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지는 디지털 덕질 문화, 브랜드의 활용법은?
커지는 디지털 덕질 문화, 브랜드의 활용법은?
  • 한나라 기자 (narahan0416@the-pr.co.kr)
  • 승인 2022.03.16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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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돌 사진과 함께 찍는 인증샷...수집, 꾸미기, 교환하는 포토카드 문화
“함께 공유하는 덕질이 더 큰 즐거움 안겨줘”
브랜드 IP와 아이돌 통한 굿즈 제작, 공간 마케팅에 활용

“일상과도 같은 덕질을 공유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어서 좋아요. 덕메들과 함께하는 덕질은 제가 최애를 더 오래 좋아할 수 있도록 해줘요.” _ 20대 A씨

“저한테 쓰는 건 아까운데 애들(최애 아이돌)한테 쓰는 건 돈을 안 아껴요.” _ 20대 B씨

“같은 사람을 좋아하는 이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절로 즐거워져요. 그래서 더 열심히 활동하게 됩니다.” _ 10대 C씨 

[더피알=한나라 기자] 온라인상에서 덕질(덕후 활동)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하는 모습이 늘어나고 있다. 일명 ‘디지털 덕질’이 하나의 장르로 자리 잡은 것이다. 확대되는 디지털 덕질 문화의 면면을 살펴보고 이러한 덕후 문화를 마케팅에 활용한 사례들을 짚어봤다.

일상 속 순간을 기록할 때는 최애와 함께
#최애와셀카 #포카맛집인증

덕후는 모든 일상을 최애와 함께 하고 싶다. 일상 속 특별한 순간을 기록할 때 최애와 함께 인증샷을 남기는 건 필수다. 덕질 문화가 활발한 채널인 트위터에는 스티커 등으로 꾸민 최애의 포토카드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맛집을 인증하는 문화가 있다.

덕후예절이라고도 불리는 포카와 함께 찍는 맛집인증샷. 인터뷰이 제공

아이돌그룹 더보이즈를 좋아한다는 20대 A씨는 “트위터에는 각자 최애별로 사용하는 맛집 해시태그가 있다. 트위터에 맛집 추천글을 올리면서 최애 포카를 자랑하는 것”이라며 “주로 덕메(덕후 메이트)를 만나 맛있는 것을 먹거나 예쁜 카페에 갔을 때 자연스럽게 인증샷을 찍는다”고 설명했다.

최애 아이돌이 함께 나온 즉석 사진 프레임도 유행이다. 팬덤 커뮤니티 플랫폼 포도알은 매월 아이돌을 선정해 이러한 프레임을 제작해주는 이벤트를 연다. 팬덤에서 비용을 지불하고 일정 기간동안 아이돌이 나오는 프레임을 제작하기도 한다.

활용 사례

브랜드 캐릭터를 활용해 최애 아이돌과 함께 일상을 공유할 수 있는 굿즈를 제작한다. 한정판 즉석 사진 프레임이나 투명 포토카드가 주로 활용된다.

카카오 엔터테인먼트에서 론칭한 K팝 브랜드 원더케이(1theK)는 인생네컷과 함께 콜라보이션 프로젝트 네컷라이브를 출시하며 스테이씨(STAYC) 한정판 프레임을 출시했다. 네컷라이브는 아이돌 그룹이 사진촬영을 하며 라이브 공연을 진행하는 영상 시리즈다.

스테이씨 한정판 프레임 이벤트. 인생네컷 공식홈페이지
스테이씨 한정판 프레임 이벤트. 인생네컷 공식홈페이지

모으고, 바꾸고, 꾸미는 포토카드
#탑꾸 #준등기깡 #앨범깡 #콜북

최애(최고로 애정하는인물, 주로 아이돌)의 포토카드를 수집하기 위해 수십개의 앨범을 구입하고, 포토카드 보관을 위한 탑로더(카드 보관용 플라스틱 케이스)를 공동구매한다. 콜렉트북에 포토카드를 보관하거나 탑로더에 끼운 뒤 스티커로 정성껏 꾸민다.

