 환경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2002년의 자이(Xi)가 ‘eXtra Intelligent(특별한 지성)’으로 공급자적 관점이었다면, 새로운 자이(Xi)는 ‘eXperience Inspiration(일상이 특별해지는 경험)’으로 고객의 삶에 대한 섬세한 통찰력으로 일상이 특별해지는 경험을 창조한다는 의미를 담았다고 한다.
GS건설이 Artificial Intelligence(인공지능)의 시대에 Intelligent 대신 Inspiration을 내건 것은 직면한 현상 그 너머를 향해 달려가겠다는 확신과 자신감의 표현으로 읽힌다.

DX로 건설 패러다임 변화
GS건설은 허윤홍 대표 취임 이후 디지털 전환(DX)을 통해 건설업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고 있다. GS건설의 DX 전략은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건설업의 근본적인 변화를 주도하면서 보다 안전하고 지속 가능한 건설 산업을 만들어가고 있다.
AI 기반 스마트 기술, 데이터 기반 건설 혁신, 스마트시티 개발, 스타트업과의 협업 등 다양한 영역에서 디지털 혁신을 추진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GS건설은 AI와 스마트 기술을 활용해 건설 현장의 효율성과 안전성을 극대화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Xi Voice(자이 보이스)’다.
자이보이스는 다국적 근로자들과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 개발된 AI 번역 프로그램이다. 이 기술은 한국어 음성을 인식해 120여 개 언어로 즉시 번역하며, 기존 번역 프로그램에서 어려웠던 건설 전문 용어까지 정확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다.
자이 보이스는 아침 조회나 안전교육과 같이 다양한 국적의 외국인 근로자를 대상으로 하는 의사소통 시 유용하게 사용된다. 담당자가 한국어로 이야기하면 음성을 인식하여 중국어, 베트남어 등 120여 개 언어로 실시간 텍스트 번역이 이루어진다.
특히, 기존 번역 프로그램에서 정확한 번역이 어려웠던 건설 전문 용어도 국가별 언어로 정확하게 변환할 수 있도록 최적화된 것이 강점이다.
현재 건설 현장에서 외국인 근로자의 비중이 증가함에 따라, GS건설은 안전과 품질 관리를 위해 원활한 의사소통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
이에 따라 GS건설은 2024년 초부터 AI 기반 실시간 번역 프로그램 개발을 추진해왔으며, 이를 통해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꼭 필요한 공지사항 전달 및 교육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자이 보이스’는 그해 4월부터 6월까지 일부 현장에서 파일럿 테스트를 거치며 현장 실무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보완을 거듭해왔다.
이에 따라 △건설 전문 용어의 정확한 번역 기능 △다양한 언어 번역 지원 △음성 인식이 원활하지 않을 경우를 대비한 자판 입력 기능 △QR코드를 통한 근로자 모바일 활용 기능 △조회 시 사용되는 자료의 번역 기능 등이 추가됐다.
GS건설은 향후 인터넷 환경이 원활하지 않은 현장에서도 불편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자이 보이스’를 앱(App) 형태로 개발할 예정이다. 현재는 텍스트 번역 기능만 지원되지만, 각 언어별 음성 출력 기능도 추가될 계획이다.
GS건설 디지털혁신(DX)팀 관계자는 “자이 보이스 외에도 현장에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현장과 협업해 개발 중”이라며, “건설 현장에서도 디지털 전환(DX)을 통해 안전과 품질을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안전보건 교육자료 통합 플랫폼 구축
GS건설은 안전보건 교육자료 통합 플랫폼을 도입하여 건설 현장의 안전 강화를 위한 교육 자료를 체계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안전, 보건, 건설 장비, 기술 안전과 관련된 교육 자료뿐만 아니라 건설 현장의 중대재해 사례, 교육용 동영상, 사전 안전(Pre-safety) 교육 등 다양한 정보를 포함하고 있다.
강력한 검색 기능을 통해 사용자가 필요로 하는 자료를 쉽고 빠르게 찾을 수 있어, 건설 현장의 실질적인 안전 교육을 효과적으로 지원한다.
기존 자료 공유 시스템은 각 부서별로 관리 방식이 다르고, 자료가 분산되어 있어 사용자들이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통합 플랫폼 도입 이후, △통합 검색 기능(제목 및 본문 검색 포함) △Web 검토 기능(다운로드 없이 실시간 확인 가능) △편리한 공유 기능(파일 다운로드 없이 플랫폼 내 전송) △스마트폰 활용(현장에서도 실시간 자료 확인 가능) 등의 기능이 제공되어 효율성이 크게 향상되었다.

또한, GS건설 안전혁신학교에서는 해당 플랫폼을 활용한 안전보건 교육을 진행하며, 총 60여 편의 근로자 교육용 동영상을 자체 제작해 건설 현장의 안전사고 예방에 기여하고 있다.
특히, 실제 공사 현장을 3D 입체 스캔하여 가상학습공간을 구축하여 PC공사, 시스템비계, 동바리, 가설흙막이, 데크플레이트 공사 등의 건설 프로세스를 직관적으로 학습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이러한 3D 스캔 기술의 도입은 기존 부동산 및 인테리어 분야에서 사용되던 기술을 건설 현장 교육에 활용한 업계 최초 사례로, 최신 IT 기술을 통한 건설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X)을 실현하는 중요한 발판이 되고 있다.
스마트홈·스마트시티 너머 데이터 센터 사업까지
GS건설은 스마트홈과 홈네트워크 기술을 활용해 입주민들에게 보다 편리한 생활 환경을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출시된 ‘자이홈’은 입주자 사전점검부터 생활관리까지 아우르는 통합 앱으로, 스마트홈 기능과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한 플랫폼에서 제공한다.
‘자이홈’은 직관적인 카드 스택(Card Stack) 디자인을 적용해 전 연령층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했으며, 스마트홈 제어와 커뮤니티 시설 예약 등 다양한 기능을 포함하고 있다.
GS건설은 스마트시티 개발을 위한 연구개발(R&D)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024년 8월 KAIST와 협력하여 스마트시티 기술 연구센터를 설립하고, 도시 내 교통, 환경, 에너지 효율성 개선을 위한 첨단 기술을 개발 중이다.
스마트시티 구축의 핵심 요소인 디지털 트윈(Digital Twin)과 BIM(빌딩정보모델링) 기술을 활용해 실시간 도시 운영을 가능하게 하고, 데이터 기반 의사결정을 통해 보다 지속가능한 도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한편 GS건설은 데이터센터 사업에서도 강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2024년 1월 ‘에포크 안양 센터’를 준공하며, 건설업계 최초로 데이터센터 투자·개발·운영까지 직접 참여하는 모델을 구축했다. 이는 AI·빅데이터 시대에 발맞춰 IT 인프라 구축에 대한 GS건설의 전략적 접근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