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이중대|2025년 8월 GPT-5가 공식 출시되면서, 생성형 AI는 다시 한 번 ‘업무 혁신’의 중심에 섰습니다. 더 빠르고 정교해진 언어 처리 능력, 이미지·음성·영상까지 아우르는 멀티모달 기능, 사용자의 지시를 이해하는 에이전트 기능까지. 그 어느 때보다 실무자들이 직접 활용할 수 있는 무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많은 홍보·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실무자들은 AI를 ‘생산성 도구’로만 접근합니다. 보도자료 초안 쓰기, 카드뉴스 요약, SNS 포스트용 문장 뽑기 등 반복 업무를 빠르게 처리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죠.
물론 이 자체로도 의미 있는 변화입니다. 그러나 GPT-5의 등장은 한 단계 더 나아간 질문을 던집니다.
"이 도구를 쓰는 사람, 즉 나의 일의 구조는 바뀌었는가?"
"조직은 이 새로운 역량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우리는 ‘일 잘하는 사람’의 기준을 새롭게 그릴 준비가 되었는가?"
GPT-5 시대, 실무자일수록 먼저 바꿔야 할 것은 도구보다 ‘질문’입니다. 다음 세 가지 질문은 AI와 협업하는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꿔줄 출발점이 됩니다.

질문 1. “내 역할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 → 역할의 재정의
GPT-5를 도입하면서 가장 먼저 흔들리는 건 '직무 정의'입니다. 예전처럼 "보도자료를 쓰는 사람", "콘텐츠를 운영하는 사람"이라는 단일 역할은 점점 흐려지고 있습니다. 생성형 AI는 아이디어 발산부터 구조화, 다채널 변환까지 콘텐츠의 거의 전 과정을 보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구글, IMB 등 글로벌 선도 기업들이 커뮤니케이션 팀원들의 역할을 재정의하기 시작했습니다. 단순한 '콘텐츠 작성자'에서 '내러티브 설계자'로, '실행 담당자'에서 'AI 협업 퍼실리테이터'로 직무의 성격 자체를 바꾸고 있죠.
따라서 실무자 스스로도 자신의 역할을 콘텐츠 작성자 → 커뮤니케이션 전략가, 혹은 기획자 → AI 협업 퍼실리테이터처럼 재정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질문은 AI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지에 대한 방향도 제공합니다. 단순 실행자가 아닌 전략적 연결자로서, 실무자 중심의 새로운 전문성을 설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질문 2. “우리 팀의 워크플로우를 어떻게 재설계할 것인가?” → 워크플로우 재설계
AI는 ‘혼자 쓰는 도구’가 아닙니다. 팀의 회의 준비, 위기 대응 초안 작성, 채널별 버전 제작 등 다양한 실무 루틴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습니다.
많은 선진 기업들이 AI를 개별 도구가 아닌 '팀 워크플로우'에 통합하기 시작했습니다. 주간 미팅 전 트렌드 정리, 위기 상황 대응 시뮬레이션, 다채널 콘텐츠 자동 변환 등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이들은 AI가 들어갈 자리를 미리 설계하고, 팀 전체의 협업 구조를 함께 바꾸고 있죠.
예를 들어, 주간 회의 전에 GPT-5를 활용해 팀이 주목할만한 트렌드 5개를 미리 뽑아 정리하거나, 주요 보도자료를 요약해 투자자용 브리핑으로 변환하는 등의 활용이 가능합니다.
즉, AI를 잘 쓰는 사람은 ‘좋은 프롬프트를 던지는 사람’이 아니라, ‘AI가 들어갈 자리를 설계하는 사람’입니다. 협업 단위를 개인 → 팀 → 조직으로 확장하며, 업무 구조 안에 AI를 녹이는 것이 핵심입니다.
질문 3. “우리는 어떤 역량으로 차별화할 것인가?” → 역량의 재설정
지금까지 홍보·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실무자의 핵심 역량은 빠른 실행력, 언론 네트워크, 브랜딩 감각 등이었습니다. 그런데 AI가 일정 수준 이상의 실행을 ‘기본값’으로 제공하는 지금,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의 가치는 더 명확해졌습니다.
커뮤니케이션 업계 전반에서 주목받고 있는 새로운 핵심 역량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문제 정의 역량 (Problem Framing)
● 전략적 설계 능력 (Messaging Structure Design)
● 리더와 팀을 연결하는 커뮤니케이션 퍼실리테이션 능력
● 맥락에 맞는 언어 판단력
이런 역량은 단순히 ‘생산’보다 ‘조율과 연결’에 가까운 능력입니다. AI를 보조자가 아니라 전략 파트너로 끌어올리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GPT-5 시대의 핵심 실무자입니다.
지금 당장 시도할 수 있는 3가지 실험
GPT-5를 실무에 바로 도입하고 싶다면 다음 3가지 실험을 시도해보세요.
1. 1주일 AI 협업 실험하기 매일 오전 30분, GPT-5와 함께 당일 업무 우선순위를 정리해보세요. 단순히 할 일을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각 업무에서 AI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 함께 설계하는 시간을 가져보세요.
2. 팀 내 'AI 프롬프트 라이브러리' 만들기 보도자료, 위기대응, 소셜미디어 등 반복 업무별로 검증된 프롬프트를 팀 공유 문서에 축적하세요. 각 프롬프트마다 "사용 상황", "주의사항", "실제 결과 예시"를 함께 기록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개인의 노하우를 팀 전체의 자산으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3. 월 1회 'AI 활용 사례 공유회' 운영하기 팀원들이 발견한 새로운 활용법을 서로 공유하는 시간을 만드세요. 성공 사례뿐만 아니라 실패 사례도 함께 나누면 전체 팀의 AI 역량이 빠르게 향상됩니다. 특히 "이런 상황에서는 AI보다 사람이 더 나았다"는 경험을 공유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마무리 제언
GPT-5 시대는 '더 빨리 일하는 사람'보다 '더 좋은 질문을 던지는 사람'을 원하고 있습니다. AI는 우리에게 '무엇을 더 빨리 할 수 있는가'보다, '어떤 일을 새롭게 정의할 수 있는가'를 묻고 있습니다. 도구는 이미 준비되어 있습니다. 바꿔야 할 건, 우리 스스로에게 던지는 질문입니다.
내일부터 당신의 업무에서 AI와 함께 실험할 수 있는 한 가지 질문을 정해보세요. 그 작은 실험이 당신의 커뮤니케이션 역량을 완전히 바꿀 수도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