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박주범 기자|꼭 필요한 것만 소비해도 점점 살기가 팍팍하게 느껴진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신용관리기업 인튜잇 크레딧 카르마(Intuit Credit Karma)가 조사전문업체 해리스폴(The Harris Poll)과 공동으로 4월 7일부터 9일까지 18세 이상 미국 성인 2000명 이상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조사 결과, 전 세대에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필수재라고 생각한다는 답변이 평균 34.75%로 나타났다.
미국 일간 패션미디어 WWD의 지난 5일 보도에 따르면 이 설문조사는 응답자들에게 생계비 위기와 관련해 지출 조정 계획을 묻는 질문들로 구성되었다.
Z세대(18~28세)의 74%는 재정 상황이 계속 악화될 경우 불필요한 지출을 줄이는 것을 ‘강력히 고려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이러한 의견은 밀레니얼세대(29~44세)의 82%, X세대(45~60세)의 86%, 베이비붐세대(61~79세)의 87% 보다 낮은 수치다.
하지만 Z세대의 87%와 밀레니얼 세대의 84%는 특정 비필수 품목과 서비스를 ‘필수재’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보고서에서 필수재는 재정 상황에 관계없이 기꺼이 돈을 쓸 수 있는 것으로 정의되었다.
MZ세대 절반, 저축보다 라이프스타일 경험에 돈쓴다
Z세대의 56%와 밀레니얼 세대의 59%는 취미와 관심사에 대한 지출이 사치가 아닌 필수비용이라고 답했다. 또한 젊은 소비자의 거의 절반(밀레니얼 세대의 51%, Z세대의 45%)은 외식, 여행, 피트니스 멤버십 등 특정 라이프스타일 경험을 포기하기보다는 저축을 줄인다고 답했다.
크레딧 카르마의 소비자 금융 담당자인 코트니 알레브(Courtney Alev)는 이에 대해 "생활비가 몇 년 동안 지속적으로 상승함에 따라 이를 새로운 현실로 받아들이고 예산을 조정했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경제적 불확실성 속에서 젊은이들이 즐기는 것에 돈을 쓰면서 위안을 찾고 있다고 설명했다.
필수재로 인식되는 가장 인기 있는 ‘비필수품’은 넷플릭스와 훌루와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다. 스킨케어 및 화장품, 새 옷, 그리고 매니큐어, 페이셜, 헤어컷과 같은 뷰티 및 그루밍 서비스도 '필수품이 아닌 필수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의 60%와 Z세대의 53%는 소셜 미디어가 소비 습관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Z세대 5명 중 1명 이상(22%)은 재정적으로 지원해 줄 부모 등 재정적 안전망이 있기 때문에 잠재적 경기 침체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앞서 크레딧 카르마(Intuit Credit Karma)는 조사전문업체 원폴(OnePoll)과 함께 지난 3월 영국에서도 2,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결과, 18~24세 10명 중 약 3명(27%)은 헬스클럽 멤버십, 1/4(25%)은 스트리밍 서비스를 기본적인 생활 수준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품으로 여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난 달 28일 영국 일간 인디펜던스가 보도했다.

새 옷(25%), 스킨케어 및 뷰티 트리트먼트(22%), 사교 활동(30%) 또한 젊은 성인들의 피할 수 없는 지출 목록에 포함되었다.
또, 전 연령대에서 공과금이나 식료품 비용 뿐 아니라 전반적인 웰빙 유지 비용까지 ‘필수재’에 대한 인식 범위가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참여한 전 세대 성인의 1/4(24%)은 정신 건강을 돌보는 데 돈을 쓰는 것이 식비나 주거비와 같은 ‘전통적’ 필수 지출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25~34세의 경우 이 비율은 39%로 증가했으며, 10명 중 3명(30%)은 신체 건강에 투자하는 것은 타협할 수 없는 부분이라고 답했다.
전 연령대에서 7명 중 1명(14%)은 특정 생활비를 포기하기보다 장기 저축을 줄이는 편이 낫다고 답했다.
크레딧 카르마의 해외 총괄 매니저인 아칸샤 나스(Akansha Nath)는 "Z세대는 정서적, 신체적 건강과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것으로 필수적인 지출의 의미를 재정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는 재정적 손실을 초래하며, 일부는 생활 방식을 유지하기 위해 빚을 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네오마경영대학원(NEOMA Business School) 인사조직학과장인 알폰소 카발로(Arfonso Carballo)는 모든 세대에서 '필수 지출’의 의미가 변화했다고 설명한다.
그는 영국 LBC 라디오 방송과의 지난 달 28일 인터뷰에서 "장기적인 목표(집, 가족, 은퇴 등)를 위한 저축을 강조했던 이전 세대와 달리 Z세대는 즉각적인 삶의 질, 경험, 그리고 지속적인 자기 관리를 더 중요하게 여긴다"고 말했다.
카발로는 "Z세대에게 운동은 단순한 미적 문제가 아니라 자기관리와 정신건강의 중요한 요소로 스트레스와 불안을 관리하고 균형 잡힌 생활방식을 유지하는 방안”이라면서 이것은 "개인 이미지가 강력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 소셜미디어 문화에 영향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노바경영경제대학원(Nova School of Business and Economics) 부교수인 소피아 쿠시(Sofia Kousi)는 LBC와의 인터뷰에서 Z세대를 이전 세대가 20대였을 때와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전 세대가 사치로 여겼던 많은 것들이 이제 필수의 범위에 포함되고 있음을 언급하면서 쿠시 교수는 "전동 창문과 에어컨이 자동차가 움직이는데 필수 기능은 아니지만 누구나 이제는 이런 것들을 기본으로 여기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