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경탁 기자 | 홈플러스가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한 후 처음으로 14일 서울 강서구에 있는 홈플러스 본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향후 계획과 회생 절차 진행 상황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조주연 대표이사 사장은 “협력사, 입점주, 채권자들에게 불편을 끼쳐 죄송하다”며 “빠른 정상화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는 것이 최우선 목표”라고 밝혔다.
조주연 사장은 “현재 2만 명의 직원과 수많은 협력업체, 임대업체의 생존이 걸려 있다”며 “홈플러스가 하루빨리 정상화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언론에 협조를 요청했다.
그는 “잘못한 부분에 대한 비판은 감수하지만, 지속적인 부정적 보도로 인해 경영 정상화에 어려움이 생긴다”며 “회생 절차를 통해 협력사와 채권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고용을 유지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법원의 신속한 결정 감사… “매출 상승세”
홈플러스는 지난 3월 4일 법원으로부터 기업회생 절차 개시 결정을 받았다. 조주연 사장은 “법원이 홈플러스의 펀더멘탈(기본 사업 구조)에는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신속하게 절차를 개시해줬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6일부터 재개된 상거래 채권 지급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협력사의 상품 공급도 대부분 정상화됐다.
조 사장은 “회생 절차 개시 이후 첫 주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3.4% 증가했고, 고객 수도 5% 늘었다”며 “메가푸드 마켓과 온라인 부문의 성장, 멤버십 회원 수 증가(1100만 명 돌파) 덕분”이라고 강조했다.

메가푸드 마켓 성과… “매출·고객 증가세 뚜렷”
홈플러스는 2022년부터 ‘메가푸드 마켓’이라는 새로운 전략을 도입해 식품 중심의 특화 매장을 운영해왔다.
조 사장은 “고객의 소비 패턴 변화에 대응하고, 차별화된 오프라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메가푸드 마켓을 확대해왔다”며 “이 전략이 실제 매출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전국 33개 점포가 메가푸드 마켓으로 전환되었으며, 전환 이후 평균 20% 이상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하고 있다.
조 사장은 “특히 신선식품과 델리, 즉석식품 등의 매출이 두드러지게 증가했다”며 “대형마트의 기존 이미지에서 벗어나 ‘식품 전문 마켓’으로 자리 잡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오프라인 소비자 경험을 강화하기 위해 ‘시식 및 체험형 매장’을 확대하고 있으며, 향후 더 많은 점포를 메가푸드 마켓으로 전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채권, 소상공인 우선 변제…3월 4일 이후 납품 대금 정상 결제중
홈플러스는 회생 절차 속에서도 협력사 및 임대점주에 대한 상거래 채권을 순차적으로 지급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 사장은 “소상공인과 영세 업체의 채권을 우선 지급하고 있으며, 대기업 협력사들은 양해를 부탁드린다”며 “대기업 채권도 분할 상환 일정에 따라 전액 변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3월 4일 회생 절차 개시 이후 발생한 납품 대금은 정상적으로 지급되고 있으며, 거래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광일 부회장은 “대기업, 중소기업, 소상공인 모두 3월 4일 이후 거래된 물품 대금은 원래 지급 기한에 맞춰 정상적으로 결제되고 있다”며 “현재 지급 지연이 발생하는 것은 회생 신청 이전의 상거래 채권에 해당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현재까지 상거래 채권 중 3400억 원을 지급했으며, 13일 기준 가용 현금은 1600억 원 수준으로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고 홈플러스 측은 밝혔다.

대형마트 규제 문제… “변화된 유통 환경 반영해야”
홈플러스 경영진은 기업 회생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로 대형마트 규제 문제를 지적했다.
조 사장은 “지난 10년간 대형마트 산업은 지속적인 규제 속에서 경쟁력을 약화시켜 왔다”며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온라인 유통이 폭발적으로 성장했지만, 대형마트는 여전히 강력한 규제에 묶여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대형마트는 월 2회 의무휴업, 심야 영업 제한(오전 0시~오전 10시), 전통시장 주변 출점 제한 등의 규제를 받고 있다.
조 사장은 “의무휴업일이 온라인 소비로 그대로 이전되는 상황에서 오프라인 유통업체만 규제하는 것이 공정한지 고민해봐야 한다”며 “특히 심야 영업 제한으로 인해 야간 온라인 배송이 불가능한 상황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김광일 부회장 “20개 이사직 과장된 주장… 홈플러스에 집중”
한편 김광일 부회장은 자신이 20개 이상의 회사에서 이사로 재직하고 있어 홈플러스 경영에 집중하지 못한다는 논란에 대해 적극 해명했다.
그는 “투자 구조상 여러 개의 법인을 설립해야 하는 사모펀드의 특성상 투자 목적 회사가 많다”며 “이 때문에 단순 숫자로 보면 여러 회사의 이사를 맡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경영에 직접 관여하는 회사는 일부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비상장 회사의 이사회에 이름을 올려둔 경우가 많고, 상당수는 비상근 이사로서 업무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홈플러스 경영에 전념하고 있으며, 이사직이 경영 집중도를 해치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홈플러스 경영진이 유통업 전문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김 부회장은 “경쟁사보다 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한 실적이 우리의 역량을 입증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대형마트 업계에서 홈플러스의 매출 성장률이 경쟁사인 이마트나 롯데마트보다 높았다”며 “오프라인뿐만 아니라 온라인에서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