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 매거진

“AI·공급망·지속가능성”…APEC이 보여준 세계의 해법

이재명 ‘AI 고속도로’·트럼프 ‘조선·반도체 동맹’·최태원 ‘행동 플랫폼’ 제안
2025 APEC CEO 서밋 29~31일 열려…글로벌 리더 1700명 집결

  • 기사입력 2025.10.29 17:17
  • 기자명 김경탁 기자

더피알=김경탁 기자|아시아태평양지역 최대 경제포럼인 2025 APEC CEO 서밋이 29일 경주에서 개막했다. 세계 경제가 인공지능(AI)·공급망·지속가능성이라는 세 축의 전환기를 맞은 가운데, 이번 서밋은 ‘연결과 행동의 플랫폼’을 주제로 AI 르네상스의 새로운 출발점을 제시했다.

개회식에는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그리고 국내 주요그룹 회장, 글로벌 기업인 및 전문가들이 참석했다. 이 대통령의 ‘AI 고속도로’ 제안,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무역 협력 언급,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행동 플랫폼 선언’이 이어지며, 기술과 경제, 리더십이 교차하는 장면이 연출됐다.

이날 국내기업인으로는 행사 의장인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 겸 SK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장인화 포스코 회장, 정기선 HD현대 회장, 허태수 GS 회장, 정용진 신세계 회장, 박정원 두산 회장 등 주요그룹 총수들과 4대 금융지주 회장들을 비롯한 핵심 기업인들이 자리했다.

해외 기업인으로는 케빈 쉬 메보(MEBO)그룹 회장, 데이비드 힐 딜로이트 CEO, 사이먼 칸 구글 APAC 부사장, 맷 가먼 AWS CEO, 제인 프레이저 씨티그룹 CEO, 앤서니 쿡 마이크로소프트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21개국 정상과 글로벌 CEO 약 1700명, 70여 명의 연사, 20개 세션이 참여해 APEC 역사상 가장 큰 규모로 기록된 올해 서밋 행사는 31일까지 열린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이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써밋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별연설을 듣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 회장, 신동빈 롯데 회장 등이 29일 경북 경주예술의전당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 써밋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별연설을 듣고 있다. 사진=대한상공회의소 제공

이재명 “AI는 사람을 위한 연결의 도구”

이재명 대통령은 개막연설에서 “AI는 인간을 대체하는 기술이 아니라 사람을 위한 연결의 도구”라며, “정부는 AI 고속도로와 인공지능 기본법을 추진하고, ‘APEC AI 이니셔티브’ 통해 신뢰 가능한 AI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공급망 협력법 제정과 민관 포럼을 통한 상시 대응체계를 마련하고, 100만 달러 규모의 ‘APEC 미래번영기금’을 출범시켜 연대의 기반을 다지겠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개막 직후 아마존웹서비스(AWS)·르노·코닝·앰코테크놀로지·에어리퀴드·지멘스 헬시니어스·유미코아 등 7개 글로벌 기업으로부터 총 90억 달러(약 13조 원) 규모의 투자를 이끌어냈다.

이 중 AWS의 50억 달러 AI 데이터센터 추가 투자 한국 역대 최대 규모의 그린필드 투자로, 한국의 ‘AI 수도’ 구상에 현실적 동력을 부여했다.

개회사를 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 사진=뉴시스
개회사를 하고 있는 최태원 회장. 사진=뉴시스

최태원 “동양의 실리콘밸리에서 행동의 플랫폼으로”

의장 자격으로 개회사를 맡은 최태원 회장은 “천 년 전 경주는 신라의 수도이자 무역과 과학기술의 중심, 동양의 ‘실리콘밸리’였다”며, “오늘 우리는 그 유산을 계승해 전환의 시대를 넘어 공존의 길을 모색하고자 이 자리에 모였다”고 말했다.

그는 “공급망 재편, AI 경쟁, 디지털 전환, 기후위기 등 전례 없는 도전 앞에서 APEC 회원국과 기업들은 ‘Bridge–Business–Beyond(3B)’의 가치를 실천해야 한다”며, “기술과 인간, 경제와 환경이 조화를 이룰 때 지속가능한 발전의 토대가 세워진다”고 강조했다.

또한 “APEC CEO 서밋은 단순한 토론의 장이 아니라 실행과 행동의 플랫폼이며, 어느 한 나라·한 기업이 아닌 모든 회원국이 함께 행동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대한상의 제공
사진=대한상의 제공

트럼프 “한미는 반도체·조선업의 특급 동맹”

트럼프 대통령은 특별연설에서 “내가 대통령에 당선된 지 1년도 되지 않아 미국이 아주 위대한 국가가 되어가고 있다”며 “전 세계와 계속 무역합의를 타결하고 있으며, 한국과의 무역합의도 곧 타결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한화오션이 투자한 미국 필리조선소는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인 조선소가 될 것”이라며, 조선업 협력을 한미 산업 동맹의 새로운 상징으로 제시했다.

또 “엔비디아와 TSMC가 미국 내에서 최첨단 칩을 생산하고 있다”며, “반도체 산업도 다시 미국으로 돌아오고 있다. 기업들이 미국에 공장을 짓는 이유는 빠른 인허가와 친기업 환경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시진핑 주석이 내일 한국에 와서 나와 만날 예정이며, 미·중 무역합의도 타결될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제는 싸움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세계 번영을 만드는 시대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양측 모두에 이익이 되는 합의를 도출하겠다”며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을 만들겠다”고 말한 그는 연설 말미에 “한국과 미국은 자유민주주의와 첨단기술로 연결된 특급 동맹”이라며 “한국의 성공이 곧 미국의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최수연 네이버 CEO. 사진=네이버 제공
최수연 네이버 CEO. 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메타 “AI는 모두를 위한 기술”

이날 ‘AI 주도 경제’ 세션에서는 사이먼 밀너 메타 아태 부사장이 “미국이 AI를 선도하고 있지만 어떤 나라도 속도를 늦출 여유는 없다”고 지적하며, AI 협력 네트워크를 한·일 등 태평양 전역으로 확대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뒤이어 발표한 최수연 네이버 대표 “네이버가 만드는 AI는 디지털 생태계를 섬세하게 연결하는 도구이자, 이용자와 창작자, 판매자의 가능성을 실현하는 기술”이라며, “AI 데이터센터는 모두에게 더 나은 미래를 가능케 하는 핵심 인프라이며, 세제 혜택 확대·행정절차 간소화·입지 규제 완화 등의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수연 대표는 특히 정부와 국회가 추진 중인 ‘AI 데이터센터 특별법’을 “산업 체질을 AI로 전환하는 제도적 기반”으로 평가하며, “모두를 위한 포용적 AI”를 강조했다.

딜로이트 “확장적 회복력으로 변동성을 기회로”

한편 서밋의 공식 지식 파트너인 딜로이트의 「APEC CEO 서베이: 확신을 설계하는 역량」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APEC 참석 기업 CEO들은 ‘확장적 회복력(expansive resilience)’을 핵심 경영 키워드로 제시했다.

응답자의 70%는 자사 비즈니스 전망을 긍정적으로 봤지만, 글로벌 경제 전망에 대해선 45%만 낙관적이었다. CEO 절반 이상(52%)은 공급망 다각화를, 59%는 지속가능성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답했다.

딜로이트는 이를 “내부 역량과 외부 환경 간의 ‘확실성의 간극(certainty gap)’”으로 규정하며, AI·공급망·지속가능성 분야에 적극 투자하는 리더가 위기를 기회로 바꿀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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