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김경탁 기자|팀쿠키라는 이름을 처음 접한 것은 2023년이다. 기술 중심 PR이라는 생소한 분야에서, 그것도 창업 2년도 채 안 된 회사가 업계 주목을 받는 것이 이례적으로 느껴졌다.
이후 굵직한 수상 소식이 계속 이어졌다. 아시아 올해의 에이전시 국내 최초 수상(2024.12), 한국PR대상 라이징스타(2024.11), 아시아퍼시픽 PR어워드 컨설턴시 부문 1위(2024.6), 아시아 올해의 PR기업 CEO 선정(2025.6) 등.
문득 궁금해졌다. 이 회사는 대체 뭐가 다르길래 이렇게까지 빠르게 인정받고 있는 걸까. 그래서 만났다.
팀쿠키 사무실이 입주해있는 강남의 한 공유오피스를 찾아가서 만난 류태준 대표에게서는 스타트업 창업자 특유의 에너지가 풍겨나왔다.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테크PR 로켓”
2025년 PR Awards Asia-Pacific에서 '올해의 PR기업 CEO'로 선정된 류태준 대표는 역대 최연소이자 최단기간 수상자다. 같은 시상식에서 팀쿠키는 캠페인 부문 수상까지 더해 2관왕의 영예를 안았다. 지난해 ‘아시아 올해의 에이전시’ 수상(한국·일본 포함 최초)에 이어, 2년 연속 굵직한 성과를 이어가며 아시아 시장에서의 입지를 넓히고 있다.
류 대표는 팀쿠키의 현재 위치를 “한국에서 가장 많은 AI 기업과 협업하는 PR회사”라고 설명했다. 기술 중심 스타트업과의 파트너십이 많다는 얘기다.
그는 “DNA적으로 우리도 스타트업이다. 같은 언어와 리듬으로 움직이며 고객과 함께 문제를 푸는 팀”이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에 적응해온 성장 방식을 언급했다.
그는 여기에 한 문장을 덧붙였다.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테크PR 로켓.”
단순히 PR대행이 아닌, 기술과 브랜드, 커뮤니케이션을 연결하는 플랫폼이자 파트너로서의 팀쿠키를 표현한 말이다. 독특한 팀 이름은 영화가 끝난 다음에 나오는 쿠키영상과 인터넷브라우저의 쿠키 그리고 ‘고객과 작은 팀이 되어 일하겠다’는 뜻을 모두 담아 만들어졌다고 한다,
“크고 무거운 조직이 아닌, 가볍고 빠르게 움직이는 쿠키 같은 팀이 되고 싶었다”고 류 대표는 말했다.
“글로벌 커넥터가 되기 위한 테스트는 이미 시작됐다”
팀쿠키의 글로벌 연결 전략은 실무 경험에서 이미 시작됐다. 류 대표는 첫 해외 고객사가 싱가포르 기업이었다는 점을 언급하며 “국가 간 언어보다 규제가 더 장벽이 될 수도 있다는 걸 실감했다”고 회상했다.
해당 기업은 한국 시장 진출을 타진했지만 규제 장벽으로 무산됐다. 그는 “서울이 진짜 아시아 테크허브가 되려면 국가 차원의 규제 정비와 산업 진흥이 병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커넥터로서 PR의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의 테크 PR 전문회사들과 앤드리슨 호로위츠(Andreessen Horowitz) 같은 벤처캐피털이 PR 기능을 내재화하고 직접 나서는 사례를 언급하며, “아시아권에서도 기술 기업의 생애 전반을 지원할 수 있는 PR 파트너가 있다면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류 대표는 “지금은 단순한 해외 진출 지원이 아니라, 국경을 넘나드는 소통과 연결의 기반을 PR이 만들 수 있느냐가 중요한 질문”이라고 덧붙였다.

“해외 PR은 다르다…정치적 맥락과 언어의 전복까지 이해해야”
그는 글로벌 PR의 어려움도 솔직히 털어놓았다. “해외에서 PR을 하려면 그 나라 정치권력 구조나 언론 맥락까지 이해해야 한다. 단순히 보도자료 번역해서 배포하는 걸로는 부족하다”고 했다.
“심지어 같은 단어를 써도 그 안에 담긴 의미가 다르고, 어떤 단어는 한국에서는 중립적인데 다른 나라에선 굉장히 정치적인 단어가 되기도 한다”며 문화적 전복과 해석의 중요성을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이러한 맥락 이해 능력이 ‘글로벌 커넥터’로서 PR 회사가 갖춰야 할 가장 중요한 역량 중 하나라고 강조했다.
PR, 기술과 사회의 접점을 만드는 일
그는 PR의 확장 가능성을 기술 중심에서 사회 전체로 넓히고자 한다. “기술은 점점 복잡해지는데 이를 설명하는 언어는 단순해져야 한다”는 문제의식은 과거 금융 담당 기자로서 핀테크와 금융 IT기업들을 다뤘던 경험에서 비롯됐다.
기술과 정책, 사회 사이의 ‘통역자’ 역할이 필요하다고 느낀 그는 PR을 새로운 커리어로 선택했다.
그는 “AI 윤리협회 활동을 통해 정부와 업계의 간극을 메우는 일에 나서고 있다”며 퍼블릭 어페어스(Public Affairs) 영역 진출 가능성도 언급했다. “산업계의 현실이 정책에 반영되지 않는다면 그만큼 안타까운 일도 없다. PR이 그 접점을 설계할 수 있다면 충분히 의미 있는 일”이라고 했다.
생성형 AI? 쓰지만, 숙련이 먼저다
최근 PR업계에서도 생성형 AI 활용이 늘고 있다. 하지만 류 대표는 “아주 많이 쓰는 것 같지는 않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AI가 기능적으로는 훌륭하지만 a부터 z까지를 모두 맡겨버리면 주니어의 성장 기회가 사라진다”고 지적했다.
“내가 못해서 AI에 맡기는 게 아니라, 숙련된 사람이 더 고차원의 생각을 하기 위해 쓰는 게 AI다. 도구에 대한 정확한 가치 판단이 먼저다”라는 설명.
그는 “AI를 표준으로 받아들이는 시점이 너무 빨리 오면, 생각 자체가 단순화되고 확장성이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계했다. 팀쿠키는 특히 주니어 구성원이 AI에 과도하게 의존하지 않도록 교육적 접근을 병행하고 있다.

기술과 정책을 잇는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으로
류 대표는 팀쿠키를 “스타트업을 돕는 스타트업”이라고 정의한다. 고객사 성장의 곁에서 함께 고민하고 동기부여를 얻는 구조다.
그는 “실수는 괜찮다. 하지만 최소한 스스로에게 아쉬움이 남지 않도록 몰입하자는 말을 자주 한다”고 밝혔다. 실패와 실험을 공유하는 팀 문화가 팀쿠키를 이끌고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내일이 기대되지 않는 사람은 우리 팀에 없어야 한다. 그만큼 우리는 내일을 향해 계속 움직이고 있다.”
팀쿠키는 앞으로 테크 중심 PR을 넘어 디지털 퍼블릭 어페어스, 글로벌 정책 커뮤니케이션 영역까지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 류 대표는 “기술 기반 사회 이슈를 해석하는 PR의 역할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다”며, 전략 커뮤니케이션 회사로의 진화를 예고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