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경탁 기자 |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이사 사장(CEO)이 AI 시대 속 반도체 산업의 역할과 책임이 더욱 커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곽 사장은 한국반도체산업협회(KSIA) 회장을 맡고 있다.
곽노정 사장은 20일 자신의 링크드인(LinkedIn) 계정을 통해 “SEMICON Korea 2025에서 보낸 시간을 되돌아보며, 반도체 업계가 짊어진 막중한 책임을 다시금 깨닫게 됐다”고 밝혔다.
곽 사장은 “AI가 계속 진화하면서 그 어느 때보다 산업의 중요성과 위험이 커지고 있다”며, 이번 행사 주제인 ‘Lead the Edge to the New Era’(새로운 시대를 향한 혁신 주도)와 맞물려 반도체 업계가 기술 발전을 주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AI 시대, 반도체 산업이 혁신 이끌어야
곽 사장은 앞서 지난 19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세미콘 코리아 2025 리더십 디너’에서 연설을 통해 반도체가 글로벌 경제와 국가 안보에서 차지하는 핵심적인 역할을 설명한 바 있다.
글로벌 반도체 리더 500여 명이 참석,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AI 시대 반도체 산업의 미래 전략을 논의하는 자리였던 이날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난 곽 사장은 최근 등장한 중국 딥시크(DeepSeek)의 저가형 AI 모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곽 사장은 “단기적으로 AI 반도체 수요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AI 보급을 촉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HBM을 포함한 반도체 산업에는 더 큰 기회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업계에서는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확대되면서 GPU와 HBM을 포함한 AI 반도체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곽 사장의 발언 역시 딥시크의 등장이 시장의 위협이 아닌 확장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최근 둔화된 낸드(NAND) 시장에 대해서도 곽 사장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그는 “낸드 공급 과잉으로 업계가 감산을 진행해왔고, 올해 연말쯤이면 시장이 안정될 것”이라며, “업계 전체가 시장 회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니 조금만 기다리면 나아질 것”이라고 언급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반도체 관세 부과 가능성에 대해서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이 없어 예측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한편 이번 행사는 곽 사장이 반도체산업협회장으로서 마지막 공식 일정이었다. 2022년부터 협회장을 맡아 온 곽 사장은 이달 말 임기를 마친다. 업계에서는 차기 회장으로 송재혁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최고기술책임자(CTO)가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소회를 묻는 질문에 곽 사장은 “반도체가 역사의 중심에 이렇게 선 적이 없었다.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었다”며, “이제는 AI 시대라는 빅웨이브에 우리가 잘 올라탈 것으로 생각한다. 앞으로도 업계의 한 사람으로서 계속 서포트 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