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삼성물산·현대건설 ‘압구정을 사수하라’

2조4천억 ‘끝판왕’ 놓고 정면 승부
삼성물산 압구정 홍보관 'S라운지' 개관
현대건설 상표권 출원으로 ‘지키기’ 나서

  • 기사입력 2025.05.07 14:08
  • 기자명 김병주 기자

더피알=김병주 기자 | 서울 압구정 재건축 사업 수주를 놓고 삼성물산 건설 부문과 현대건설의 경쟁이 본격적으로 이어지고 있다. 상징성과 입지, 사업 파급력 모든 면에서 재건축 끝판왕이라 불리는 이번 수주를 두고 브랜드 홍보관 개관에 나선 삼성물산과 상표권 방어에 나선 현대건설의 수주전이 강남 재건축 시장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으로 떠오르고 있다.

압구정 재건축 사업은 서울 강남 압구정 현대아파트 지구를 6개 구역으로 나눠 재건축을 진행하는 사업이다. 특히 1982년 준공된 압구정 신현대 아파트 9·11·12차 단지가 포함된 압구정 2구역은 한강변 단지와 압구정역 초역세권으로, 한강공원·현대백화점 등 도보권에 위치해 이른바 '재건축 끝판왕'으로 불린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압구정2구역 재건축 조합은 오는 6월 시공사 선정 공고를 내고 9월 총회를 통해 최종 시공사를 결정할 예정이다. 공사비만도 2조4000억원대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압구정 재건축을 수주해야 추후 여의도와 성수동 등 정비사업 수주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국내 시공능력평가 1·2위를 다투는 두 건설사 수주전이 하반기 본격화할 전망이다.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서울시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 맞은편에 주거 브랜드 홍보관 ‘압구정 S라운지’를 개관했다고 7일 밝혔다. 이곳에서 단순 브랜드 홍보를 넘어 독보적인 상징성을 지닌 지역의 품격과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리는 혁신의 청사진을 공유할 방침이다.

전체 6층 규모인 홍보관에서는 삼성물산이 그리는 주택 단지 모형도, 설계 개요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삼성물산의 미래 비전을 영상과 프레젠테이션으로 소개한다.

세계 최고 높이 1위 UAE 부르즈 할리파(828m), 2위 말레이시아 메르데카 118 빌딩(679m) 등 세계적인 초고층 빌딩을 성공적으로 시공한 경험을 비롯해 넥스트홈, 층간소음 저감 등 독보적인 기술력을 직관적으로 관람할 수 있는 공간으로 구성했다.

아울러 관람객들과의 소통과 VOC 청취를 통해 '세계 최고의 주거명작'이라는 상징적 비전을 본격 실현해 나갈 계획이다.

삼성물산은 향후 맡게 되는 재건축 등 정비 사업에도 이런 기술을 접목할 계획이다.

삼성물산 김명석 주택사업본부장(부사장)은 "브랜드와 사업 지역에 걸맞는 독보적 가치와 품격을 보여드릴 예정"이라며 "대한민국을 넘어 글로벌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사업에 진심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압구정 S.Lounge' 외관. 사진=뉴시스
'압구정 S.Lounge' 외관. 사진=뉴시스

삼성물산은 다음 달 입찰 공고 예정인 압구정 2구역을 시작으로 압구정 3구역 등 압구정 일대 재건축 사업 수주에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앞서 강남구 '개포주공 6·7단지'와 송파구 '잠실 우성 1·2·3차' 등 알짜 재건축 사업들을 포기하며 '압구정2구역'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게다가 오세철 사장의 지시로 정비사업팀 1군을 강남사업소로 집결시키며 수주를 위한 바닥 다지기에도 힘을 쏟았다.

한편 ‘압구정 터줏대감’이라 불리는 현대건설은 주도권 사수에 집중하고 있다. 지난 3월 '압구정 현대' 상표권을 출원하고 기존의 압구정 재건축 수주를 위한 TF팀을 '압구정재건축영업팀'으로 확대 개편했다.

또 같은 달 '압구정 현대아파트', '압구정現代', '압구정 현대', '압구정 現代아파트' 등 한글과 한자를 포함한 형태로 상표권을 출원했다. 건설사가 과거 시공한 단지의 명칭을 상표로 등록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으로, 50년 전 시공했던 현대아파트 브랜드를 그대로 계승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다.

현대아파트 공모전 이미지. 사진=현대건설 제공
현대아파트 공모전 이미지. 사진=현대건설 제공

여기에 지난 4월 현대아파트에 얽힌 고객 사연을 소개하는 공모전을 열며 입주민과의 유대감을 강조하는 등 재건축 수주전에 대비하고 있다. 해당 공모전은 오는 5월 16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업계에 따르면 강남 부촌을 대표하는 압구정 현대아파트의 재건축이 추진되는 과정에서도 ‘압구정 현대’라는 이름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현대건설이 해당 브랜드 헤리티지를 적극적으로 이어가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압구정 현대'는 현대건설의 오랜 역사와 상징성을 지닌 대한민국 대표 단지"라며 "해당 명칭에 대한 상표권 출원은 브랜드 관리 및 보호를 통해 향후 안정적인 브랜드 정체성을 확립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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