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피알=최현준 기자|정기선 HD현대 회장이 회장 취임 후 첫 공식 무대에서 ‘기술과 협력으로 움직이는 조선’을 선언했다.
27일 정기선 회장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의 ‘퓨처 테크 포럼: 조선’ 기조연설을 통해 산업 경계를 넘어선 혁신 동맹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최고경영자(CEO) 서밋 부대행사를 통해 회장 승진 이후 첫 번째 공식 행사를 소화했다.
특히 정 회장은 '퓨처 테크 포럼: 조선'의 기조연설자로 나서 인공지능(AI), 탈탄소, 스마트 조선소를 화두로 제시하며 HD현대의 기술력을 알렸다.
미국과의 방산 협력에 대한 의지도 다시 한번 강조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에 함정을 건조·인도한 경험을 바탕으로 미국의 해양 방산 협력 파트너가 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해양 강국 중 하나였던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에서 조선업의 미래를 주제로 퓨처 테크 포럼을 시작하게 돼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선박의 미래'...자율운항 기술로 해군 작전 패러다임 일으켜
정 회장은 HD현대의 무인 함정 개발 파트너인 안두릴과의 협력도 소개하며 "선박 자율운항 기술과 자율임무수행 기술이 융합되면 해군 작전의 패러다임을 완전히 바꿀 수 있다"고 기대했다.
탈탄소 역시 강조한 대목이다. 그는 "AI 기반 운항 최적화, 자율운항, 초고효율 선박 설계와 전기추진, 연료전지, 암모니아, 소형모듈원자로(SMR)와 같은 에너지 혁신 기술 등 모든 수단을 동원해 선박의 운항 효율과 지속가능성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스마트 조선소를 통해 조선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인력난을 해결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HD현대는 엔비디아 옴니버스 플랫폼을 활용해 설계에 AI를 적용하고 있고, 앞으로 휴머노이드 로봇을 도입해 공정을 현대화할 계획이다.
그는 "모든 가능성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산업 간 경계를 넘는 긴밀한 협력, 즉 혁신을 위한 글로벌 혁신 동맹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美, HD현대 ‘가장 준비된 파트너’로 인식해
한미 조선 협력에 관해 "미국 쪽에서도 HD현대를 전 세계에서 가장 잘 준비된 파트너로 인식하고 있다"며 미국 현지 조선소 인수 계획에 대해 "여러 옵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HD현대는 헌팅턴 잉걸스와 함께 미국 내 조선생산시설 인수 또는 신규 설립에 공동 투자하기로 협의한 바 있다.
이번 APEC을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혹은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HD현대중공업 울산 조선소 방문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정 회장은 "확정되지 않았다"면서도 "이번이 아니라 언제라도 준비된 상태"라고 말했다.
한편, 정 회장은 회장 취임 소감으로 "취임식을 하고 나서 여러분을 찾아뵙고,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 계획을 조율하고 있다"며 "제일 중요한 것은 다 같이 힘을 모아 한뜻으로 움직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