이렇게 꾸민 포카는 일상 속에서 인증샷을 남기는데 사용된다. 20대 B씨는 “앨범깡을 할 때 비용을 계산하지 않는다”며 “마음에 드는 포토카드를 얻을 때까지 돈을 아끼지 않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최애가 다른 팬들끼리 모여 포토카드를 교환하기도 한다. 이때도 단순히 교환만 하지 않는다. 최애의 사진이 가득한 봉투를 직접 제작하고, 실링왁스와 스티커 등을 포토카드를 정성껏 꾸미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과정은 덕질 브이로그와 덕질 전용 SNS 계정을 통해 기록된다.

덕질을 주제로 지존지존이라는 유튜브 계정을 운영중인 C씨는 “덕질하는 사람들끼리 소통하는 모습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일주일에 10시간 이상은 (덕질 관련 활동에) 투자한다”고 말했다. “주변 덕메들이 모두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다”는 C씨는 “유튜브에 소개 하기 좋은 덕질 아이템이나, 최근 (덕질 관련) 소비 목록 등에 대해서도 자주 이야기를 나눈다”고 덧붙였다.

마이멜로디 캐릭터를 활용한 로라로라의 콜렉트북. 무신사 스토어
마이멜로디 캐릭터를 활용한 로라로라의 콜렉트북. 무신사 스토어

활용 사례

브랜드 IP를 활용하거나 콜라보를 통해 탑로더와 콜북 등 포카 수집에 필요한 제품들을 제작한다 패션 브랜드 로라로라는 마이멜로디 캐릭터를 활용해 콜렉터북, 포토홀더 등을 출시했다. 포토카드를 수집하는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이 맞춤형 디자인으로 교통·선불카드를 제공하는 서비스인 나마네카드는 최애 카드를 팔로워수가 많은 팬 계정에 협찬을 통해 서비스를 소개하며 광고를 진행하기도 한다.

 

최애로 가득한 공간에서 덕메들과 함께
#생일카페 #최애사진전 #최애영상회

최애의 생일이 다가오면 ‘생일 카페’를 여는 팬들이 있다. 말그대로 최애의 생일을 기념하기 위해 특별한 공간을 꾸미는 것이다. 최애의 사진으로 공간을 꾸미고 최애를 모티브로 꾸민 마카롱이나 케이크를 판매하기도 한다.

A씨는 “생일 카페에서 최애 포카나 인형을 들고 인증샷을 찍고, 덕메들과 최애 이야기를 하며 놀곤 한다. 주변에 처음 보는 최애 팬들과도 내적 친밀감을 갖고 있어 특별한 소속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생일 카페 뿐만 아니라 주로 홈마(카메라를 들고 아이돌들의 스케줄을 따라 다니면서 사진과 동영상을 찍는 사람들)들이 여는 최애사진전이나 영상회도 비슷한 사례다.

활용 사례

특정 아이돌의 이미지를 활용해 생일 카페와 같은 공간을 꾸밀 수 있다. 속초에 위치한 메이트 힐은 팬덤 플랫폼인 아이돌챔프와 협업해 ‘메이트힐 카페 꾸미기’ 이벤트를 진행했다. 팬들이 아이돌챔프 앱 내에서 최애 아이돌을 뽑는 투표에 참가하며 1위를 한 아이돌의 사진으로 특정 기간동안 카페를 꾸미고 굿즈를 제공하는 방식이었다. 아이돌 이미지를 활용해 대형 현수막을 설치하고 카페를 꾸민 뒤 방문 고객에게 컵홀더와 포토카드 등을 제공했다. 투표를 통해 공간을 알리고 추후 방문까지 유도할 수 있는 방법이다.

아이돌챔프와 메이트힐이 콜라보한 카페 꾸미기 이벤트. 아이돌챔프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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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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